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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심 많은 아내와 재력가 아버지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109031
지역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장노현

궁씨는 결혼 전에 아내와 약속한 게 하나 있었다. 40대 넘으면 잘 살든 못 살든 사진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약속이라기보다는 일방적인 통보였다고 하는 편이 맞겠다.

마흔 다섯이 되던 2004년에 궁씨는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정식으로 사진을 배우러 대학 1학년에 입학한 것이다. 그리고 내처 대학원까지 다니고 있다. 내년이면 졸업 논문을 내야 한다. 고맙게도 궁씨의 아내는 이해심이 많았고, 아버지도 재력이 있는 분이었다.

“저희가 형제가 5남 1녀예요. 근데 형들 세 분은 나가 있고 저희 와이프가 결혼해서 20년 넘게 부모님 모시고 살면서, 이런 얘기는 좀 그런데 와이프가 잘 하니까 나까지 얼쳐서 막 넘어가는 건데. 10년(?) 넘게 그냥 공단에서 내려오면서 그 집에서 쭉 살다가 우리 결혼하면서 집 새로 짓고 골로 이사와 바로 옆엣집이니까 골로 이사 와서 계속 고 집에서 살고 있죠.”

궁씨는 아버지의 소개로 아내를 사귀기 시작했다. 그때 아내는 시장에서 아버지와 연관된 일을 하고 있었고, 집에도 일 때문에 종종 들렀다. 아버지는 궁씨가 초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상대원에서 농사를 지었다.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아버지가 크게 불리셨다고 했다. 당시 상대원 일대는 농사 여건이 좋았다. 지금은 메꿔졌지만 저수지가 두 군데나 있어서 물 사정도 좋았다.

성남이 개발되면서 농사짓던 토지를 수용하게 되었는데, 땅값의 일부는 돈으로 보상하고 나머지는 대토로 줬었다. 아버지는 그때부터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고, 땅에 대한 안목이 남달랐다.

“그런 말씀도 한번 하시더라구요. 나 비디오 할 때, 비디오카메라가 삼백만원인데 ‘아버지 나 이거 정말 필요합니다. 사줘야 합니다.’ 안 사줄 거 뻔히 알면서 얘기를 했어요. 사 주겠나 설마, 그랬더니 사주드라구.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거 분양지 한 채거든’. 사실 난 그런 개념이 없을 때죠. 그 당시 진짜 분양지 하나 사놨으면 지금 돈 되는 건데, 뭐 2억 얼마씩 간대매. 20년 전에 2억 얼마하고 지금 하고 얼마가 비교가 될지 모르지만.”

그렇게 아버지는 땅 가지고 부자가 되었다. 다른 식으로 말하면 상대원 변화를 가장 잘 읽었던 사람이 아버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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