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302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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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潟湖 |
영어음역 | seokho |
영어의미역 | lagoon |
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강원도 강릉시 |
집필자 | 유흥식 |
[정의]
강원도 강릉 지역에서 사취, 사주 등이 만의 입구를 막아 바다와 분리되어 형성된 호수.
[형성]
강릉 지역의 석호는 동부 저지대의 화강암 분포지에 형성되어 있다. 신생대 제4기의 후기 즉,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된 시기에 들어설 당시, 동부 저지대의 화강암 분포지는 전체적으로 지면의 평탄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지면이 전체적으로 평탄하면서도 곡지와 분수계가 매우 완만한 형태로나마 분화되어 있었다. 그리고 화강암 풍화층이 단단한 화강암을 두껍게 덮고 있었다.
그 후 태백산지의 지반 융기 폭이 확대되면서, 강릉 지역의 동부 저지대가 지반 융기의 범위에 들게 되었다. 저지대 상에서 물을 배수하던 완만한 곡지는, 지반 융기 과정을 통해 더욱 뚜렷한 곡지로 변하게 되었다. 지반이 융기한 만큼 곡지의 기반암 풍화층이 더 깊이 벗겨졌기 때문이다. 곡지는 그 깊이가 깊어졌지만, 그 폭이 비교적 넓은 형태 즉, 펑퍼짐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그리고 곡지의 양쪽은 구릉지로 에워싸이게 되었다.
큰 규모의 하천이 흐르는 곡지뿐만 아니라 작은 규모의 하천이 흐르는 곡지도, 펑퍼짐한 형태의 곡지가 발달하였다. 기반암인 화강암이 화학적 풍화작용을 깊이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작은 규모의 하천이 흐르는 곡지도 그 폭이 비교적 넓게 발달할 수 있었다고 해석된다.
후빙기는 신생대 제4기의 최후 빙하기인 뷔름 빙기 이후 해수면이 점차 높아진 시기이다. 후빙기의 해수면 상승은 지금으로부터 약 6,000년 전까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 시기(약 6,000년 전)에 해수면이 현재의 해수면 수준 부근에 도달하였다. 이 시기에 하천 하류부의 곡지가 모두 침수되었다.
그 이후에는 해수면의 변동이 매우 완만하게 진행되었다. 해수면 변동이 매우 완만하게 진행되어 만입지의 수심이 얕은 상태로 유지되면서, 바다로 돌출해 있는 구릉지로부터 사취가 점차 발달하게 되었다. 결국에는 만입지가 사취와 해안 구릉지로 가로 막히게 되어, 펑퍼짐한 형태의 곡지에 석호가 형성되었다.
그 이후 큰 규모의 하천이 흘러드는 곡지에 형성된 석호는, 토사의 유입으로 그 규모가 점차 축소되어 결국에는 완전히 매립되었다. 작은 규모의 하천이 흘러드는 곡지에 형성된 석호라도, 곡지의 폭이 좁아서 석호가 소규모인 경우에는 완전히 매립되었다. 완전히 매립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던 석호는, 작은 규모의 하천이 흘러드는 곡지이면서, 그 곡지의 폭이 하천의 규모에 비해 현저히 넓은 곡지에 형성된 석호였다.
[분포]
석호는 해안 부근에 위치하는 호수이다. 강릉 지역의 석호는 중부 및 북부 해안에 분포하고 있다. 강릉 지역의 중부 및 북부 해안은, 그 기반암이 화강암으로 되어 있고, 지형적으로는 낮은 구릉지와 넓은 하곡이 교대로 펼쳐져 있다. 이러한 지질적·지형적 조건들이 석호의 형성에 유리하게 작용하였다.
그런데 강릉 지역의 중부 및 북부 해안에 있어서도, 석호의 분포는 특정한 조건을 갖춘 장소에 국한되어 있다. 강릉 지역에서 큰 규모의 하천에 해당하는 강릉 남대천, 연곡면의 연곡천, 사천면의 사천이 흐르는 곡지에는 석호가 분포하지 않는다. 강릉 지역에서 중간 규모의 하천에 해당하는 주문진읍 신리천, 구정면 섬석천이 흐르는 곡지에도 석호가 분포하지 않는다. 하천의 규모가 커서 그 유량이 많으면, 하천의 토사 운반량이 많아서 곡지의 저습지가 빠르게 매립된다. 따라서 유량이 많은 하천이 흐르는 곡지에는 석호가 존재하기 어렵다.
현재 강릉 지역의 석호로는 강릉시 경포천 하곡의 경포호, 주문진읍 향호천 하곡의 향호, 강동면 시동천 하곡의 풍호를 들 수 있다. 그런데 1910년대에 작성된 1:50,000 지형도에는 현존하는 석호들 이외에도 사천면 최남단 해안 부근의 순포 등이 더 존재하고 있었다. 이 석호들은 너무 얕거나 소규모여서 자연적·인위적으로 매립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릉 지역에 존재하는 석호들로 유입하는 하천들은 그 유량이 적은 하천들이다. 이 하천들의 유량이 적을 수밖에 없는 지형적 배경은 다음과 같다.
강릉 경포호로 유입하는 주요 소하천은 경포천과 그에 유입하는 지변천이다. 지변천 유역은 태백산지에 평행하게 뻗는 능선인 ‘해발 422m 산봉 중심의 능선’ 이동에 국한되어 있다. 이 능선의 서쪽이 성산면 보광리 일대 즉, 백두대간 능선(태백산지 분수계 능선)의 동사면 일대이다. 이 백두대간 능선 동사면 일대의 유수는 백두대간 능선에 평행하게 뻗는 ‘해발 422m 산봉 중심의 능선’에 막혀서 남쪽의 남대천과 북쪽의 사천으로 흘러 들어간다. 따라서 지변천의 유량은 그리 많지 않다.
주문진읍 향호로 유입하는 주요 소하천은 향호천이다. 향호천 유역은 태백산지에 대체로 평행하게 뻗는 능선인 ‘해발 341m 산봉 중심의 능선’ 이동에 국한되어 있다. 이 능선의 서쪽은 주문진읍 신리천 유역과 양양군 현남면 화상천 유역에 해당한다. 주문진읍 신리천과 양양군 화상천도 백두대간 능선 동사면의 유수가 흘러드는 하천이 아니다. 향호천은 이 하천들보다도 한 단계 더 유량이 적은 하천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강동면 풍호로 유입하는 주요 소하천은 시동천이다. 시동천 유역은 ‘해발 100m 정도의 낮은 구릉지’ 이동에 국한되어 있다. 따라서 시동천의 유량은 매우 적다.
석호로 유입하는 하천의 유량이 적은 지형적 배경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강릉 경포호와 주문진읍 향호의 경우에는 하천들이 낮은 산지에서 발원한다. 한편 강동면 풍호는 하천이 구릉지에서 발원한다. 따라서 석호로 유입하는 하천들은 소규모 하천일 수밖에 없다.
위의 논의를 종합하면, 강릉 지역의 석호는 중부 및 북부 해안 중에서도 작은 규모의 하천이 흘러드는 곡지이면서, 그 곡지의 폭이 하천의 규모에 비해 현저히 넓은 곡지에 존재하고 있다. 강릉 지역의 석호에 유입하는 하천이 소규모 하천인 이유는, 그 하천이 낮은 산지 또는 구릉지에서 발원하는 하천이기 때문이다. 하천은 소규모이지만 하천 규모에 비해 곡지의 폭이 현저히 넓은 이유는, 곡지가 화강암의 화학적 풍화작용을 깊이 받은 상태에서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변천]
강릉 지역의 석호들은 호수가 된 이후 점차 그 규모가 축소되어 왔다. 강릉 지역에서 석호의 규모가 점차 축소되어온 것을 추적하기 쉬운 사례가 강릉 경포호의 경우이다.
경포호의 현재 면적은 약 887,500㎡이다. 이에 비해 1910년대에 작성된 1:50,000 지형도에는 경포호의 면적이 약 1,600,000㎡로서 현재의 1.8배에 이른다. 1910년대 당시의 경포호는 현 경포호의 북쪽인 안현천 하류의 저평지와, 현 경포호의 남쪽인 초당동 방향으로 넓게 확대되어 있었다. 1910년대 이후 경포호가 이와 같이 축소된 주요 원인은, 경지를 확보하기 위해 호수의 얕은 부분을 인위적으로 매립한 데 있다.
그런데 시기를 과거로 더 거슬러 올라가면, 경포호의 면적이 더 넓었다. 1788년(정조12년)에 편찬된 것으로 알려진 『강릉부지(江陵府誌)』에는 해운정이 경포의 서쪽 입구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 해운정은 경포호 서쪽 끝에서 상류쪽으로 750여 m 떨어져 있다. 그리고 해운정에서 상류쪽으로 700여 m 떨어진 곳에 선교장(船橋莊)이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 경포호의 상류부가 이와 같이 축소된 것은, 토사의 유입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토사의 유입량은 인간이 삼림을 벌채하여 농경지를 개간하면서 현저하게 증가되었을 것이다.
1960년대에 경포호가 축소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토목공사가 시행되었다. 경포천과 안현천이 경포호로 유입되고 있었는데, 두 하천의 유로가 직접 동해 쪽으로 빠지도록 변경되었다.
[현황]
강릉 지역의 석호는 바닷물로 침수되었던 만입지가 호수로 된 것이다. 강릉 지역 석호의 염분 농도는 현재 매우 낮은 상태이다.
[의의 및 평가]
강릉 지역의 석호는 강릉 지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희소한 자연자원이다. 석호는 후빙기의 해수면 상승으로 넓은 곡지가 침수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석호가 자연적으로 다시 형성되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런데 강릉 지역의 석호는 자연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는 운명인데다가 인위적으로도 매립의 과정을 겪어 왔다. 강릉 지역의 석호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