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60004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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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名節飮食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광주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정옥 |
[정의]
광주광역시 지역 주민들이 명절에 먹는 음식.
[개설]
광주광역시의 지역 주민들이 예로부터 명절에 명절의 뜻과 관련되어 먹는 음식을 명절 음식이라고 한다. 전라도의 중심지인 광주광역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하는 3차 산업이 주요 산업이지만 예전에는 농업이 주요 산업이었다. 사계절이 뚜렷한 광주광역시의 농사는 기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1년을 15일씩 24개의 절기로 나누고, 절기에 따라 농사일을 진행하였다. 24절기에 따라 제철에 나는 식재료로 절기의 의미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 먹었는데 이를 절식이라고 하고, 계절에만 나는 식재료로 만드는 음식을 시식이라고 하는데 이 절식과 시식 중 민속적인 내용을 포함한 것이 명절 음식이다.
다음은 광주광역시의 월별 명절 음식 중 대표적인 것들이다.
한 해를 시작하는 첫달을 정월이라고 하며, 정월에는 설, 보름, 입춘이 있다. 설에는 한 해를 시작하는 첫날로 떡국, 찰떡, 유과, 강정, 약과, 다식, 식혜, 엿, 수정과, 녹두지짐, 세주 등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하여 조상에게 제사를 지낸다. 설날 준비하는 음식은 각 집안마다 종류가 다르지만 차례상에 메 대신 떡국을 올리는 것은 같았다. 예전에는 꿩고기로 떡국을 끓였으나, 꿩을 구하지 못한 집에서는 닭으로 떡국을 끓였다. 여기에서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유래하였다. 냉장고 등 저장 시설이 없을 때에는 꿩이나 닭을 삶아서 잘게 찢은 다음 간장에 조린 닭장을 만들어 장독에 두고서 떡국을 끓였다. 보름에는 귀밝이술, 약식이나 오곡밥 또는 팥을 넣은 찰밥을 하고, 반드시 겨우내 저장하였던 묵은 나물로 나물을 하여 나물잎을 넓게 펴 주먹밥을 만들어 먹었는데, 이를 복쌈이라고 한다. 나물잎 대신 김을 쓰기도 한다. 입춘에는 달래, 쑥, 마늘, 무릇, 파를 섞어 오신채를 먹었으나 지금은 사라진 음식이다.
이월 초하루를 중화절 또는 하드렛날[하룻날]은 머슴날이라고 하여 다른 지역에서는 노비송편을 만들어 일꾼들에게 나누어 주었으나, 광주 지역에서는 쑥설기, 느티설기, 팥설기 등 설기를 하여 나누어 주며, 한 해 농사를 잘 부탁한다는 의미로 후한 대접을 하였다. 근래에 건포도가 수입되면서 건포도를 넣어 설기를 찌기도 한다.
삼월에는 삼짇날, 한식, 청명, 곡우가 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삼짇날에는 산과 들의 진달래와 쑥으로 화전을 지지고 쑥단자를 먹었다.
사월은 곡우, 입하, 초파일이 있으며, 풋보리나 밀을 구워 손으로 비벼 낟알을 까서 먹고, 연한 느티나무잎을 따다가 느티떡을 먹었다.
오월 단오에는 햇쑥으로 만든 쑥절편과 개피떡을 먹었는데, 광주 지역에서는 쑥절편은 쑥떡으로, 개피떡은 바람떡이나 달떡이라고 부른다.
유월에는 유두, 소서, 대소, 초복 등이 있으며, 꽃게찜, 수제비, 밀가루범벅, 기정떡 등을 먹는다. 고추밀가루범벅은 작고 연한 고추를 골라 씻어서 물기가 있을 때 마른 밀가루를 묻혀 가마솥 밥을 뜸 들일 때 그 위에 올려 쪄내서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으로 양념한 것이다. 광주 지역에서는 기정떡을 술떡, 벙거지떡, 기주떡이라고 한다.
칠월은 칠석, 삼복, 입추, 처서가 있는 달이다. 삼복에는 원기 회복을 위하여 보신탕, 계삼탕 등을 먹었다. 전에는 삼계탕을 계삼탕이라고도 불렀으나 지금은 대부분이 삼계탕이라고 부른다. 또 칠월에는 인근 강에서 잡은 다슬기로 다슬기수제비를 끓이거나 밀가루를 막걸리로 반죽하여 찐 밀개떡도 만들어 먹었으며, 산에서 정금을 따서 소주에 정금주를 담갔다.
팔월에는 백로, 추분, 추석이 있다. 추석은 가을 수확을 하는 시기로 일 년 중 식재료가 가장 많은 절기이기도 하다. 추석에는 한 해 농사를 감사하며 햅쌀로 밥을 짓고 떡을 하고 여러 가지 음식을 하여 차례를 지낸다.
구월에는 상강이 있으며, 가을 추수 마무리를 하는 시기로 국화전, 국화주, 박속나물, 무지개덕, 홍어회, 우렁이된장국, 추어탕, 호박잎국, 토하젓을 즐겨 먹었다.
시월에는 입동과 소설을 맞이하여 구월에 마무리 못한 농사일을 마무리짓고 겨우내 먹을 음식을 준비한다. 상달에는 장독고사를 지내고 시제를 모신다. 이때는 김장김치, 배추동치미, 무동치미인 싱건지 등의 김장을 하고, 호박떡, 유자정과 등을 먹었다.
동짓달의 동지에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동지팥죽을 먹었다.
농사를 주요 산업으로 삼았던 예전에는 이상의 절기 음식을 먹었으나, 현재는 농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농업 기술의 발달로 농사에서 절기의 의미가 약해지면서 대부분의 절기 음식이 사라지고 설날, 대보름, 추석, 동지 정도의 절기 음식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