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1012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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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與友人共吟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상북도 경산시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정목주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764년 - 김이덕 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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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몰년 시기/일시 | 1846년 - 김이덕 사망 |
편찬|간행 시기/일시 | 1961년 - 「여우인공음」 『송정유집』에 수록, 간행 |
성격 | 한시 |
작가 | 김이덕(金履德) |
[정의]
조선 후기 경산 지역에서 활동한 문인 김이덕이 지은 한시.
[개설]
「여우인공음(與友人共吟)」은 조선 후기 경산 지역에서 활동한 문인 김이덕(金履德)[1764~1846]이 지은 한시이다. 김이덕은 일찍이 시로 이름이 났는데, 1807년(순조 7) 경상감사(慶尙監司) 윤광안(尹光顏)[1757~1815]이 도내(道內)의 선비들을 관덕당(觀德堂)에 모아 향음주례(鄕飮酒禮)를 행할 때, 여기에 참석하고 난 뒤 지은 오언(五言) 140구의 장시(長詩)가 남아 있다. 황정(黃庭) 이태승(李台升)이 하양의 현감으로 와서 육영재(育英齋)를 설립하자 거기서 강학을 맡았다. 저서로는 『송정유집(松亭遺集)』이 있다. 「여우인공음」은 산 속에 사는 친구와 강 가에 사는 친구가 만나서 서로 각자의 일상을 이야기하며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삶에 대한 자부심을 읊은 작품이다. 1961년 간행된 『송정유집』에 수록되어 있다.
[구성]
한시형식은 칠언절구(七言絶句), 측기식(仄起式)이고, 운목(韻目)은 소(蕭)이며 운자(韻字)는 요(邀), 초(樵), 교(橋)이다.
[내용]
여우인공음(與友人共吟)[친구와 함께 읊음]
산객임강강객요(山客臨江江客邀)[산에 사는 사람이 강으로 오니 강에 사는 사람이 맞이하네]
강산풍미설어초(江山風味說漁樵)[강과 산에 사는 멋을 고기 잡고 나무하는 일로 이야기하네]
의상자하농욕적(衣上紫霞濃欲滴)[옷 위에 붉은 노을 짙게 방울져 떨어지니]
지군응자무릉교(知君應自武陵橋)[그대는 응당 무릉의 다리를 건너온 줄 알겠네]
[특징]
화자가 특정되지는 않는다. 산에 사는 사람이 강으로 온다고 했으니 아마도 화자는 강에 사는 사람일 듯하다. 산 속에 산다면 땔나무를 하며 사는 나무꾼일 수도 있고, 강가에 산다면 고기를 잡으며 사는 어부 일 수도 있다. 아니면 이 둘은 속세를 떠나 자연을 벗 삼아 숨어 사는 은자(隱者)일 수도 있다. 이 둘은 만나서 옳고 그름을 따지는 세상의 시끄러운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그저 나무하고 고기 잡는 일상을 이야기할 뿐이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강산에 사는 풍미(風味), 곧 자연에 사는 고상한 멋이다. 초탈(超脫)의 경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로 미루어보건대 화자와 그의 친구는 신선의 세계를 꿈꾸는 은자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제3, 4구에서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무릉교(武陵橋)를 건너왔다고 함은 신선의 세계, 별천지(別天地)에서 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무릉교는 해인사 밑 홍류동(紅流洞) 골짜기 입구에 실제로 있는 다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무릉’은 무릉도원(武陵桃源)을 가리킨다. 도잠(陶潛)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의하면, 동진(東晉)의 태원(太元) 연간에 무릉(武陵)의 한 어부가 일찍이 시내를 따라 한없이 올라가다가 갑자기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핀 선경(仙境)을 만나 그곳에 들어갔더니, 일찍이 포악한 진(秦)나라 때의 난리를 피해 그곳에 들어와 대대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 거기서 그곳 사람들에게 극진한 대접을 받고 며칠 뒤에 배를 타고 다시 되돌아왔는데, 그 후로는 다시 그 무릉도원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무릉도원은 여기에서 유래된 고사(故事)로 별세계(別世界), 이상향(理想鄕), 선경(仙境) 등의 의미로 쓰인다. 화자가 비록 친구를 통해서 지만 무릉교를 건너왔다고 하는 것은 은연중에 선경에 사는 신선이 된 듯한 자부심을 표현한 것이다.
[의의와 평가]
한시를 비롯한 시가문학에서 선경(仙境)에 대한 소망을 노래한 작품은 무수히 많다. 그만큼 인간이 사는 세상은 시끄럽고 시름도 많아 살기 힘들다는 방증이며 속세에서 벗어나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삶을 누구나 소망한다. 그러나 실행에 옮기는 일은 만만치 않다. 그래서 뜻이 큰 사람은 그 뜻을 펴지 못해 강태공(姜太公)처럼 가짜 어부 노릇을 하며 세월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여우인공음」은 탈속(脫俗)의 경지를 아주 평범하면서도 담박(淡泊)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