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사람들은 남한산성에 자주 오른다. 궁씨도 황송공원 쪽을 통해 자주 오른다. 황송공원에는 게이트볼을 하거나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이니까 등산도 하고 게이트볼도 치지만, 궁씨가 젊었을 당시에는 데이트 장소도 시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에는 젊었을 때 데이트 같은 건 종합시장이 제일 좋은 장소였죠. 종합시장 다음에 상대원시장 쪽이었죠. 상대원시장 쪽도 그 당시에는 진짜 저녁때는 사람 진짜 많았었어요.”

상대원의 시장은 이곳 사람들의 삶을 도맡는 공간이었다. 상대원시장 밖으로 나가면 낯선 공간이었다. 지금은 우리나라 최고의 문화유산으로서 성남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 있는 남한산성이지만, 당시엔 그것이 삶의 바깥에 있었다. 누구도 시장을 벗어나 남한산성으로 발길을 옮겨가지 않았다. 그래서 시장은 밤 12시가 넘도록 불을 환하게 밝혀 사람들을 맞았다.

“결혼하고 나서 내가 처갓집에 갈려고 모란에서 버스표를 끊어놨는데 못 가게 됐어. 처남한테 전화해 갖고 여기 표 있으니까 와서 이거 타고 가쇼, 그래갖고 왔어요. 그 전날 왔더라구. 상대원시장을 갔는데 밤 12시가 넘었어요. 근데 훤한 거야. 그 당시에 진짜 손님 많고 정말로 그랬던 거 같애요. 추석 명절 이 때는 한 일주일 정도 거의 뭐 24시간 영업하고 그랬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런 기억도 있어요. 처남 와가지고 옷이나 한번 살까 하고. 진짜 사람 많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