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6025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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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演習 |
영어음역 | Saneun Yeonseup |
영어의미역 | Exercise of Living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전라북도 남원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승종 |
[정의]
1989년에 곽진구가 『우리문학』에 발표한 자유시.
[개설]
곽진구는 1956년 남원시 쌍교동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한문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 남원서진여자고등학교에 재직 중이다. 그의 시는 기쁨이나 슬픔, 사랑과 같은 감정을 직관적으로 파악하여 간결한 형태로 표현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내용]
「사는 연습」 일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이른 아침/집을 나서는 발걸음 속엔
여느 때같이 안부를 당부하는/아내의 얼굴이 구두끈처럼 조여 있다
자동차 바퀴에 묻어나는 많은 사람들 얼굴이/거리에서 일어서고
한바탕 쇼윈도우에 매달리던 바람이/마네킹의 촉촉한 가발을 벗기는 연습을 한다
사는 것이 다 그렇다고/모든, 살아 있는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된다고/저임 도시락을 먹고 신김치처럼 말하고
삶의 무게만큼 두 개의 젓가락 사이로/걸어가는 우리, 등 뒤로 돌아서면
키재기를 한다/사는 것이 다 그렇다나
모든, 숨쉬는, 숨쉬고 있다는/것에, 감사해야 하는 비장한 쉼표를
찍고 또 찍을까
[특징]
곽진구의 「사는 연습」은 대립과 모순, 결핍과 훼손의 현실 속에서 피곤함과 허무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소시민의 초라한 삶과 위기의식을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그러나 냉소적 허무주의에 빠지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끊임없이 반성적으로 응시하는 가운데 삶의 진정성을 추구하고 있다. 쉼표와 행바꿈을 활용한 엇박자 리듬은 소시민의 삶의 고단함과 그에 대한 지적 성찰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인간의 삶은 기대와 소망만큼 모든 것에 충족되는 것이 아니지만 결핍과 실패를 통해 지혜와 용기를 배우고, 아무리 초라하고 억울한 삶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임을 작가는 나직하면서도 힘있는 어조로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