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015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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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映畫 |
분야 | 문화·교육/문화·예술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위경혜 |
[정의]
전라남도 화순에서 연속 촬영한 필름 영상을 보여주는 행위 및 그 작품.
[영화 촬영지로서의 화순]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갖고 있는 전라남도 화순 지역을 배경으로 영화를 촬영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2006년 전라남도 영상 위원회가 창립된 이래 전라남도 지역으로의 영화 촬영 로케이션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화순군에서 촬영된 영화는 다음과 같다.
송강호 주연의 「우아한 세계」[한재림, 2007]가 2006년 11월 4일~2006년 11월 6일까지 순천 교도소와 화순 전남 대학교 병원에서 촬영되었다. 영화사 ‘루씨 필름’이 제작한 「우아한 세계」는 평범하지 않은 직업 - 조직 폭력배 일원 - 을 가진 대한민국 가장(家長)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영화사 ‘오퍼스 픽쳐스’ 제작의 「쌍화점」[유하, 2008]이 2008년 5월 10일~2008년 6월 15일까지 전라남도 일원에서 촬영되었다. 「쌍화점」은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가 출연한 작품으로 원나라의 억압을 받던 고려 말기, 왕과 왕의 친위 부대 호위 무사 '홍림' 그리고 왕후를 둘러싸고 교차하는 섹슈얼리티(sexuality)를 그리고 있다. 「쌍화점」은 광주광역시, 전라남도 화순군, 구례군, 나주시, 올리브9의 협조를 받아 화순군 이서면 망향정, 장성군 축령산 휴양림, 구례군 천은사, 화엄사, 그리고 나주시 삼한지 테마파크에서 촬영되었다. 망향정은 광주 지역과 화순 지역민의 식수 보급을 위해 1983년 축조된 동복댐으로 수몰민이 된 이주민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지어진 정자로 천혜의 비경 ‘적벽’ 앞에 자리하고 있다.
망향정과 적벽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은 것은 영화 「쌍화점」 이외에 드라마 「계백」과 「근초고왕」이 있다. 「계백」은 백제의 장군 계백을 조명한 문화 방송 월화 드라마로 2011년 7월 25일부터 2011년 11월 22일까지 방송되었다. 「근초고왕」은 백제 제13대 근초고왕(近肖古王)의 일대기를 그린 주말드라마로서, 한국 방송이 2010년 11월 6일부터 2011년 5월 29일까지 방송하였다. 2012년 9월 8일부터 2013년 6월 9일까지 KBS1에서 방송된 주말드라마 「대왕의 꿈」 역시 망향정과 적벽을 촬영지로 선택하였다.
영화사 ‘JK픽쳐스’ 제작의 「시크릿」[윤재구, 2009]이 2008년 11월 22일부터 2008년 11월 23일 양일간 화순군의 전남 대학교 병원에서 일부 장면이 촬영되었다. 차승원, 송윤아, 그리고 류승룡이 출연한 「시크릿」은 폭력 조직의 2인자가 살해된 현장에 출동한 형사의 아내가 범인으로 의심되는 가운데 벌어지는 스릴러(thriller) 장르 영화이다.
2010년에 들어 한국 전쟁을 기존의 시각과 다르게 접근한 「고지전」[장훈, 2011] 가운데 일부 장면이 화순군 사평면 사수리 사평 자연 휴양림(沙坪自然休養林)에서 촬영되었으며, 2012년 3월부터 2012년 5월까지 KBS2에서 방송된 드라마 「사랑비」가 능주역에서 촬영되었다.
대기업 영화사나 방송사가 아닌 사회적 기업에 의한 영화 촬영 역시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에서 이뤄졌다. 2012년 사회적 기업 필름 에이지(Film Age)가 전남 문화 예술 재단의 지원을 받아 디지털 장편 「눈을 감으면」을 제작하였다. 「눈을 감으면」은 시각을 상실해가는 여성이 귀농하여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시각 장애 초등학교 여학생을 만나 마음을 치유하는 이야기이다. 2013년 4월 현재 극장 개봉을 준비 중이다.
[화순 지역 영화인]
화순 지역 출신의 영화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화순 지역과 연관된 영화인으로 독보적인 인물을 꼽으라면 신일선(申一仙)을 들 수 있다. 신일선[1912~1990]은 일제 강점기 공전의 흥행을 기록한 「아리랑」[나운규, 1926]에 주인공 영진[나운규 분]의 동생 영희로 출연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배우이다. 신일선의 본명은 신삼순으로, 1924년 오빠 신창운(申昌雲)의 권유로 조선 예술단에 입단하여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1925년 반도 예술단으로 소속을 옮긴 그녀는 1년 이후 1926년 9월 단성사에서 개봉한 「아리랑」에 출연하면서 일약 스타로 부상하였다. 신일선은 당시 15세의 순결하고 귀여우면서 가련하기 그지없는 어린 누이의 표상이 되었다.
신일선은 「아리랑」 흥행 이후 신파극 「봉황의 면류관」[이경손, 1926]과 탐정극 「괴인의 정체」[김수로, 1927]에서 여주인공을 맡고, 1927년 나운규 감독의 「들쥐」와 「금붕어」에 연달아 출연하면서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신일선은 「먼동이 틀 때」[심훈, 1927]를 마지막으로 1920년대 연예 활동을 중단하고 결혼하였다. 당시 미디어들은 그녀의 결혼을 무척 아쉬워한 것으로 전해진다.
1927년 10월 22일 결혼한 신일선의 상대가 바로 화순군 능주(綾州)의 만석꾼으로 불린 대부호의 외아들 양승환(梁承煥)이었다. 하지만 양승환은 이미 조혼(早婚)하여 아내와 아들을 두고 있었으며 이혼하지 않은 상태였다. 신일선은 1928년 정월 초하루 양승환의 복혼(複婚) 사실을 알게 되었으나 어찌할 수 없는 생활을 유지하였다. 첫 아들을 낳은 이후 신일선은 이경손과 함께 영화계 복귀를 꿈꾸었으나 무산되었고, 이후 둘째 아들을 낳고 능주에서 결혼 생활을 지속하였다.
결국 신일선은 결혼 7년 만에 양승환과 헤어지고 1934년 ‘포리돌 레코드’에서 음반을 취입하여 가수로 연예계에 복귀, 「청춘의 십자로」[안종화, 1934]에도 출연하였다. 하지만 신일선은 「아리랑」 3편[나운규, 1936]의 흥행 실패 이후 얼굴을 보이지 않다가, 해방 이후인 1957년 나운규 20주기 기념 「아리랑」에 단역을 마지막으로 영화계를 완전히 은퇴하였다. 이후 선술집까지 운영할 정도로 영락한 신일선은 건강이 악화되었고, 서울과 경상북도 청송 지역과 경상북도 안동 지역을 옮겨 다니다 1990년 작고하였다.
엄밀히 말하여, 신일선을 화순군 능주의 영화인으로 꼽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1920년대 후반 영화계에서 한참 인기를 구가하던 그녀가 결혼하여 7년이라는 세월을 보낸 곳이 능주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기대와 다른 결혼 생활과 이혼 이후 복귀한 연예계에서 예전의 명성을 찾을 수 없게 된 신일선에게 결혼은 어떤 의미였을지 자못 궁금하다. 결혼을 몇 달 앞둔 1927년 6월 20일 저녁 경성 관훈동에서 잡지 『별건곤』과 가진 인터뷰 당시, 결혼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예술가’로 답하며 수줍게 고개를 숙인 신일선의 모습이 상상되기 때문이다.
[화순의 극장 문화와 영화 관람]
화순군에 처음으로 상설 극장이 개관한 것은 1963년의 일이다. 화순읍 향청리에 281석 규모의 1층 건물 신안 극장이 문을 열었다. 당시 신안 극장 건물은 화순 읍내 신식 건물로 1인석 구조의 개별 관람석을 갖추고 있었다. 1960년대 도시를 벗어난 군(郡) 단위 비도시 지역 대부분 극장이 해당 지역 이름을 가져와 극장 명칭을 지은 것과 달리, 신안 극장은 ‘화순’이 아니라 ‘신안’으로 작명하였다. 신안 극장이라는 명칭은 중국 주자학의 틀을 세운 주자(朱子) 후손들의 자부심의 발로였다. 신안 극장 대표 주명옥의 시조(始祖)는 주자의 증손자 주잠(朱潛)으로, 주잠은 중국 송나라 신안현(新安縣) 사람이었다. 화순군 화순읍에 위치한 신안 극장은 지역 유일의 극장으로 기능하면서 영화 이외에 악극과 가요 쇼 등을 무대에 올리며 영업하다가 1981년 문을 닫았다.
화순읍 유일의 극장이 신안 극장이라면, 화순군 탄광 지역에 개관한 극장으로 천운장 극장이 있다. 1961년 건립된 천운장 극장은 공식 극장이 아니라 대한 석탄 공사 화순 광업소 복지 문화관을 달리 부르는 말이었다. 천운장 극장은 화순 광업소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문화 활동과 사업 일환으로 문을 열었다. 천운장 극장은 화순 읍내 신안 극장과 마찬가지로 극장 프로그램을 구성했기 때문에 화순 광업소 직원과 가족은 물론, 여타 면(面) 단위 지역민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천운장 극장 건물은 현재 사라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화순군 상설 극장 역사가 1960년대 초반에 시작되었다고 해서, 이전까지 화순 지역민이 영화를 관람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제 강점기부터 일반 가정집의 넓은 마당이나 논밭 그리고 장터 등지에서 포장을 치고 일시적으로 만든 가설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했기 때문이다. 가설 극장은 영화는 물론 연극과 서커스 공연까지 무대에 올렸다. 특히, 한국 전쟁 이후 상이군인들이 주최한 가설 극장 영화 상영은 화순읍 버스 터미널이나 화물 창고 등지에서 단속적(斷續的)으로 열렸다. 이들이 상영한 영화 필름은 도시를 비롯하여 여러 지역에서 상영을 마친 자투리 필름이었지만 폐허와 빈곤의 시대 지역민에게 위안을 제공하였다.
1981년 신안 극장을 마지막으로 지역 상설 극장은 화순군에서 사라졌지만, 1984년 화순 군민 회관 건립으로 지역 영화 상영의 역사는 계속되었다. 정식 허가를 받은 영화 상영 업자들이 화순 군민 회관을 간헐적으로 임대하여 어린이 대상 유료 영화를 상영한 것이다. 지역 영화 상영은 2009년 하니움 문화 스포츠 센터와 2011년 화순 군민 종합 문화 센터가 개관하면서 화순 군민 전체를 대상으로 확대되었다. 2011년 2월 26일부터 매주 토요일 하니움 문화 스포츠 센터 만연홀에서 시작된 지역민 대상 무료 영화 상영은 2013년 현재 화순 군민 종합 문화 센터로 장소를 이동하여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