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3016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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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Yeongdeunghalmi |
영어의미역 | Rite for The Goddess Yeongdeung Garandma |
이칭/별칭 | 영등할머니,이월할머니,이월지석,이월손님,이월풍신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북도 제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오선영 |
[정의]
충청북도 제천 지역에서 음력 2월의 계절풍을 인격화한 바람을 관장하는 신.
[개설]
영등할미는 음력 2월 초하루에 하늘에서 내려와 자신을 모시는 가정의 화평과 농사를 살피고 돌아가는 신령이다. 이를 영등할머니, 이월할머니, 이월지석, 이월손님, 이월풍신 등이라고도 한다. 영등할미는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기준으로 동쪽 지역인 강원도, 경상북도와 충청북도의 내륙 지역에 집중되어 나타나고 있다. 영등할미는 매년 음력 2월 1일에 하늘에서 내려와 지상의 가정에 머물다가 15일이나 20일에 다시 올라간다고 통상적으로 인식되어 있다.
영등할미의 여러 성격 중에 제천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는 딸과 며느리를 동반하는 신이라는 것과, 집안의 안과태평(安過太平)과 농업을 돌보는 신이라는 것이다. 딸과 며느리를 동반하는 것 또한 바람과 비에 대한 상징이므로 결국 제천 지역에서의 영등할미는 풍흉을 관장하는 신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원]
영등할미의 연원을 명확히 밝힐 수 있는 기록은 없다. 다만 조선 후기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2월에는 집집마다 영등신(靈登神)에게 제사를 지낸다는 기록이 있다. 또 일제 강점기의 문헌 자료를 통해 영등할미 신앙에 대한 현지 조사와 연구가 부분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미 조선 이전의 시기부터 영등할미에 대한 신앙이 지역적 특색을 띠고 일반적인 현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영등할머니 신앙에 대한 최초의 연구 논문은 송석하가 집필한 「풍신고(風神考)」인데, 1934년 진단학회(震檀學會)에서 발행한 『진단학보』 제1집에 실려 있다.
[내용]
제천 지역 사람들은 2월 초에 영등할미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에 대해 주로 기억하고 있다. 대부분의 가정 신앙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 집안에 좌정해 있지 않은 영등할미에 대한 인식은 더욱 빨리 사라지고 있음 알 수 있게 한다.
정성을 드리는 집안에서는 음력 2월 1일에 음식을 해서 영등할머니께 바친다. 여타의 가정 신앙과 마찬가지로 가가례(家家禮)이기 때문에 영등할미를 모시지 않는 집도 있다.
지극 정성을 다하는 집안에서는 삼일 전부터 부정을 가린다. 심지어 대문에 금줄을 치고, 황토를 펴놓기도 한다. 이런 집안에서는 삼일 전부터 무를 크게 썰어 국을 끓이기 시작하는데, 불을 약하게 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은근하게 끓이면 국물이 약간 붉은색을 띠며 맛이 좋다. 무국은 제천 지역에서 영등할미에게 정성을 드릴 때 반드시 올려야 하는 제물이었다. 이외에도 밥과 시루떡을 준비하고 차릴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한다. 마루에 짚 한 단을 일자로 펴서 깔고 그 위에 제물을 차리는데, 제물과 함께 집안 식구의 수저를 모두 넣은 바가지를 놓고 제를 올린다. 한참 동안 집안 식구의 건강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한다.
한편 제천시 송학면 입석리에서는 영등할미께 정성을 드리고자 할 때 묶어 놓은 짚 한 단을 부엌의 벽에 기대어 세워 놓고 그 앞에 제물을 차리기도 한다. 또 제천시 수산면 오티리에서는 제물로 올릴 밥을 큰 그릇에 뜨고 식구들의 숟가락을 모조리 꽂아 두기도 한다. 제천시 봉양읍 명도리에서는 “굴뚝에 연기 나는 집에서는 다 했다.”고 말할 정도로 마을 주민들 모두가 영등을 모셨다. 이 마을에서는 ‘영등 음복’을 하러 집집마다 다니며 농사의 풍년을 빌었다고 한다.
[의의]
영등할미는 집안에 상주(常住)하는 신령이 아니다.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음력 2월에 하늘에서 내려와 머물다가 다시 올라가는 신령이다. 때문에 집안의 안위를 돌보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그 집안의 농사를 더욱 살피는 신령인 것이다. 그래서 영등할미가 내려오는 날에 비가 오면 영등할미의 며느리가 함께 내려온 것으로 한 해 농사가 풍년이 들 것이라고 여긴다. 비록 비에 젖은 며느리의 옷자락이 초라해 보일 지라도 열심히 일하는 며느리가 함께 왔기 때문에 풍년이 들 것이라고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