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중기 전라북도 남원에서 활동했던 문신.

[개설]

정염은 1524년 지금의 전라북도 장수군 산서면 월곡리에서 태어났으며, 지극한 효성으로 부모를 봉양하였다. 그는 당대의 석학 미암(眉岩) 유희춘 문하에서 학문을 배웠다. 이는 거슬러 올라가면 정암 조광조와 퇴계 이황의 학통을 이은 것이다. 성리의 바른 학문을 공부하였고, 규암 송인수와도 교유하였다.

[가계]

본관은 창원(昌原). 자는 군회(君晦), 호는 만헌(晩軒). 청렴한 관리였던 사정(司正) 정명의의 고손자이며, 참의(參議) 정종석(丁終碩)의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활동사항]

정염은 1549년(명종 4)에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했고 1550년(명종 5)에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이 목사에 이르렀다. 1560년(명종 15)에 다시 별시 병과에 급제하였으나 모친이 별세하자 3년간 시묘한 후 1569년 능성현령에 임명되었다.

이후 춘추관 기주관이 되어 내직으로 들어갔으나, 1573년 부친의 병환으로 귀향하여 부친상이 끝난 1580년에 다시 벼슬길에 나아갔다. 1589년(선조 22) 정여립의 난을 평정하는 데 공을 세워 평난원종공신에 봉해졌다.

1592년(선조 25)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키고, 격문을 내어 이르기를 “주상이 몽진하였는데 신하된 자가 자기 집에서 편안히 침식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하였다.

이어 전 현감 양사형과 유학 양주 등과 함께 의병을 모으고 군기와 군량을 마련하여 명나라 장수를 도왔다. 그리고 남원부성을 지킬 계략을 세우고 변사정(邊士貞)과 함께 요충지를 장악하여 많은 적병을 무찔렀다.

이미 늙고 병든 정염은 변사정을 의병장으로 추대하여 이르기를 “남원은 실로 영남과 호남을 지키는 데 있어서 절대로 필요한 곳이니, 만일 이 성을 지키지 못하면 호남이 적의 소굴로 변할 뿐만 아니라 호서도 또한 적의 수중에 넘어갈 것이요, 더욱이 만약 서울을 점거하고 있는 적과 합세한다면 다시 일어나 적을 몰아낼 가망이 없을 터이니 힘써 주시오.”라고 하였다.

1597년(선조 30)에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그는 다시 도 내에 격문을 보내어 군사를 모으고 군량을 거두어 관군과 의병을 도왔다. 1598년(선조 31)에는 명의 장군이 그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자, 또 선비와 백성에게 글을 내어 미곡을 모집했다.

군량이 모자라지 않게 보급해주니 명의 장군이 그의 기질을 칭송하였다. 전란 후 그는 1602년 향리에 지금당(知今堂)을 지어 후학을 양성하였고, 1609년(광해군 1) 86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저술 및 작품]

그의 유고로는 『만헌집(晩軒集)』 2책 4권이 있다. 충숙공 이상길이 그의 행장을 지었다.

[상훈과 추모]

평난원종공신에 녹훈되었으며, 남원의 영천서원(寧川書院)과 현주사에 제향되었다. 그의 후손은 지금도정염의 출생지인 칠곡에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