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5019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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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洞契 |
이칭/별칭 | 대동계,대동회,마을회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남도 천안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강성복 |
[정의]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마을의 운영과 대소사를 주관할 목적으로 행정리 또는 자연 마을 단위로 결성된 자치 조직.
[개설]
천안 지역에서 동계는 대동계(大同契)·대동회(大同會)·마을회 등으로 불린다. 자연 마을이나 행정리 단위로 조직되는 것이 보편적이며, 마을의 제반 대소사를 결정하고 집행하는 최고의 조직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몇 개의 마을을 하나로 아우르는 대동계를 조직하고 그 산하에 마을별로 동계를 두기도 한다.
동계는 마을에 거주하는 구성원들이라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것이 관례이며, 마을 내로 분가를 하거나 외지에서 이사를 오는 사람은 별도로 신입례(新入禮)의 성격을 띤 ‘들입례’를 거쳐 동계에 가입하게 된다.
[운용 및 역할]
동계는 마을의 살림살이와 운영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마을에 따라서는 동계가 연반계나 상여계의 기능을 아우르기도 한다. 그리하여 초상이 나면 마을의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사흘간 초상집을 돕는 것이 관례이다.
동계가 조직된 각 마을에서는 해마다 연말이 되면 대동 회의를 개최하여 제반 대소사를 논의하고 결정한다. 이 자리에서는 한 해의 수입·지출을 결산하고 새해의 주요 사업과 행사를 확정한다. 또한 마을 임원의 임기가 만료되었다면 이장·반장·계장·총무·새마을 지도자·개발 위원·부녀회장 등을 다시 선출한다. 한 해의 품값을 정하는 것도 총회에서 이루어질 뿐 아니라, 산신제·장승제·샘제·거리제 등을 지내는 마을에서는 동제를 주관하는 것도 동계의 몫이다. 그런가 하면 예전에는 동계의 자산인 백미를 주민들에게 대여해 주고 대동 회의가 열리는 날 이자와 원금을 받았다.
동계의 전통적인 기능은 동답·동산을 비롯한 마을 공공 기물을 운용하는 것이다. 동답·동산은 공동 소유의 전답과 산을 일컫는데, 마을마다 그 운용 방식은 다양하다. 공공 기물은 애경사에 필요한 각종 혼구·상여·차일·병풍·풍물·그릇 등을 말하는데, 과거에는 이를 전담하는 임원을 두고 출납을 관장하도록 했다.
[지역 사례]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서흥 1리 대동계에는 동막, 문화, 남산말 등의 마을이 가입되어 있다. 예부터 주민 상호 간의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대동계를 조직하여 마을의 운영과 공동 사업, 마을 임원의 선출 등 제반 대소사를 관장해 왔다. 마을에는 ‘서흥리 연합총계’라는 명칭의 서문과 규약이 마련되어 있다. 연합계의 규약은 13조목 및 부칙으로 구성된다. 규약으로는 대동계를 조직한 것은 신유년 11월 15일로 세 마을에서 44호가 가입되어 있으며, 계의 목적은 ‘계원이 기금을 모아서 이자로 온 동네 1년 잡비를 충당하고 또 환난에 서로 구제하며 애경사에 부조할 일’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와 아울러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학문을 권하고 예절을 일으킬 것, 농사의 권장, 풍속의 교화, 환난구휼 등이다. 또한 계를 조직하면서 집마다 4원씩을 나누어 낸 것으로 되어 있으며, 매년 곗돈을 대여한 자는 5부 이자를 가을에 추수한 뒤에 납부하도록 했다.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봉항 1리는 봉암·소근 두 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과거에는 두 마을이 별도의 동계를 조직하여 대소사를 관장하였다. 동계는 모든 세대가 의무적으로 가입되어 있다. 그리하여 예전에 마을 내로 분가한 세대나 외지에서 이사를 온 주민은 들입례[신입례]로 쌀 한 말[18ℓ]을 내면 마을의 정식 구성원으로 인정받았다.
봉암 마을 동계는 마을의 역원으로 동계장·총무·반장·유사를 두었다. 마을의 수장인 동계장은 학덕이 있고 신임이 두터운 원로가 추대되어 마을 운영의 구심점이 되었고, 대외적인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이장은 당연직으로 총무를 겸해 동계장을 보좌하였다. 이장은 조곡이라 하여 봄철에는 집마다 보리 한 말을 받았고, 가을걷이를 마치면 벼 한 말을 받았다. 그리고 이장 밑에서는 두 명의 반장이 동네일을 분담하였는데, 반장의 조곡은 이장의 절반이 지급되었다. 각 세대는 작성된 목록에 따라 해마다 여섯 집이 순번제로 유사(有司)를 맡아 대동 회의 때 먹을 음식을 준비했다. 즉 두 집은 자기 부담으로 주민들이 먹을 밥[쌀 한 말]을 짓고, 두 집은 술[쌀 한 말]을 빚었으며, 나머지 두 집은 두붓국이나 콩나물국[쌀 한 말 값]을 담당했다.
연말에는 대동 회의를 개최하여 동네일을 마무리한다. 이장이 한 해 동안 지출한 동계의 기금을 결산하고 나서 마을의 현안 사업 및 품값, 부역에 불참한 사람의 궐전(闕錢)[일종의 벌금] 등을 결정하였다. 또 동계장·이장·반장 등 마을 임원의 임기가 만료된 해에는 재신임을 받거나 새로운 임원을 선출하였다. 그런가 하면 이날 동계에서 보유한 백미를 대여한 세대는 이자[4부]와 원금을 상환하였으며, 이사를 온 주민은 들입례로 쌀을 납부하였다. 대동 회의를 마친 뒤에는 유사들이 준비한 술과 음식을 먹으며 우의를 다졌다.
봉암과 소근으로 나누어졌던 봉항리의 동계는 1990년대 초반 무렵 두 마을이 하나의 행정리로 재편됨에 따라 대동계로 통폐합되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장례를 주관하는 6개의 연반계도 대동계에 흡수되었다. 현재 대동계는 이장이 주관하고 있으며 결산일은 매년 1월 7일[예전에는 1월 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