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최초의 승장]

임진왜란이 시작되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의병이 일어났다. 그중에서도 처음으로 승려를 규합해 전장으로 나선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영규대사’이다. 영규대사는 공주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인물이다. 속성은 밀양박씨, 이름은 영규(靈圭), 호는 기허당(騎虛堂), 공주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계룡산 갑사에 들어가 출가한 뒤 휴정(休靜)의 문하에서 법을 깨우쳐 그의 제자가 되었다. 공주 청련암(靑蓮庵)에 있으면서 나무지팡이인 선장(禪杖)을 가지고 혼자서 무예를 익히곤 하였는데, 그의 실력을 따를 자가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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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사 표충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3일 내내 통곡을 하며 분을 삭이다 결국 스스로 승병을 이끌고자 마음먹고 의승(義僧)수백명을 규합하였다. 수백명의 승려가 영규대사를 따랐다는 것은 아마도 그가 머물렀던 ‘갑사’라는 절의 위세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영규대사가 이끄는 승병은 관군과 함께 청주로 진격하였고, 왜적과 접전을 벌였다. 그 와중에 패전을 두려워한 관군은 달아났으나 그가 이끄는 승병이 목숨을 걸고 싸워 마침내 청주성을 수복하였다.

이 무렵 충청도 일대에서 활약하던 의병장 조헌(趙憲)이 전라도로 향하는 고바야가와(小早川隆景)의 일본군을 공격하자는 주장을 펼치자 영규대사는 관군과의 연합작전을 위하여 이를 늦추자 하였다. 그러나 조헌이 그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의병을 이끌고 전장으로 떠나자, 영규대사는 조헌을 혼자 죽게 할 수는 없다며 마침내 조헌의 군사들과 함께 금산으로 출전하였다. 그리하여 1592년(선조 25) 8월 18일 조헌과 영규가 이끄는 의병과 승군이 금산전투에서 왜적과 맞닥드려 결전을 치루게 되었는데 최후의 한사람까지 싸워 끝내 왜군의 호남 침공을 저지하였다.

[영규대사의 의로운 죽음을 기리는 사람들]

당시 서울을 떠나 의주로 피난갔던 선조 임금은 청주성 승전에 대한 포상으로 영규대사에게 당상의 벼슬과 의복을 하사하였다. 그러나 임금의 포상이 도착하기 전에 금산전투에서 영규대사는 전사하고 말았다. 그의 죽음을 계기로 전국 곳곳에서 승병이 궐기하게 되었다.

금산 땅에는 당시에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이름 없는 의병을 기리며 칠백의총이 만들어졌고, 영규대사는 금산 종용사(從容祠)에 제향되었다. 갑사의 승려들은 영규대사의 시신을 수습해 와 갑사에서 가까운 유평리에 모셨다. 그 뒤 1810년경 공주의 밀양박씨 후손들이 묘소의 앞에 비를 세웠다. 계룡면 월암리에는 영규대사의 충신정려가 있고, 유평리에 묘소가 있으며 갑사 내에는 그와 함께했던 승병장들을 모신 표충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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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대사 정려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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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대사 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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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대사 제향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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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대사 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