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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등굣길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109120
지역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장노현

집에서 학교까지는 먼 거리였다. 아니 초등학생이 걷기에는 먼 거리였다. 지석태에게도 그 거리는 만만치 않았다. 당시 상대원동의 집들은 산에다 대충 막 지어놓은 것들이었다. 산을 규모 있게 깎아놓은 것도 아니고 산의 나무들만 어정쩡하게 베어버리고 그 곳에 집을 지었기 때문에 굴곡진 고개를 몇 개는 넘어야 학교로 갈 수 있었다. 초등학생 걸음으로는 30분 정도 걸렸는데 당시에는 굉장히 먼 거리라고 생각됐다. 그냥 잘 닦아 놓은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오르락내리락 하는 길이 많다 보니까 더 멀게 느껴졌던 것 같다. 당시에는 왜 이렇게 한참을 가야하나 하면서 투덜대면서 학교를 다녔다.

“저희가 3형제인데요. 나이 차이가 두 살씩 차이가 나지만. 제가 생일이 빨라서 한 살 일찍 입학해서 형이랑 1년 차이 나고 동생이랑 3년 차이 나요. 초등학교 때는 매일 셋이 같이 다녔어요. 제가 약간 못된 구석이 있는 게 뭐냐면 동생을 많이 괴롭혔어요. 등굣길에도 많이 괴롭혔어요.”

당시 아이들은 서류가방 모양으로 생긴 가로가 긴 형태의 딱딱한 책가방을 메고 다녔다. 그때는 가방뿐만 아니라 필통도 플라스틱 케이스로 된 것이었고 뭐든지 크고 딱딱해서 참 무거웠다. 책이나 학용품들이 눌리지 않고 형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애들이 들고 다니기엔 참 힘들었다. 그렇지만 애들이란 게 가방이 아무리 무겁다고 해도 장난하면서 뛰어다니는 걸 좋아하다 보니 지석태도 등교할 때는 동생을 많이 괴롭히면서 다녔다. 학교 가는 길이 지루했을까 동생이 미웠을까, 지석태는 짜증낼 때까지 동생을 괴롭히곤 했다. 동생은 등굣길에 있었던 얘기를 부모님께 일러바쳤고, 그럴 때마다 그는 혼쭐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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