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9030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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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言語 |
영어의미역 | Language |
이칭/별칭 | 충주방언,충주지역어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충청북도 충주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경래 |
[정의]
충청북도 충주 지역에서 사용되는 언어 체계.
[개설]
한 언어의 방언은 별개 언어로 될 정도의 큰 분화를 일으키지 않은, 적어도 한 언어로서의 공통점을 유지하는 한도 안에서의 분화를 거친 분화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 언어 안에서의 방언 분화는 지역이 다름으로써 발생하는 경우와 사회적인 요인들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로 나뉘는데 전자는 지역 방언(regional dialect)이라고 하고 후자는 사회 방언(social dialect)이라고 한다.
충주가 강릉이나 목포와 거리가 떨어져 있어, 즉 충주가 강릉이나 목포와의 지리적인 거리로 인하여 서로 언어적 분화를 일으킨 방언이 충주 방언이다. 이에 비해 같은 지역 안에서도 사회 계층이 다르거나 세대의 차이, 또는 성별의 차이, 직업의 차이, 학력의 차이 등과 같은 사회적인 요인에 의해 언어가 다시 분화를 일으킨 방언이 사회 방언이다. 결국, 방언이란 지리적 거리에 의한 것이든 사회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든 특정 언어 집단에서 쓰이면서 다른 언어 집단과는 구별되는 특징을 가진 한 언어의 분화체(分化體)를 가리킨다.
충주시는 충청북도의 북부 지역에 위치해 있으면서 북으로는 경기도 여주군과 강원도 원주시에 인접해 있고 서쪽으로는 음성군에 인접해 있다. 충주 방언은 전형적인 중부 방언권에 속하며 대체로 중앙어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이 지역 주민들은 충주 말이 표준어와 같다고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충주 방언의 성격]
충주시는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 황해도·경기도·강원도·충청남도·충청북도를 포괄하는 중부 지역의 하위 지역인 충청북도의 북부 지방에 속한다. 언어적으로는 우리나라의 방언권을 동남 방언·서남 방언·중부 방언·서북 방언·동북 방언·제주도 방언 등 여섯 개의 대방언권으로 나눌 때, 황해도·경기도·강원도·충청남도 방언과 함께 중부 방언권에 속한다.
[충주 방언의 특징]
1. 음운적 특징
충주 방언의 자음은 중부 방언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ㆆ’ 등 20개를 인정할 수 있다. 이 가운데 ‘ㄱ, ㄴ, ㄷ, ㄹ, ㅁ, ㅂ, ㅇ’ 등 7개만이 음절말 위치에서 실현된다. 평폐쇄음과 ‘ㅎ’이 결합한 유기음화와 평폐쇄음과 평음이 결합한 경음화 현상이 일반적이다. ‘ㅁ, ㅂ, ㅍ’과 같은 순자음 뒤에서 이중모음 ‘여’가 ‘에’로 실현되는 현상(벼→베, 몇→멫)도 매우 일반적이다.
충주 방언은 세대에 따라 모음체계가 달라서 70대 이상의 노년층 세대는 ‘이, 에, 애, 위, 외, 으, 어, 아, 우, 오’ 등 10모음 체계인데 비해 60대는 단모음 ‘위, 외’가 없는 8모음체계이고 50대 이하 세대는 단모음 ‘위, 외’도 없고 ‘에’와 ‘애’가 통합된 ‘이, 애, 으, 어, 아, 우, 오’ 등 7모음체계를 갖는다.
단모음체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중모음도 세대에 따라 차이를 보여 60대 이상 세대는 13개의 이중모음을 갖는데 비해 8단모음체계를 갖는 60대는 12개, 7단모음체계를 갖는 50대 이하는 10개의 이중모음을 갖는다. 자음과 모음 외에 운율적 요소인 음장도 세대에 따른 차이를 보여 70대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음장이 단어의 뜻을 구별하는 기능(말:(言)-말[馬])을 하지만 60대 이하의 연령층에서는 음장이 이러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충주 방언에서도 다른 중부 방언과 마찬가지로 어두 음절 모음 ‘어’와 ‘에’가 장모음으로 실현되면 각각 ‘으’와 ‘이’로 고모음화하는 현상(거:지→그:지, 제:사→지:사)이 있다.단모음체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형태소 경계에서의 움라우트(밥-이→배비)는 80대 이상의 일부 노년층 화자에게서만 관찰되는 현상인데 비해 형태소 내부에서의 움라우트(지팡이〉지팽이)는 어휘에 따라 청소년층에서 실현되기도 한다. 전자는 공시적인 움라우트 규칙에 의한 현상이고 후자는 움라우트형 어휘를 학습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모음조화는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 모음이 ‘아’인 일부 1음절 어간 어휘에서만 양성모음 어미가 연결되고(쌓아라) 대부분의 모음 어간 아래에서는 음성모음 어미가 연결된다(잡어라, 뱉어라, 쉬워서, 좋어서).
2. 문법적 특징
충주 방언의 인칭 대명사에 관형격 조사 ‘-의’가 결합되면 이들 대명사와 조사가 축약되어 실현된다(누-누구의, 지/제-자기의, 내-나의, 니-너의). 유정명사 뒤에는 여격조사로 ‘-에게’보다 ‘-한테’가 주로 쓰이고 공동격조사로는 ‘-와’보다 ‘-하구’가 일반적이다. 비교를 나타내는 어미로 ‘-만큼’ 외에 ‘-그치, -가치, -만치’가 쓰인다.
조사나 어미는 음성모음 계열이 주로 쓰인다. 조사 ‘-을, -으로, -도, -까지’는 주로 음성모음 계열의 ‘-얼, -으루, -두, -거지’로 실현되고(잡곡얼, 집으루, 나두), 과거 회상을 나타내는 어미는 ‘-드-’가 쓰이고(먹드라), 연결어미 ‘-고’는 주로 ‘-구’로 쓰인다(오구 가구). 충청도 방언의 특징으로 알려진 종결어미 ‘-유’가 충주 방언에서도 평서법과 의문법에서 두루 높임의 경어법으로 폭넓게 쓰인다(마찬가지지유. 많어유. 마찬가지지유? 많어유?).
중앙어의 의존명사 ‘것’에 대응하는 이 지역 방언형 ‘기’가 ‘-이다’의 평서형이나 의문형 종결어미의 평칭과 통합된 ‘-겨’가 관형어와 함께 쓰이는 것도 이 방언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잘 먹는 겨. 잘 먹는 겨?, 낼 올 겨. 낼 올 겨?). 이와 비슷한 구조로 중앙어의 ‘다고 해’의 축약형인 ‘대’에 대응하는 ‘-뎌’가 폭넓게 쓰인다(간 뎌. 간뎌?).
국어의 가장 큰 특징의 하나인 경어법이 충주 방언에서도 발달 되어 있고 종결어미에 의해 경어 등급이 구별된다. 일상 화화에서는 주로 ‘해체, 하게체, 해유’의 세 등분이 주로 쓰이지만(그기 머니? 그기 먼가?/그기 머여? 그기 머유? 너머 즉다. 너머 즉애. 너머 즉어유) 공식적이고 격식적인 상황에서는 ‘합쇼체’가 더 쓰이기도 한다(그기 멉니까? 너머 즉습니다). 경어법 사용은 매우 미묘하고 민감하여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쓰인다.
3. 어휘적 특징
어휘는 그 수효가 많아 모든 어휘를 다른 지역과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에 충주 방언만의 특징을 기술하기가 쉽지 않다. 중앙어와 의미 차이를 보이는 몇 예들과 중앙어와 형태상의 차이를 보이는 몇 예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70대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곡식을 파는 경우 ‘곡식 사온다’와 ‘곡식 낸다’가 쓰이고, 곡식을 사는 경우는 ‘곡식 팔어온다’고 하지만 60대 이하에서는 중앙어에서와 마찬가지로 각각 ‘곡식 판다’와 ‘곡식 산다’가 쓰인다. 벌레 먹은 콩이나 팥을 ‘아구’라고 하는데 특별히 팥에 난 것을 ‘둥이’ 또는 ‘뒹이’라고 한다. 항상 ‘아구 난다, 둥이/뒹이 난다’와 같이 ‘나다’와 함께 쓰이는 특징이 있다.
‘얼기미’는 중앙어 ‘어레미’에 대응되는 ‘체’의 일종으로 쳇불을 철사나 대오리로 만든, 바닥의 구멍이 굵은 체를 가리키고, ‘도드미/도디미’는 얼기미보다 바닥의 구멍이 작고 ‘중체’보다는 구멍이 큰 체로 쳇불을 말총으로 만든 것을 가리킨다. ‘중체’는 ‘도드미’보다는 바닥의 구멍이 작고 고운체보다는 바닥의 구멍이 큰 것으로 쳇불을 말총으로 곱게 만든 것이다. ‘곤체’는 바닥의 구멍이 제일 작아서 가루를 칠 때 사용하는 것으로 중앙어의 ‘고운체’에 대응된다.
‘대래키’는 중앙어 ‘다래끼’에 대응되는 것으로 껍질을 벗긴 싸릿가지를 결어 바닥이 넓고 아가리가 좁은 타원형의 그릇으로 아가리 한쪽에 작대기를 대고 양쪽에 끈을 달아 허리에 차거나 멜빵을 달아 어깨에 멜 수 있게 만들었다. 고구마, 옥수수 등 비교적 큰 것을 넣을 수 있다. ‘종대래키’는 ‘대래키’와 모양이자 재료 만드는 법은 같지만 크기가 아주 작은 것으로 씨앗과 같이 작은 것을 넣을 수 있게 만들었다. 중앙어의 ‘방아깨비’에 대응하는 충주 방언 ‘항가치/황가치’는 ‘방아깨비’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방아깨비의 암컷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에 비해 방아깨비의 수컷은 ‘중가치’라고도 하고 ‘때까치’라고도 한다.
중앙어의 ‘부라부라’에 대응하는 충주 방언은 ‘부라부라’와 ‘세상달강’이 있다. ‘부라부라’는 어른이 어린아이의 겨드랑이에 양손을 끼워 잡고 어린아이를 좌우로 번갈아 흔들어 두 다리가 번갈아 바닥에서 떨어지게 하면서 내는 소리 또는 그런 동작을 가리키고, ‘세상달강 세상달강’은 어른이 어린아이의 겨드랑이에 양손을 끼워 잡고 어린아이를 앞뒤로 흔들면서 발 앞꿈치와 뒤꿈치가 번갈아 바닥에서 떨어지게 하면서 내는 소리 또는 그런 동작을 가리키는 말이다.
중앙어와 형태상의 차이를 보이는 충주 방언으로는 육간(푸줏간), 노고솥(작은 솥), 씨갑씨(씨앗), 집깨기(새꽤기/홰기), 따그래이(딱지), 벼끌크렁(벼그루터기), 징갈비(진눈깨비), 괄:불(불잉걸), 삭다리(삭정이), 새갱이(억새), 창꼿(진달래), 꽁에병아리(꺼병이), 엿장사(소금쟁이), 돌돌돌돌(오래오래오래;돼지부르는 소리), 뜸물(진딧물), 무등(목말), 째깡째깡(곤지곤지), 장사장사(따로따로), 쥐가마(정수리), 고두머리(고수머리), 가름배(가르마), 대꼬바리(담배통), 모거치(몫), 짜개다(찢다), 투가리(뚝배기), 장물(간장), 정구지/분추(부추), 달롱(달래), 곰배(곰방메), 채끈(자리개), 채질(자리개질), 챗상(개상) 등이 있는데 이런 방언형이 절음층에서는 대부분 표준어형으로 대체되어 쓰인다.
중앙어의 ‘솥, 밭, 빚, 젖, 꽃’ 등의 말음 ‘ㅌ’이나 ‘ㅈ, ㅊ’이 충주 방언에서는 ‘솟, 밧, 빗, 젓, 꼿’ 등과 같이 마찰음 ‘ㅅ’으로 재구조화했거나 재구조화하고 있다. 노년층에서는 ‘소시, 솥에’ 등과 같이 쌍형으로 실현되는 경우가 많고 젊은층에서는 ‘소시, 소세’ 등과 같이 완전히 재구조화한 경우가 많다.
[과제와 전망]
언어는 인간과 더불어 생성되고 성장하고 소멸한다. 따라서 인간 사회가 변하면 언어도 변하게 된다. 현재 충주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방언도 충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급속히 이행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충주도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급속하게 변화해 왔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충주 방언도 급속히 변해서 전통적인 충주 말이 거의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말은 사람과 함께 부침하는 것이어서 소멸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충주 방언을 조사하고 보존하는 일이 시급하다. 어른들이 죽으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듯이 그분들이 쓰는 말도 공기 중으로 사라지면 그것으로 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