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남원시에 있는 지대가 높고 서늘한 곳.

[개설]

남원의 고랭지는 대표적으로 운봉읍, 아영면 등의 분지에서 나타난다. 운봉분지는 해발 500m가 넘는 고원이면서 분지로 평지와는 다른 고랭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운봉분지는 지리산의 융기에 따라 오랜 지질적 시간을 통해 완만한 융기를 받은 지역이다. 여기에 주변부 고산지의 사면퇴적물이 덮여 있어 평탄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산록부와는 경사급변점을 기점으로 매우 완만한 사면을 유지하고 있다.

고랭지는 말 그대로 높고 서늘한 곳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기온은 고도차에 따라 달라지는데 올라갈수록 공기 밀도가 낮아지고 지표복사량이 줄어들어 기온이 떨어지는데 100m 올라갈 때마다 약 -0.6도씩 하강한다.

남원의 운봉은 570m~480m의 고도로 평균 해발고도는 약 500m가 넘는다. 이런 고도는 평지보다 약 3~4도 기온이 낮은 편이다. 특히 야간과 새벽의 기온은 더욱 하강하여 기온차가 심한 편이다.

여름철에는 평지보다 서늘하고 겨울철에는 매우 춥고 눈이 많은 지대이지만 강원도 평창군을 중심으로 한 고위도 고랭지보다 위도가 낮아 기온은 1.5℃ 정도 높을 뿐만 아니라 주변의 고산이 북서풍을 차단하여 상대적으로 무상일수도 길고 증발량도 적어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여건이 더 유리하다.

더구나 교통의 발달로 접근성이 유리하여 고랭지 농업생산 환경이 유리한 곳으로 평지와 다른 생산주기를 통해서 소득을 배가할 수 있는 자연환경적 여건이 되고 있다. 이러한 여건과 풍부한 배후산지의 농업용수로 전라북도에서 제일 먼저 추수가 시작되고, 고랭지 채소와 감자, 마늘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황]

10여 년 전부터 화훼단지가 들어서면서 안개꽃, 백합 등이 대규모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고 있다. 특히 안개꽃은 해발 700m 이상 고지대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품질이 우수하고 꽃 빛이 선명하여 타지방보다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1988년부터 재배하기 시작한 안개꽃은 이 지역 농가소득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고랭지는 과거 쌀 재배에는 불리한 조건이 되었으나 지금처럼 식량작물보다 상품작물을 심는 농업환경에서는 평지보다 유리한 점을 살릴 수 있는 특이 지역이라 할 수 있다

고랭지의 농업적 특징을 보면 겨울은 춥고 무상일수가 짧아서 시설원예 작물 재배에는 불리하지만 여름철에는 평지보다 기온이 냉량한 점을 활용하여 평지에서 생산되지 않는 시기에 고랭지 배추, 감자, 방울토마토 등 여름작물을 생산하는 것이다.

특히 봄부터 가을까지 재배되고 있는 원예(채소, 화훼, 과수)작물, 특용작물 등은 일교차가 뚜렷하고 재포기간이 북부 고랭지보다 길어서 식물의 양분 축적 및 전류작용이 활발하다.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조직은 치밀하고 당도가 높으며 색깔이 뚜렷하고 신선도가 오래 유지되는 품질이 좋은 농산물이 생산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 때 바래봉 북서쪽 산록완사면에 호주에서 들여온 메리노양을 키우기 위해 목장을 조성하기도 하였다. 원래 목초는 서늘한 기후에서 연하게 잘 자라고, 한 여름엔 바래봉으로 양을 옮겨서 이목을 할 수 있는 고랭지였기 때문에 호주의 지원을 받아 시범목장이 되었으나 실패하고, 현재는 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원시험장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