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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100096
한자 言語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경기도 성남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백낙천

[정의]

음성이나 문자의 사회관습적인 체계.

[개설]

중부 방언권 가운데에서 그 중심이 될 수 있는 서울, 경기 지역어를 구성하는 방언인 성남 지역어는 대체로 경기방언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같은 경기방언에 속하는 양평, 여주, 이천, 양주, 연천, 고양 등의 지역어와 공통적인 언어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이 지역어는 부분적으로는 꽤 다른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특히 경기방언으로서의 성남 지역어는 광주(廣州) 지역어와 매우 유사하다. 그 이유는 이 지역이 1973년 성남시로의 행정적 개편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광주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남 지역어의 특징을 음운, 문법, 어휘 등으로 나누어 기술한다.

[음운]

성남 지역어의 단모음은 ‘이, 에, 애, 으, 어, 아, 우, 오, 위, 외’의 10개로 구성되어 있다. 이 10 단모음 체계는 중부지방, 특히 경기도방언의 단모음 체계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특별히 언급할 것은, 동남방언(경상도방언)에서 그 구별이 거의 불가능한 ‘으’와 ‘어’, 그리고 ‘에’와 ‘애’ 등이 성남 지역어에서는 비교적 분명한 구별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령, ‘그믐[말일(末日)]’과 ‘거믐(←검음)[흫(黑)]’, ‘글[문(文)]’과 ‘걸(윷놀이)’, ‘개[견(犬)]’와 ‘게[해(蟹)]’, ‘새[조(鳥)]’와 ‘세[삼(三)]’ 등의 구별이 이 지역에서는 비교적 명료하다. 물론 이러한 구별의식은 대체로 40~50대 이상의 화자들에게서 확인되며, 이 지역에 거주하는 젊은 세대의 화자들은 이 ‘애’와 ‘에’를 발음상으로는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성남 지역어의 젊은 화자들에게 ‘애’와 ‘에’의 구별을 질문하였을 때, 그들은 대개 밖의 ‘애’, 안의 ‘에’ 등으로 구별하는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성남 지역어의 자음은 ‘ㅂ, ㅍ, ㅁ, ㄷ, ㅌ, ㄸ, ㄴ, ㄹ, ㅈ, ㅊ, ㅅ, ㅆ, ㄱ, ㅋ, ㄲ, ㅇ, ㅎ’의 19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자음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아서 다른 자음으로 변화는 이른바 ‘자음동화’ 현상은 대체로 표준어의 변화 양상과 일치한다. 또한, 체언 어간말에 나타나는 특징으로 용언의 어간과는 달리 이중자음을 회피하는 이른바 자음군 단순화 현상이 관찰된다. 가령, 성남 지역어에서는 ‘흙, 삯’은 ‘흑, 삭’으로 재구조화되어 나타난다.

[문법]

성남 지역어의 문법 역시 경기방언의 문법 양상과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가령, 표준어에서 ‘르’ 불규칙 활용을 하는 ‘흐르다, 가르다, 마르다’ 등이 이 지역에서는 각각 ‘흘르다, 갈르다, 말르다’ 등과 같이 규칙 활용을 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경기방언에 공통된 현상이라고 할 만하다. 특히, 성남 지역어에서는 종결어미와 관련하여 반말체인 ‘-어’에 공손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요/유’가 결합한 ‘-어요’나 ‘-어유’ 형식이 쓰이고 있으며, 특이할 만한 것으로 남한산성을 주변으로 이 일대의 성남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경기 방언의 의문문 종결어미 ‘-니?’에 대해 ‘-네?’가 쓰이고 있음이 관찰된다. 또한, ‘하게체’ 의문문의 경우, 가령 외형적으로는 명령문의 ‘-오’에 해당하지만, 이 어미에 상향억양(上向抑揚)이 덧붙여져 ‘-오?’가 되어 의문문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ㄴ가’처럼 이 ‘하게체’ 의문문 종결 어미도 장년층 언어에서 흔히 쓰인다. ‘어디 가시오?’, ‘행복하시오?’, ‘집안이 다 무고하시오?’ 등의 ‘-오?’가 바로 그것이다.

또한, 성남 지역어에서는 ‘하게체’에 해당되는 또 다른 의문문 종결어미로 ‘-나’가 있다. 이것은 엄격하게 말하자면 ‘하게체’와 ‘해라체’ 의문문의 공통된 의문문 종결어미라고도 할 수 있는데, 대체로 ‘해라체’보다는 ‘하게체’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집에 가나?’, ‘언제 서울에 왔나?’, ‘저녁은 들었나?’ 등의 예에서 ‘-나’가 바로 그 예이다.

해라체 의문문 종결어미 ‘-냐, -랴, -뇨, -료’ 가운데서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은 ‘-냐’이다. 이 어미는 ‘집에 가냐?’, ‘밥은 먹었냐?’, ‘돈은 있냐?’ 등의 예에서처럼 청자가 ‘해라’의 대상인 경우에 나타나는 의문문 종결어미이다. 그런데 이것과 좀 다르게 화자 자신이 스스로에게 묻는 형식의 의문법에서 ‘-랴’가 쓰인다. ‘그런대로 해 낼 수 있지 않으랴?’, ‘오랴? 가랴? 어서 결정을 해 봐.’, ‘그 정도면 좋지 않으랴?’ 등에서 ‘-랴’가 확인되는데, 이것은 이 지역어에서 널리 쓰이지는 않는다. 이것과 성격이 비슷한 ‘-뇨, -료’는 고어투의 색채가 짙는데, 거의 이 지역어에서 쓰이지 않고 있다

[어휘]

끝으로, 성남 지역어가 경기도 광주의 언어 특징과 거의 유사하다는 사실은 이 지역에 쓰이는 어휘의 관찰을 통해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그 중 몇 가지 특징적인 예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농사 관련 어휘에서 성남 지역어는 일반적인 표준어와 전혀 그 모양이 다르거나 일부 다른 어휘가 쓰이기도 한다. 곧, ‘볍씨:종자, 놉:일꾼, 곁두리:새빱, 농기구:연장, 벼훑이:찌께, 그네(농기구):비치개기개, 확:방아확, 밭이랑:두럭, 보리:버리, 시래기(무잎):씨래기, 쓰레기(오물):씨레기’(전자가 표준어, 후자는 성남 지역어) 등이 그 예이다. 이 가운데서 ‘놉’에 대하여 성남 지역어에서는 항상 ‘일꾼’이라는 단어만 쓰이며 먹을 수 있는 ‘시래기(무잎)’에 대하여 ‘씨래기’로 쓰이기 때문에 표준어 ‘쓰레기’의 뜻인 ‘씨레기’와 의미 혼동이 생긴다. 또한, ‘보리’에 대하여는 이 지역어에서는 항상 ‘버리’로만 쓰이는 것도 한 특징으로 지적될 만하다. 곧, ‘보리:버리’에 대하여 ‘보리겨:버릿겨, 가을보리:갈버리, 봄보리:봄버리’ 등으로 실현되는 것으로 보아 성남 지역어에서는 처음부터 그 원형 ‘보리’는 ‘버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 음식 관련 어휘 중에서 본래는 고유어이었지만 이것에 대체되어 한자어가 쓰이는 예를 볼 수 있다. 곧, ‘부젓가락’의 ‘부젓’에 대하여 ‘화적’으로 쓰여 결국 ‘화젓가락’이 된 예와 순수 국어에서 의미가 하나로 통일된 예가 확인되는데, 표준어에서 ‘냅다’는 ‘연기 때문에 매운 것’인데, 이것을 성남 지역어에서는 ‘맵다’로 표현한 것이 그것이다.

셋째, 인륜 관련 어휘 중에서 특색 있는 것은 부분적으로 ‘이’모음역행동화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할아비(비칭)→할애비, 홀아비→홀애비’ 등을 들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본래 ‘남동생’이었던 것을 ‘남동상’으로 부르는 것도 한 특색이다. ‘며느리→메누리, 시누이→아가씨’로 부르고 한자어 ‘시숙(媤叔)’을 ‘아주번님’, ‘숙부(叔父)’를 ‘작은아버지’로 부르는 것도 한 특징이라고 지적할 만하다. 한편, ‘홀어미’를 ‘과부’로, ‘조카딸’을 한자어 ‘질(姪)’로 부르는 것은 고유어를 한자어로 바꾸어 부르는 예라 하겠다.

그 외, 표준어의 ‘다슬기’가 성남 지역어에서는 한결같이 ‘탈팽이’로만 쓰여 다른 지역어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진달래’에 대하여 ‘꽃장다리’로 부르는 것은 다른 지역어와 구별되는 큰 차이점이라고 할 것이다. 이 외에도 ‘도깨비바늘’을 ‘까치바늘’로, ‘삘기’를 ‘삑삐기’로, ‘마름’을 ‘연꽃열매’로 부르는 것도 특이한 예에 속한다고 하겠다.

[전망]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성남 지역어는 경기도방언의 하나로서 큰 틀에서 보면 표준어가 가지고 있는 언어체계와 같은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지역(특히 남한산성 일대)에서만 관찰되는 몇몇 용례는 역사적 사실과 관련이 있으며, 최근에는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인구 유입으로 인해 성남 지역어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외적인 변화가 언어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성남 지역어를 대상으로 한 사회언어학적 연구에 대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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