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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친구의 삼촌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109045
지역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장노현

농협 옆에 돌고래다방이 있었다. 노씨 아줌마는 주로 그곳에 가서 음악을 들었다. MP3 기기가 발에 채이는 요즘에는 다방에 가서 음악 감상을 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 하는 젊은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튼 그때는 음악 감상을 위해서 다방에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걔는 박천마을에 나는 이천마을에 살았거든요. 그러면 우리집을 지나서 가야 하는데, 그 친구가 맨날 거기 와서 저는 주야를 돌았잖아요. 삼영전자가 주야를 돌아요. 그래가지고 야간에 하고. 그러면 걔는 맨날 놀고 먹고 그러니까, 맨날 남 잠자는데 책 들여다보고 있고, 옆에서 있다가 회사 갈라고 그러면, 깨워가지고 거기 가서 한 시간씩 음악도 듣고 놀고 그러다가 가고 그랬는데. 하여튼 DJ한테도 반하고 그랬을 거예요.”

남편 강씨는 친구 엄마의 동생이었다. 어느 날 심부름 가는 친구를 따라서 친구의 삼촌, 그러니까 지금의 남편 집에를 간 일이 있었다.

“우리 아저씨가 나를 보더니 성격이 참 명랑하고 활발하다고. 부모를 일찍 여의었기 때문에 소심해요 우리 아저씨가. 그러니까 인제 물어봤나 봐요. 그 친구가 어떠냐. 그러면서 자기 누나한테도 물어보고 매형한테도 물어보니까. 아 그 아가씨 성격 참 좋고 서글서글하고 그러니까. 그러니 자기가 혼자서 반해 버린 거지 짝사랑을 하게 된 거지. 짝사랑한데 자꼬 만나게 해 달라 그러는데. 우리 아저씨는 뱀띠고 나는 쥐띤데 한 7년 차나니까, 또 회사에서 사귀는 남자도 있었고. 그래 가지고 인제 고민이 돼 가지고. 그때 당시 나이 어린 나인데도 집이 어려웠었어요. 하대원 살다 상대원으로 이사 가가지고 살기도 어려운데다, 식구들은 졸망졸망 많고. 그러니까 인제 얘가 야 그러지 말고 골치 아픈데 시집이나 가라고. 우리 삼촌이 좀 부모가 일찍 돌아가시고 그래도 걸리적 거리고 귀찮게 하는 놈이 없으니까, 가라 가라고 자꾸 그러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노씨 아줌마는중앙극장 밑에 있던 대지다방에서 남편 강씨와 처음 만났다. 왜소해서 아이 같은 모습이 싫었고, 그런 사람과 맞선이라고 마주 앉은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게까지 느껴졌다. 그래서 한동안 피해 다녔다. 출근도 일부러 빨리 하고, 퇴근도 한 시간씩 늦췄다. 그런데도 인연은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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