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000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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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風水地理 |
분야 | 지리/인문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경환 |
[정의]
음양오행설을 기초로 전라남도 화순 지역의 땅에 관한 이치를 설명하는 이론.
[개설]
풍수지리의 개념은 땅의 기를 살펴 그에 걸맞은 용도를 결정하고, 선정된 땅에 건축물을 세울 때 적절한 공간 배치를 제시하며, 뭔가 부족함이 있을 때 땅을 고쳐 쓰는 비보 진압 풍수를 따르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인간은 땅을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고, 모든 인간은 땅 위에서 자신의 생활을 영위한다. 즉, 풍수지리는 인간의 삶과 관련된 자연환경 그리고 인간과 환경 간의 관계 등에 관심을 갖는 전통 지리학이라 할 수 있다.
풍수의 구성 요소를 살펴보면, 먼저 ‘인(人)’, 그리고 음양론(陰陽論)적 구분에 따라 지표상의 자연환경을 대변하는 ‘산(山)’과 ‘수(水)’, 인간과 환경 간의 독특한 관계의 산물인 ‘방위(方位)’ 등을 구성 요소로 한다. 풍수는 연구하는 방향에 따라서 땅의 형상을 연구하는 형기 풍수와 방위와 시간을 살펴 길흉화복을 연구하는 이기 풍수로 나눌 수 있으며, 연구 대상에 따라 생존한 사람과 관계되는 양택 풍수와 죽은 사람의 무덤을 대상으로 하는 음택 풍수로 구분할 수 있다. 음택 풍수와 같은 경우에는 묘터가 갖고 있는 좋거나 나쁜 기운이 후손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동기 감응론을 따른다. 이는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없고, 인간에게 미치는 시기나 영향력이 예측 불가능하고 다르기 때문에 풍수지리가 미신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하지만 풍수지리는 동양에서 오랜 기간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으므로, 과거의 공간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풍수지리를 이해해야 한다. 풍수지리를 통해 공간을 인식하는 방법은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지역을 파악하는 데 의미 있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화순군의 길지]
화순군의 길지로 크게 두 곳을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백아산 주변이며, 두 번째는 만연산 주변이다. 주봉이 810m에 이르는 북면의 백아산은 석회석 성분이 많고 산의 모습이 흰 거위의 형상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라 전해진다. 예부터 주민들은 백아산의 돌 빛이 하얗게 변하면 다출장상(多出將相)한다고 믿어왔다고 한다. 백아산을 풍수지리학적으로 해부하면 풍수의 기본체형인 금·목·수·화·토의 5형(形)을 모두 갖춘 특수한 지형으로 분류된다. 산세가 수려하고 돌산으로 명승을 이룬 화형(火形)은 명당이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백아산은 많은 명혈을 지니고 있는 독특한 곳이다.
전라남도 화순군 북면 용곡리의 백아산 주봉 아래 높이 100m의 기암절벽을 이루고 있는 바위를 마당 바위라 부르는데 이곳은 누런 용이 배를 짊어지고 있는 형국이라 하여 황룡부주형(黃龍負舟形)이라는 혈맥을 지니고 있다. 이 혈에 묘를 쓰게 되면 백두에 해당하는 정승이 줄을 잇는다고 하나, 아직 정확한 지점은 파악되지 않았다. 또한 백아산이 무등산으로부터 꼬리를 물고 뻗어 내려오는 내맥은 학이 하늘로 날아올라가는 비학상천(飛鶴上天) 형국이 있어 문무백관(文武百官)[모든 문신과 무신]을 많이 배출할 수 있는 지형이다.
뿐만 아니라 북면 월국리에는 백아산으로부터 큰 힘을 이어받은 갈마음수형(渴馬飮水形)이라는 대혈이 있는데 이곳은 목마른 말이 물을 마시는 형국이라 하여 시기와 인물을 제대로 만나야 기운을 발산할 수 있다는 특수한 곳이며, 4명의 정승이 한 집안에서 나올 곳이라 전해진다. 또, 북면 맹리 마을 앞에 있는 황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의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도 지목할만한 곳이다. 이 혈은 많은 자손이 이어지는 지형으로 자손들이 번성하고 부귀가 함께 따르는 곳이라 전해진다.
두 번째로 만연산은 산맥의 흐름으로 보아 무등산의 정남쪽에 위치한 무등산의 지봉으로 화순읍을 양팔로 감싸고 있는 형세이다. 다시 말하면 화순군의 머리 위에서 좌측의 옥녀봉으로 향한 청룡 가닥과 우측으로 뻗어나간 종괘산이 백호를 이루어 명혈이 많은 산이다. 풍수설에 따라 집터나 묏자리 따위의 좋고 나쁨을 가려내는 일부 지사(地師)들은 만연산이 화순군의 조산(祖山)[풍수지리에서 혈에서 가장 멀리 있는 용의 봉우리]이라 하여 직접 혈이 맺히지 않는다고 해석하고 있으나, 무등산 권역을 크게 해석할 때 정남쪽의 줄기가 맺히는 주산으로 풀이하기도 해 미지의 혈들이 어느 곳보다 많은 산이기도 하다.
만연산은 청룡 가닥에 해당하는 명당으로 좋은 자리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지세를 갖고 있다. 이 지역의 마을에서 명당 자리와 관련된 사당 건립을 반대해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만연산에는 좌청룡보다 우백호가 훨씬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형세로 더 큰 혈들이 서남쪽에서 나타난다. 이처럼 화순읍의 풍수를 살펴보면, 화순읍 서쪽에 있는 종괘산은 궁중에서 쓰는 악기인 현종이라는 특이한 명혈을 가지고 있는데, 이 혈은 호남에서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대혈로 이 혈을 찾으면 국가적인 권세와 부귀를 누릴 수 있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자리가 어디인지 분명히 나타나지 않았고 정확히 진단할 수 없었다고 한다. 화순읍 앵남리 뒷산인 앵무라는 명당도 종괘산의 기운을 받아 맺힌 큰 혈 중 하나인데, 이 자리를 점령하면 당대에 운이 트이고 복을 받아 천년 이내에는 패가망신 할 수 없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 화순군의 읍내나 야산에 산재하고 있는 명당을 살펴보면 대표적으로 현재 화순 향교가 있는 오공혈[지네 모양의 명당]을 들 수 있다. 이곳은 원래 묏자리로 적합한 음택이나, 지금은 건물이 들어서버려 손댈 수 없는 곳이다. 향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향교의 한쪽 마루가 항상 썩어 내려앉아 여러 차례 수리를 했다고 전한다. 즉, 명당에는 열과 혈기가 도사리고 있어 항상 수증기가 솟아오르고 있기 때문에 마루가 썩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설명해 주고 있는 셈이다.
[화순군의 풍수 지명]
여러 요인에 의해 생성·변화·소멸의 과정을 거치는 지명은 사람에게 있어 이름과 마찬가지로 지표상의 공간 현상을 구분 짓거나 현상의 의미를 구성하는 주요한 수단이 된다. 그 중에서 전통 지리학이자 공간 인식 체계인 풍수와 관련된 지명은 화순군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산·골짜기·하천·들의 자연 현상은 물론 묏자리·마을·도시 심지어 국가의 수도에 이르기까지 공간적 규모나 목적을 달리하며 다양하게 관련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풍수 인식의 바탕이 되는 음양오행론, 풍수를 구성하는 산·수·방위 등의 요소, 그리고 구성 요소와 관련해 구체적 입지를 찾고 또 정해진 입지처에 시설물을 배치하거나 지세 전체를 개관·보완하는 이론[형국론, 비보론] 등을 토대로 삼아 화순군의 풍수 지명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지명이 지시하고 있는 현상[대상]과 관련된 풍수 지명
화순군의 풍수 지명은 산·골짜기·고개·경지·바위·섬 등의 자연 현상에서부터 마을에 이르기까지 장소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현상에 관련되어 있다. 이것을 지명이 지시하고 있는 현상별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산
검설산[한천면 오음리·한천면 한계리], 모후산[동복면·남면], 비봉산[능주면·도곡면], 오성산[동면·화순읍], 옹성산[이서면·북면·동복면], 용암산[한천면·춘양면·이양면], 화학산[남면·청풍면], 알미산[화순읍 일심리] 등
2) 고개
너릿재[화순읍 이십곡리], 묘치[동면·이서면·동복면], 서밧재[남면·동면], 함정목, 새목재[화순읍 동구리], 비구재[화순읍 벽라리], 여시 고개[한천면 모산리], 논재[한천면 한계리] 등
3) 바위
떨걱 바위[화순읍 만연리], 연수 바위[화순읍 신기리], 농바위, 시리 바위, 가새 바위, 웃또름 바위, 아랫또름 바위, 문턱 바위, 물난 바위, 실바위, 노름 바위[화순읍 동구리], 두꺼비 바위[화순읍 다지리], 배바위[화순읍 대리], 베틀 바위, 북바위, 범바위[화순읍 세량리] 등
4) 들
지소평[화순읍 신기리], 방죽논, 말배미, 목답논[화순읍 동구리], 연소평들, 유촌들, 사창들, 버드내들, 노대대들, 잠바대들, 말배미, 평산배미[화순읍 유천리], 유하대들[화순읍 다지리] 등
5)샘
참시암, 새목재 시암, 깟밭재 시암[화순읍 동구리], 냉수통 시암, 연촌 시암[화순읍 유천리] 등
2. 풍수 형국론과 관련된 풍수 형국명
형국론(形局論)은 자연 현상이나 국면의 형체, 역량, 기세를 어떠한 물체의 형상에 비유하여 표현하는 방법이다. 풍수 형국은 보통 사람[人], 조류[禽], 짐승[獸], 용사류(龍蛇類) 등으로 대분된다. 여러 종류의 풍수 중 형국에 따른 산천 지세의 감응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한국 풍수의 주요한 특징이어서 그러한지 화순군 내 여러 마을에서 형국과 관련된 많은 지명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정리한 풍수 지명 중 형국 관련 지명을 형국 유형별로 구분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사람
모후산[화순군 동복면·남면], 옥녀봉[화순읍 유천리], 한식굴, 각시배미[화순읍 삼천리], 각씨 바위[춘양면 대신리], 쌍둥이 바위[청풍면 청룡리], 광대 바위[이양면 금능리], 장군 대지[이양면 용반리] 등
2) 조류
비봉산[능주면·도곡면], 오성산[동면·화순읍], 화학산[남면·청풍면], 연소혈[화순읍 신기리], 매봉[화순읍 다지리], 황새봉[화순읍 삼천리], 비구재[화순읍 벽라리], 앵무봉, 범바위[화순읍 세량리], 뗏재[청풍면 신석리] 등
3) 짐승
검설산[한천면 오음리·한계리], 묘치[동면·이서면·동복면], 서밧재[남면·동면], 자라배미[화순읍 일심리], 유하대들[화순읍 다지리], 두꺼비 바위[화순읍 다지리], 범바위[화순읍 이십곡리], 곰실[화순읍 도웅리], 개머리, 자라 바위[한천면 모산리], 부와등[한천면 한계리], 호미등[춘양면 가봉리] 등
4) 용·사
용소굴[화순읍 감도리], 용계[북면 용곡리], 용동골[청풍면 대비리], 백운리[청풍면 백운리], 등룡골[청풍면 백운리], 용박골[이양면 증리] 등
5) 기타[생활 용구·식물류 등]
옹성산[이서면·북면·동복면], 용암산[한천면·춘양면·이양면], 너릿재[화순읍 이십곡리], 배바위[화순읍 대리], 연화봉[화순읍 감도리], 솔모랭이[화순읍 도웅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