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902486 |
---|---|
한자 | 農舞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충청북도 충주시 노은면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석신 |
[정의]
1971년 시인 신경림이 충주시 노은면을 배경으로 하여 쓴 창작시.
[개설]
「농무」는 신경림이1971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발표한 5편의 시 중 하나로, 1973년 월간문학사에서 같은 제목으로 시집 『농무』를 발간하였다. 작가의 출생지인 충주시 노은면이라는 작은 농촌 소재지의 장터를 배경으로 한 시이다.
[구성]
충주의 작은 시골 장터 이미지와 유랑극 단원, 그리고 농민의 애환을 그렸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지난날과 먼 훗날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농촌과 농민의 이미지를 쉽게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농무」에는 오랜 역사에서 빚어진 오늘의 애사가 도사리고 있다.
[내용]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 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건 쪼무래기들뿐/ 처녀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산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한 다리를 들고 날라리를 불거나/ 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거나.
[특징]
1970년대 산업화의 물결 속에 붕괴되어 가는 농촌의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신명나는 춤으로 울분을 삭이는 농민들의 모습을 노래하고 있다. 「농무」는 농촌 현실을 보며 억눌려 사는 그들의 고난과 분노와 사연과 맹세를 리얼리스트의 단편소설과도 같이 압축시켜 정확한 묘사로 담아내고 있다. 동시에 민요를 방불케 하는 친숙한 가락을 띠고 있다. 「농무」에서의 농무는 단순한 연희가 아니라 삶의 한을 풀어내는 집단적인 신명풀이이며, 현실에 대한 분노와 극복 의지를 상징한다.
[의의와 평가]
「농무」는 「목계장터」 등과 더불어 신경림의 대표작으로 1970년대 민중시의 전범이라 할 수 있는 문학사적 의미가 있다. 「농무」는 현대인의 냉철한 눈을 통해 농촌 현실을 묘사한 시로서, 농민의 생활을 다루는 것이 단순한 소재 선정의 문제가 아니라 작가의 역사의식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치 어떤 농촌의 농무 과정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듯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농촌 현실과 농민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는 수작이라 하겠다. 「농무」가 실려 있는 시집 『농무』로 제1회 만해문학상을 받았다. 평론가 백낙청은 『농무』의 발문에서 “민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고 받아 마땅한 문학”이라는 점에서 이 시집의 의의가 있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