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C020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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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문화·교육/문화·예술 |
유형 | 마을/마을 이야기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 도장 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옥희 |
도장골 밭노래를 테마로 한 마을축제 | 2006년 - 도장 마을밭노래를 테마로 한 마을축제가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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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골 작은 음악회 | 2010년 - 광주mbc 신얼씨구학당’ 진행자인 백금렬씨의 사회로 '도장골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
2011년 도장골 한마당 축제 | 2011 - 축제에서 마을의 10대 상징물을 선포했다. |
2011년 도장골 한마당 축제 | 2011 - 2011년부터 우봉마을 들소리팀이 참여하였다. |
2012년 도장골 한마당 축제 | 2011.12.22 - 동짓날 팥죽을 먹으며 송구영신 행사로 치러졌다. |
마을지 | 도장 마을회관 -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 289번지 |
마을지 | 정천둑방 -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도장리 |
[구수한 팥 냄새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쌩코롬한 추위가 몸과 마음을 웅크리게 하는 겨울날 아침, 도장 마을에서는 날씨와는 다르게 밝은 에너지가 넘쳐났다. 정천둑방에서는 아이들 몇 명이 시린 겨울 하늘에 연을 날리고 있었다. 연날리기에 서툰 아이들에게 열심히 방법을 알려주는 부모들의 얼굴에도 어렸을 때의 천진함이 묻어났다. 마을 회관 앞에서는 따뜻한 장작불이 타닥타닥 타오르고, 장작불을 빙 둘러싸고 사람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바로 옆 천막에서는 마을 사람들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액자 속의 주민들의 모습에는 기쁨, 슬픔, 노여움, 사랑 등 우리네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도장 마을 회관 안에서는 어머니들의 분주한 손놀림과 함께 음식 준비가 한창이다. 하얗게 피어오르는 연기와 함께 팥 삶는 냄새도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누가 봐도 풍성하고 즐거운 이 잔치의 명칭은 ‘2012년 도장골 밭노래 한마당 축제’이다.
이날 마을을 찾은 사람들에게는 마을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로 만든 정성스런 시골 반찬과 함께 구수한 동지팥죽이 제공되었다. 음식을 가져가는 사람들에게 어머니들은 “양껏 갖다 잡솨.” 하는 인사말을 건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엄동설한에도 축제를 즐기는 마을]
점심 식사가 끝난 후 “갠지 갠지 갠지개갠” 도암 농악단의 흥겨운 길굿이 축제의 서막을 알렸다. 김범순 축제 위원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축제에 함께 하려고 찾아온 사람들의 인사가 이어졌다.
“이 엄동설한에 축제한다고 하는 마을은 전국에서 이 도장 마을 밖에 없을 것입니다. 유난스럽고 극성스럽습니다. 대한민국의 농촌이 다 쓰러져도 이 도장 마을만은 마을공동체를 지켜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문행주)
도장 마을 축제가 열릴 때면 빠지지 않고 참석했던 문행주 군의원의 인사말에 참여한 사람들은 공감한다는 듯 큰 소리로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사실 2012년 축제는 가을 즈음에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10월에 화순군을 대표하여 남도 문화제에 출전하게 되면서 축제 계획이 변경되었다. 남도 문화제 출전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태풍으로 인해 추수가 늦어진 것도 마을 축제가 겨울까지 미뤄지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결국 일 년 중에 밤길이가 가장 길다는 동짓날로 축제 날짜가 정해졌다. 사람들이 모일까 염려했지만 축제가 성사될 수 있는 것은 마을 공동체가 살아있는 도장 마을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추운 날씨였지만 도장 마을 어머니들은 공연을 위해 얇은 저고리와 치마를 입고 밭노래를 시연하였다. 목화씨를 뿌리고 목화밭을 매고, 목화를 따고, 길쌈하는 과정과 어머니들의 삶의 애환이 밭노래의 스토리이다. 밭노래가 끝난 후 마을 회관 2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는 2년째 도장 마을 축제를 축하하기 위해 마을을 찾은 화순군 춘양면 우봉리 주민들의 「우봉 들소리」 공연이 이어졌다. 85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들소리를 구성지게 불러내는 우봉 들소리 앞소리꾼인 홍승동 씨의 깊은 소리에 사람들은 저마다 탄성을 질렀다.
이날 축제는 밤까지 이어졌다. 도장 마을 사람들과 밭노래를 주제로 한 독립 영화 「개버선」이 상영되었고 밤에는 주민들이 풍등을 날리며 한 해의 소원을 담은 소원지를 하늘로 올려 보냈다.
[도장골 밭노래 한마당 축제의 시작]
도장골 밭노래 한마당 축제의 시작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설을 맞아 「도장골 사람들의 삶과 꿈」이라는 주제로 마을 사진전을 개최한 것이 계기가 되어 자연스럽게 마을 축제로 확대되었다. 당시 사진전은 매우 획기적이면서도 마을 사람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마을 회관 벽면에는 수백여 점의 크고 작은 사진들이 20여개의 작은 주제별로 분류돼 낯선 손님을 반갑게 맞이했다. 큼직한 판지에 ‘마을 풍경’, ‘마을 사람들’, ‘일’, ‘수해’, ‘흥겨운 잔치’, ‘동심’, ‘청춘’, ‘군대 가봤나?’ ‘교회’, ‘가족’ ‘인물’ 등 10여장씩 묶어서 밑에는 그럴싸한 사진 설명을 곁들였다.
연지곤지 찍고 시집 장가가는 모습, 쟁기질하다 짬을 내 선거 출마자의 면면을 들여다보는 농부, 군복무 시절 당시 50년대의 빛바랜 사진, 60년대에 쌓아놓은 쌀가마 앞에서 흐뭇한 표정을 지은 할머니들, 70년대 초가지붕을 개량하는 모습, 89년 대홍수 때 울력하는 모습, 『도장리 밭노래』를 남도 문화제에서 경연하는 모습 등 지나간 사진을 보며 마을 사람들은 금세 추억에 젖어 들었다.
당시 전시회는 김성인 씨가 제안하고 도장 농우회가 주최가 돼 가가호호 돌면서 사진을 모았다고 한다. 천태 초등학교에서 원본 사진을 스캔하고 사진 작가의 자문을 받는 등 주변의 도움도 받았다. 설날에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에게 고향에 대한 애정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로 마련했는데 의외로 마을 사람들의 반응이 더 좋았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의 반응에 힘입어 다음 추석 때는 더 많은 사진을 전시하고 전시물도 다양화하는 등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도장 마을 주민들의 한바탕 잔치]
해를 거듭하면서 마을에서는 사진뿐 아니라 옛 생활 도구와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고문서 등으로 전시를 확대했다. 또한 도장 마을에서 생산되는 우리 농산물을 전시하고 민속놀이대회를 여는 등 축제의 모습을 갖추어 갔다. 마을 앞을 흐르는 정천에서 소망 배 띄우기와 다슬기 잡기, 윷놀이, 장승과 솟대 만들기, 물총 만들기, 투호놀이, 개고다리 시합, 뙈기치기, 윷놀이, 널뛰기, 두부 만들기, 배추 모종 옮기기 등 모두가 함께 즐기는 놀이 한마당이 펼쳐졌다. 부녀회원들이 정성껏 준비한 맛깔스런 음식과 전통 막걸리는 빼놓을 수 없는 축제의 즐거움이었다.
2010년에는 광주 MBC 「신 얼씨구 학당」 진행자인 백금렬 씨의 사회로 ‘도장골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음악회는 천태 초등학교, 도암 중학교 학생들과 선생님, 다문화가정 합창단, 그리고 광주에서 활동하는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참하였다.
2011년 축제에는 홍이식 화순군수, 양경수 도의원을 비롯한 도암면 기관사회단체장과 지역 주민과 관광객 1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저녁 늦게까지 신명나게 펼쳐졌다.
“도장 마을 축제는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축제를 기획하고 만들어 추진하는 마을축제로써 미래 축제의 모범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군에서도 이러한 마을 단위의 축제를 적극 육성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적극 지원하겠습니다”(홍이식 화순군수)
마을 축제에 참가한 화순군수의 말은 주민들에게 자존감과 힘을 실어주었다. 이날 축제에서는 ‘시루바우’, ‘조개 바우’, ‘백파정’, ‘충혼탑’ 등 도장 마을에만 있는 마을의 10대 상징물을 선포했다. 어찌 보면 마을 사람들에게는 너무 익숙한 대수롭지 않은 것들이지만 마을의 유·무형유산을 주민들 스스로 아끼고 자랑스러워하여 마을의 대표 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마을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는 의미 있는 행사였다.
[어려움 속에서도 이웃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축제]
축제 프로그램 짜기, 사람들 모으기, 먹거리 준비하기 등 축제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도장 마을 사람들은 마을공동체의 축적된 힘을 바탕으로 축제를 지속해 나가고 있고 또 축제를 바탕으로 마을 공동체를 더욱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축제라는 것이 마을에서 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에요. 참 쉬운 일은 아니죠. 축제의 모든 프로그램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논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워요. 또 축제라는 것은 첫째 사람들이 많이 모여야 되고. 그러고 사람들이 있으면 먹거리가 있어야 되고. 그런데 부녀자들도 나이가 많고 인제는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우리 마을이나 되니까 이렇게 마을 축제를 해나가죠.”(김범순)
또한 한 마을의 축제에서 다른 마을과의 연대로 그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2011년 축제에서부터는 춘양면 우봉리 우봉마을 주민들이 참여하여 마을의 자랑인 “우봉 들소리”를 공연하고 있다. 이는 마을의 민속놀이를 통한 상호 교류하는 좋은 본보기가 되었으며 마을간 교류를 통하여 지역민이 화합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2012년으로 7회를 맞는 ‘도장골 밭노래 한마당 축제’는 마을 사람들이 즐기는 축제에서 이웃까지 즐기는 축제로 그 외연이 커지고 있다. 해마다 축제를 하면서 인근에 소문이 나서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와 마을 주민들과 동화되어 신명나게 대동한마당을 펼치는 진정한 의미의 마을 축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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