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015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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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美術 |
분야 | 문화·교육/문화·예술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정지용 |
[정의]
전라남도 화순 지역에서 공간 및 시각의 미를 표현하며 이루어지고 있는 예술 행위.
[개설]
화순 지역은 문인들에 의해 표현된 미술 작품과 근대의 서예·서양화, 그리고 쌍봉사·운주사 등 사찰을 통해 나타난 불교 미술이 주를 이루었다. 조선 시대 학포(學圃) 양팽손(梁彭孫), 규남(圭南) 하백원(河百源), 사호(沙湖) 송수면(宋修勉), 염재(念齎) 송태회(宋泰會) 등과 근대에 들어 근원(槿園) 구철우(具哲祐)의 서예, 모후산인(母后山人) 오지호(吳之湖)의 서양화 등은 화순 지역의 미술을 대표하는 작들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운주사 천불 천탑과 쌍봉사 목조 지장보살 삼존상 및 시왕상은 화순 뿐만 아니라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불교 미술이라 할 수 있다.
[전통 회화]
조선 초기 문인화가 학포 양팽손은 화순군 능주 출신으로 문장과 서화에 뛰어났으며 「산수도」·「기명절지도」·「매죽도」 등의 작품을 남겼다. 이 중 「산수도」는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는데, 경물을 좌측에 치우쳐 배치한 편파 구도를 사용하였고, 우측에는 물과 낮은 평원이 넓은 공간 안에 표현되어 있다. 경물들은 근경·중경·원경을 뚜렷이 구분하여 삼단으로 배치하였는데, 근경 및 중경의 언덕과 산은 나란히 비스듬하게 솟아 있고, 원경의 산은 안개 위에 수직으로 중첩시켰다. 중경에는 여러 선비들이 둘러 앉아 환담하는 다회 장면을 표현하였고, 근경에는 누각과 수목, 그리고 지나가는 고깃배가 있다. 이러한 경물들의 배치는 삼단 배치로 되어 있고 준법에 있어서 단선점준(短線點皴)을 사용하여 안견파 화풍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조선 초기의 회화 경향을 추적하는데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다.
조선 중기 화순군의 회화 자료로 도암면 밀양 박씨 충효사에 보관되어 오던 「총마 계회도(驄馬契會圖)」를 들 수 있다. 「총마 계회도」는 전라남도 유형 문화재 제261호에서 2011년 국가 지정 문화재인 보물 제1722호로 승격 지정되었다. 가로 68.5㎝ 세로 135㎝ 크기로 계회의 명칭과 계회 장면을 그린 그림으로 왕의 시문과 참석자를 기록한 좌목을 상하 4단으로 배치하고 있다. 총마는 사헌부 감찰의 별칭으로 이 그림은 통훈 대부 행 사헌부 감찰 이철견을 비롯한 24명의 사헌부 감찰들이 모여 계를 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조선 말기 규남 하백원[1781~1845]은 화순군 이서면 야사리 출신으로 이용후생(利用厚生)의 학문적 태도를 띤 문인이었다. 하백원은 사대부 문인들과 다름없이 산수·매화·화조·영모 등 다양한 화제의 그림을 그렸으며,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묵매화 병풍」을 들 수 있다. 그밖에도 「까치 매화도」와 기행 시화첩인 『해유 시화첩』 등이 있으며, 실용 학문의 연구에 따른 그림으로 「자승차 도해」·「동국 전도」·「만국 전도」 등이 있다.
화순 지역 문인화의 경향은 화순군 사평면 사평리의 사호 송수면[1847~1916]과 염재 송태회[1872~1941]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송수면이 「고씨 화보」, 「십죽재서 화보」 등을 임모(臨摸)한 화첩이 전하는 것으로 보아 그는 임모를 통해 필치를 익혔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존하는 그의 그림은 사군자·산수·모란·포도·매화 등 다양한 소재를 표현한 것들이 있으며, 그 가운데 『화접도 병풍』은 나비와 화훼, 괴석을 함께 그린 것으로 국립 중앙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 그림은 각 폭마다 괴석과 화초, 일곱 또는 여덟 마리의 나비로 구성되어 있으며 갖가지 종류의 나비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송태회는 송수면의 형 송긍면의 셋째 아들로 시문과 서예에 뛰어나 1923년 제1회 조선 미술 전람회를 시작으로 총 8회에 걸쳐 서예와 매화를 출품하여 입선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송태회의 작품으로는 1927년 ‘의재 허백련’과 함께 금강산을 여행하고 그린 『금강산도 병풍』, 1929년 ‘공필 양재면’의 요청으로 고향인 화순의 정경을 그린 『죽수 십이경도』, 「무이구곡도」가 있으며 소나무·매화·국화·파초·석류 등과 새·나비를 그린 『문인화 병풍』 등이 있다. 그 밖에도 산수와 화접도, 사군자 등 다양한 그림들이 있다.
근원 구철우[1904~1989]는 화순군 한천면에서 출생하여 서화로 일생을 보낸 인물이다. 1938년 의재 허백련의 연진회 창립 회원이 되어 서화에 전념하였으며 광주·전라남도 지역 서화 부흥에 큰 역할을 하였다. 1956년 묵죽으로 국전 특선을 하였으며 4회 연속 국전 서예부 사군자로 특선을 차지했다. 이후 1960년 국전 초대 작가로 추대되어 심사 위원 및 심사 위원장을 7회 역임하였고, 1961년 전라남도 문화상 수상, 1975년 한국 예술원 원로 작가로 추대, 1978년 연진회 미술 원장과 1980년 전라남도 문화재 위원을 역임하였다. 그의 스승인 허백련은 사군자를 잘 하였는데 특히 매화에 능하였다.
[서양화]
모후산인 오지호[1905~1985]는 화순군 동복면 독상리 출신으로 평생 한국의 자연과 풍토를 작품으로 제작하였던 서양화가이다. 1923년 고려 미술원을 다니면서 그림을 배웠으며, 1925년 일본 가와바다 도화학교[川端畵學校]를 거쳐 1926년 동경 미술 학교 서양화과에서 수학하였다. 졸업 후 귀국하여 서구의 인상주의 회화 양식을 추구하며 빛과 색이 이루어내는 자연을 맑고 밝은 색채로 그려냈고, 무엇보다도 서구의 인상주의를 한국적 풍광과 정감으로 토착화시킨 한국적 인상주의를 전개하며 한국 미술사에 큰 획을 그었다.
이러한 특징을 담은 그의 작품으로는 「설경」, 「초가집」, 「사과밭」, 「남향집」, 「포구」, 「초추」, 「흑산도」, 「무등산이 보이는 9월 풍경」, 「추경」, 「단풍」, 「추광」, 「목포항」 등 다수가 있다. 1973년 국민 훈장 모란장 수상, 1977년에는 대한민국 예술원상 수상, 2002년에는 금관 문화 훈장이 추서되었던 인물로 화순 지역이 배출한 한국 근·현대 대표적인 서양화가이다.
이외에 화순군 출신의 서양화가로 강용운을 들 수 있다. 광주 교육 대학교 교수로서 도전 심사 위원, 조선 일보 초대 작가, 심사 위원을 역임하고 도 문화상을 수상하였다. 광주·전남 지역에 추상 미술을 널리 확산시켜 회화 세계의 폭을 확대시켰으며 광주 지역 화단의 비구상 회화 계열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불교 미술]
화순군에 불교가 전래된 것은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유마사로 미루어 볼 때 백제 후기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유마사를 비롯하여 화순 지역의 대표적인 사찰로는 쌍봉사·운주사·규봉암·개천사·만연사 등을 들 수 있으며, 이 가운데 쌍봉사와 운주사는 화순 지역의 다양한 불교 미술을 확인할 수 있는 곳들이다. 쌍봉사에는 1694년 조각승 ‘색난’에 의해 조성된 전라남도 유형 문화재 제251호 ‘목조 삼존불상’이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다.
또한 17세기 중·후반에 활발한 조각 활동을 펼친 조각승 운혜(雲惠)의 불상 양식 연구와 운혜파 조각승의 조각 활동 및 경향을 시기별로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는 ‘목조 지장보살 삼존상’과 ‘시왕상’은 2011년 보물 제1726호로 지정되어 화순 지역의 불교 미술을 대표하고 있다.
이외에도 쌍봉사에 있는 국보 제57호 ‘철감 선사탑’은 통일 신라 시대인 886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곳곳에 입체적으로 구름무늬와 악기를 든 가릉빈가, 사천왕상, 비천상 등이 조각되어 있다. 철감 선사탑은 이러한 조형성과 예술성으로 신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승탑 가운데서도 으뜸가는 걸작에 속하며 당시의 세련된 조각 기법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머리의 거북 형태로 만들어진 ‘철감 선사탑비’는 이전 시기의 원형 이수와 달리 넓은 오각형의 형태를 하고 있어서 특이할 만하며 보물 제170호로 지정되어 있다.
운주사는 신라 말기 도선 국사가 세운 사찰이다. 국운이 일본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고, 나라의 기틀을 공고히 하고자 도력으로 하룻밤 사이 천불 천탑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운주사에는 천불 천탑으로 불리는 석불과 석탑이 존재하는데, 현재 100여 개의 석불과 20여 기의 석탑이 있어 마치 석불과 석탑의 야외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석불은 대표적으로 와형 석조 여래불, 석조 불감, 광배 석불 좌상, 금동 여래 입상, 금동 보살 입상 등이 있다. 또한 보물 제796호 운주사 9층 석탑과 보물 제798호 운주사 원형 다층 석탑 등의 문화재 수십 기가 현존하여 불교문화의 절정을 보여 주고 있다.
이 밖에도 17세기 중엽 조성된 ‘만연사 목조 아미타 삼존불’, 1783년에 조성된 보물 제1345호 ‘만연사 괘불탱’, 1660년에 만들어진 ‘만연사 범종’, 조선 시대에 조성된 ‘선정암 목조 관음보살 좌상’, 1908년에 조성된 ‘선정암 석가모니 후불탱’과 ‘석불암 마애 여래 좌상’ 등이 화순의 불교 미술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화순 지역의 미술은 크게 문인화, 서양화, 불교 미술로 구분할 수 있다. 양팽손을 비롯한 문인 화가들은 의와 충절을 바탕으로 하는 호남 지역의 선비 정신을 담아 문인화의 맥을 이어온 대표적인 인물들이라 할 수 있다. 근대 이후 오지호, 강용운 등은 서양화가로서 각각 한국적 인상주의 회화를 개척하였고, 비구상 회화를 이끌어 오면서 호남 지역의 서양화 발전과 나아가 한국 서양화단에 큰 업적을 남겼다.
이들은 현재까지도 호남의 서양화단을 공고히 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화순군의 불교 미술은 화순 지역의 규모에 비해 많은 유적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으며, 쌍봉사·운주사·만연사 등의 불교 미술품들은 화순 지역의 자랑거리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불교 미술품으로서 화순 지역 불교 미술의 연구와 보존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