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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원시장의 요즘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109097
지역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장노현

봉씨는 요즘 손님 한명 한명이 아쉽다. 시절이 변하다 보니, 물건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장사를 해도 손님들이 알아주지 않는다. 그래서 기름장사도 거의 개점 휴업 상태이고, 예전에 그렇게 호황이던 고추장사도 힘들어졌다.

“사실은 말만 기름장사지 기름 안 나갑니다. 왜 안 나가느냐. 요즘 주부들이요 맛을 보고 먹어야 되는데 맛을 모르고 값싼 거만 찾아 돌아다니니, 그러니 장사가 다 한물 간 거예요. 그러니 고추도요 전부다 시골서 갖고 오지 않습니까. 자기가 가지고 와서 다 빻아버려요. 그러니 고추장사 힘들지.”

손님 중에는 시골서 한 되 두 되 얻어온 깨를 내밀면서 기름을 짜 달라는 손님도 있다. 사실 그렇게 소량으로 기름을 짜면 기계 돌리는 원가도 안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손님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고, 성의껏 기름을 짜준다. 혹시나 봉씨의 마음을 알아주는 손님이 있으면 다행이려니 생각할 뿐이다.

손님이 넘쳐나던 예전에는 손님에게 인사할 겨를도 없었다. 그래도 손님은 넘쳤다. 하지만 지금은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아이고 어서 오이소’ 하고, 애를 업고 오는 손님이 있으면 ‘아이가 이쁘네요’ 하고 너스레를 떨어보기도 한다. 시에서 서비스 교육을 받을 때 강사가 해보라는 데로 해보기도 하지만, 이제는 별무소득이다. 좋은 시절이 다 갔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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