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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의 어린 손님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109076
지역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장노현

석유가게 앞 포차에 오는 손님 중에는 어린 아이도 많았다. 그중에는 포차에서 파는 튀김으로 끼니를 때우는 아이도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그 아이의 아빠는 허리 디스크를 심하게 앓고 있었다. 어느 날 그 아빠가 그녀의 포장마차를 찾아왔다.

“처음에 저한테 왔드라고. 한달치를 드릴 테니까 아이들의 간식을 이걸로 줄 수 없녜.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엄마도 없고 그런 상태에서 아이들이 혼자서 다닌데요. 저는 제 마음... 너무 아이들이 안쓰... 저도 애를 키우는 입장이니까. 아 그냥 드시라고 이렇게 했더니. 나중에 알고 보니까 집도 없이 아이들만 데리면서 놀이터에서 잠을 자면서 이렇게 다니는 사람이었더라구요.”

백씨는 충격을 받았다. 지금 세상에도 이렇게 사는 사람이 있나 싶었다. 아이를 성당 수녀님을 통해 아동 보호 시설에 입소시키자고 권했다. 그녀 생각에, 어떻든 아이들은 보호를 받아야 할 것 같았다. 아이들은 학교를 보내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아빠는 거절했다. 그래도 품에 끼고 있고 싶다고 했다.

어떤 선택이 잘한 것이고, 또 어떤 선택이 잘못한 것인지 쉽게 판단할 수는 없었다. 후에 올 결과가 좋다고 잘된 선택이라고도, 또 결과가 나쁘다고 잘못된 선택이라고도 쉽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그 아빠와 아이들을 모습이 백씨의 마음을 많이 아리게 했다는 사실이었다.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하는 아빠의 모습도, 아빠의 품에 있긴 하지만 집도 절도 없이 떠돌아야 하는 아이들의 힘든 처지가 한없이 가여웠다. 자신의 어린 시절이 저절로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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