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7013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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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가수,나무 시집보내기,나무 장가보내기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충청북도 진천군 백곡면 명암리|문백면 문덕리 미래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연호 |
[정의]
충청북도 진천 지역에서 음력 1월 15일 도끼로 과일나무를 세 번 찍고 나뭇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 과일이 풍성하게 열리도록 기원하는 풍속.
[개설]
과일나무 장가들이기는 정월 초하룻날이나 대보름날에 백곡면 명암리나 문백면 문덕리 미래마을 등에서 과일나무 가지 사이에 돌을 끼움으로써 과일이 많이 열리기를 기원하는 풍속이다. 이를 가수(嫁樹), 나무 시집보내기, 나무 장가보내기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추·밤·감·복숭아·매화 등 과일이 열리는 모든 나무에 과일나무 장가보내기 풍속을 시행했다.
[연원 및 변천]
‘나무 시집보내기’에 대한 국내 기록은 17세기 문헌인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부터 나타나며, 중국에서도 비슷한 시기의 문헌인 『농정전서(農政全書)』 등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연원 및 시기는 알 수 없다.
『산림경제』에는 나무 시집보내는 법[嫁樹法]에 대해 “정월 초하룻날 해가 뜨기 전 납작하고 길쭉한 돌을 주워 과일나무 가지 사이에 끼워 두는 것을 ‘시집보낸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열매가 많이 달리고 튼실해진다고 한다. 대보름날이나 그믐날에 해도 된다. 모든 과일나무 중 열매를 맺지 않는 것이 있으면 정월 초하룻날 5경[새벽]쯤 도끼로 나무둥치를 어슷비슷 찍어 놓으면 열매가 많이 달리고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한 “모든 나무는 다 암수가 있으며 수나무는 열매를 맺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나무둥치에 사방 한 치 정도의 구멍을 파고 그 구멍에 맞게 암나무를 깎아 박은 다음 진흙을 이겨 발라두면 열매가 맺힌다.”고 하였다.
옛 문헌에는 실제로 나무를 도끼로 찍고, 나무에 구멍을 파서 암나무를 깎아 박기도 했다. 요즘에는 도끼로 찍는 시늉을 하며, 나무에 구멍을 파는 풍속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절차]
진천 지역에서는 대보름날 해가 뜨기 전에 여러 사람이 과일나무 주변에 모여 “○○나무 장가들이자.”라고 외치며 의식을 시작한다. 또는 한 사람이 “도끼로 찍어 없애야겠다.”라고 위협하면 다른 사람이 “왜 없애냐?”라고 말리는 척하며 도끼로 세 번 나무를 찍는 시늉을 한다. 그리고는 나뭇가지 사이에 돌을 끼우는 것으로 의식을 마친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과일나무 장가들이기는 사람도 혼인을 해야 자식을 낳는 것처럼 나무도 혼인을 시켜야 열매가 많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에서 생겨난 풍속이다. 일반적으로 나뭇가지 사이에는 돌을 끼우지만 지역에 따라 오곡밥이나 만두를 꽂기도 한다. 또한 나뭇가지 사이에 돌이나 음식을 끼우기 전에 도끼로 찍는 시늉을 세 번 하면서 열매가 안 열리면 잘라버리겠다고 위협을 하는 곳도 있다.
진천 지역에서 과일나무 장가들이기는 최근 10여 년 전까지 전승되었다고 하며, 이후 풍속이 사라졌다. 과일나무 장가들이기는 주로 젊은 사람들에 의해 행해졌는데, 요즘은 농촌이 고령화되면서 이런 풍속도 함께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