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5017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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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婚禮 |
영어음역 | hollye |
영어의미역 | marriage ceremony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제 |
지역 | 전라남도 진도군 |
집필자 | 윤여송 |
[정의]
전라남도 진도군 지역에서 혼인을 할 때 행하는 의례(儀禮).
[개설]
혼례는 혼기에 이른 남녀가 부부로 결합하는 의례이다. 인간은 이 의례를 치름으로써 하나의 가정을 이루게 되고 사회적으로는 보다 당당한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절차]
1. 혼전의례(婚前儀禮)
1) 의혼(議婚)
좋은 혼처가 있으면 중간에 중매쟁이를 넣어 혼담을 진행시키는데, 이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가문과 집안의 내력, 인품과 행실, 학식, 건강 등이다. 또한 사주와 오행에 살이 붙으면 불길하다고 생각하여 혼인을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궁합을 보았으며, 혼인할 의사가 있으면 ‘청사(請事)’라 하여 신랑집에서 신부집에 혼인을 청하는 글을 보낸다.
2) 사성(四星)
혼담이 원만하게 진행되면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신랑의 사성을 보낸다. 사성을 달리 ‘사성단자’ 또는 ‘사주’, ‘사주단자’라고도 부르는데 신부집에서 이것을 받아들이면 혼인은 결정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3) 날받이
사성을 받고 혼인을 응낙하는 답례로 신부집에서 혼삿날을 정하여 신랑집에 보내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다. 그 이유는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여자의 생리일(生理日)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4) 댕기풀이
신랑 될 사람은 결혼이 확정되면 친구들을 불러 대접하고 결혼 사실을 알린다. 이것을 ‘댕기풀이’라고 하는데 이때 친구들은 신랑 될 사람을 놀리듯이 다루기도 한다.
2. 혼례식(婚禮式)
1) 초행(初行)
신랑이 혼례를 올리기 위해서 신부집에 가는 것을 초행, 또는 초행길이라고 한다. 초행길에는 신랑을 비롯하여 상객, 후행, 함진애비, 짐꾼 들이 동행한다. 신랑 일행이 신부 마을에 들어서면 바로 혼례식장인 신부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신부 측의 안내로 미리 정해진 ‘정방’에 들어간다. 신랑 일행이 자리를 잡으면 신부측에서 인접이 나와 접대하는데, 상객은 신부측 아버지나 백부, 숙부 들이 접대하고 신랑과 후행들은 신부의 남자 형제들이 대접한다.
2) 함 받기
정방에 들어 여장을 풀고 나서 함진아비는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함을 짊어지고 신부집으로 가서 전달하는데, 이를 신부측에서는 함을 받는다고 한다.
함 속에는 혼서지, 신랑의 혼례용 관복, 신부의 원삼과 족두리, 청홍포 가리개 등 혼례용품과 함께 고추, 숯, 실, 소금, 무명씨, 메주, 미역, 쌀, 엿기름 등이 들어 있다.
함은 신부의 어머니가 받는데, 집안의 부인 중에서 복을 많이 받고 팔자가 좋은 사람이 받는 경우도 있다. 함은 치마로 받으며 안방으로 들어가 방위를 보아 놓는다.
3) 탈선(奪扇)
신랑이 혼례를 치르기 위해 신부집의 초례청에 가는 도중에 마을 청년들과 문답이나 탈선시, 마상풍월(馬上風月) 등 지혜를 겨루고, 신랑이 가지고 있는 부채를 빼앗는 탈선이 벌어진다.
4) 소례(小禮)·대례(大禮)
혼례상 절구통 위에 안반을 올려놓고 그 옆에 베를 둘러쳐서 만드는데, 상 위에는 장탉과 암탉을 놓고 촛대 두 개, 동백나무나 소나무, 또는 대나무 가지 두 개, 삼색실로 연결된 술잔 둘, 밤, 대추, 은행, 떡 등을 놓는다.
신랑이 전안청에 들어올 때 부정을 막기 위해 대문 밖에 짚불을 피워놓고 넘어가도록 하거나 신랑에게 소금을 뿌리기도 한다.
혼례는 홀기(笏記)를 부르는 것에 따라 소례(小禮)인 전안례(奠雁禮)와 대례(大禮)인 교배례(交拜禮), 합근례(合禮)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3. 혼후(婚後)
신랑이 각시를 맞이하러 가서 혼례식을 마친 후 당일로 신부를 데리고 신랑집에 온다. 이것을 당일우귀(當日于歸)라 한다.
1) 신행(新行)
신부가 혼례식을 마치고 처음으로 시가에 가는 것을 신행, 또는 근친이라 한다. 신행에는 신부의 신행길을 보조할 친정 사람들이 함께 가는데, 신부측의 윗사람으로 대표격인 사람을 ‘상객’이나 ‘상각’, ‘웃손’이라고 부른다.
신부의 가마가 출발하기 전에 무명씨와 콩, 소금을 가마에 뿌려 잡귀가 범치 못하게 한다. 주머니에 쌀을 담은 ‘세미쌀’을 여러 개 만들어 가마 속에 넣고 가다가 당산나무나 서낭당 고개, 다리, 물가, 샘, 궂은 곳 등을 지날 때마다 던지거나 나무에 걸어놓고 가면 잡귀가 그것을 먹고 범접하지 않는다고 한다.
신부의 가마가 시댁 문전에 당도하면 잡귀를 쫓기 위해서 대문 앞에 시루와 물을 차린 상을 차려놓고 불을 피우고 동네 사람들이 징을 친다. 그러면 신부의 가마가 불을 넘어 신랑집으로 들어간다.
2) 구고례(舅姑禮)
신부가 시가에 와서 일가 친척들을 뵙고 첫인사를 드리는 것을 구고례, 또는 폐백이라고 하며 보통 신행 온 날 저녁쯤 한다. 신부가 미리 마련해 온 폐백감을 상 위에 놓고 폐백을 올린다.
시부모에게 큰절을 드리고 술잔을 올리며 가족의 서열에 따라 절하고 술잔을 올리는데 대개 육촌까지만 하고 나머지 친척들은 모두 한꺼번에 앉히고 절한다. 며느리에게 절을 받은 시어머니는 밤과 대추를 한 움큼 쥐어 며느리의 치마폭에 던져주며 부귀다남(富貴多男)하라고 축원한다.
3) 재행(再行)
혼례를 올린 후 신랑 신부가 처음으로 신부의 본가에 가는 것을 재행이라고 한다. 이것을 ‘재앙걸음’, 또는 ‘지앙 간다’ ‘재앙 간다’고 한다. 재행 가서 동상례를 치르는데, 신랑 다루기라고도 한다. 재행에서 돌아올 때는 이바지를 가지고 온다. 대개 신부집에서 2~3일 머물렀다가 신랑집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