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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시집보내는 일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109047
지역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장노현

어머니는 여러모로 노씨 아줌마에게 많이 기대고 있었다. 노씨 아줌마는 일찍 시집간 맏딸 대신이었다. 그녀 덕분에 어머니는 그나마 장사를 나다니며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었던 것이다. 노씨 아줌마는 한 마디로 살림꾼이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그녀를 일찍 시집보내고 싶지 않았다. 딸이 선을 보고 남자를 사귀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저것이 벌써 시집갈 생각을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서운하고 못마땅했다.

“우리 엄마가 대놓고 우리 아저씨한테 그랬어요. 자네 장가를 못 가면 내가 여자를 소개해주고, 우리 딸은 안 된다고, 막 그 정도였었어요. 진짜 심각했을 정도였어요.”

노씨 아줌마 자신도 성에 차지 않는 남자인데 어머니마저 그렇게 반대가 심했던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약속을 어기기도 하고 핑계를 대기도 하면서 남편 강씨를 피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는 자신을 좋아해 주는 남편이 좋아지기도 했다. 그래서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어기고 다시 만남을 이어갔다. 그래서 어머니와는 다시 힘들어졌고, 그러는 사이에 오빠도 그 사정을 알게 되었다.

“우리 아저씨가 우리 엄마한테 달라고 사정을 하고 그러는데, 오빠도 그때 술 한 잔 먹고 들어와 가지고, 내가 다리를 분질러 앉혀서 먹여 살리는 한이 있어도 당신네 못주겠다고, 부모도 없는데서 자랐는데 내가 줄 수 있냐 못 주겠다고 막 그랬는데. 그때 당시 우리 오빠가 술을 좀 많이 했었어요. 그래가지고 생활이 힘든데도 돈도 좀 안 갖다 주고 그래 속이 상해서, 내가 어떻게 내가 그런 용기가 있었는지 몰라요. 내 인생은 내가 살아가는 거고 오빠 인생은 오빠가 살아가니까 내가 알아서 한다고 하고, 딱 가방을 메고 나왔는데, 나와 가지고 원다방이라고 있잖아요, 상대원시장 입구 들어가는데 원다방 거기서 그러고 있었어요. 그래고 내가 그날 저녁에 오빠가 무서워서 집에도 못 들어가고, 친구네 집에서 자고 언니네로 내뺄라고 그랬는데, 못 가게 하더라고요 우리 아저씨가. 그래가지고 인제 좀 살다가 결혼식을 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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