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700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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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非禮山 |
영어공식명칭 | Biryesan |
분야 | 역사/전통 시대 |
유형 | 지명/자연 지명 |
지역 | 강원도 삼척시 |
시대 | 고대/남북국 시대 |
집필자 | 배재홍 |
[정의]
통일신라시대 삼척 지역에서 지방 제의를 지내던 장소.
[개설]
신라의 제의인 명산대천제(名山大川祭) 체계에서 삼척 지역의 비례산은 중사(中祀) 가운데 사해(四海)에 속하였다.
[신라의 제의 체계]
『삼국사기(三國史記)』 제4조에는 신라가 통일 후에 정비한 제의(祭儀) 체계가 정리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제사 대상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왕실 관련 제사이거나 수도인 경주 부근에서 행해지는 제사이다. 지방과 관련된 제의 체계는 명산대천제(名山大川祭)뿐이다. 그러나 명산대천제도 국가에서 직접 제사를 지내는 국가 차원의 것이었지 지역 차원의 것은 아니었다. 이는 신라가 통일 이후 각 지역의 고유 신앙 체계를 왕실 및 중앙 세력 중심으로 재편하고 체계화하려는 데서 나온 결과라 할 수 있다.
명산대천제는 제사 대상이 되는 산천의 중요도에 따라 등급화하여 대사(大祀)·중사(中祀)·소사(小祀)로 나누고 각각에 해당되는 산(山), 천(川), 악(岳), 독(瀆), 해(海), 진(鎭) 등이 선정되었다. 대사에는 나력(奈歷), 골화(骨火), 혈례(穴禮)라고 하는 3개 산이 속하였다. 중사는 오악(五岳), 사진(四鎭), 사해(四海), 사독(四瀆)이라고 하는 악·진·해·독으로 나누어졌다. 즉 동, 서, 남, 북, 중의 방위에 따라 중요한 명산과 대천 등을 설정한 것이었다. 소사는 상악(霜岳)에서 서술(西述)에 이르기까지 24개 명산이 선정되어 있다.
명산대천제는 비록 중요성에 따라 대사, 중사, 소사로 구분되었지만 국가 제사 대상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하였다. 이에 따라서 대사나 중사에 속한 산천에 대한 제사는 국왕이 직접 지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소사는 국왕이 직접 제사를 지내지 않고 지방관이 국왕을 대신하여 지냈다.
[비례산 제의]
신라의 명산대천제 체계에서 당시 실직군(悉直郡)[삼척군(三陟郡)], 즉 삼척 지역에 속한 산 가운데 제사 대상이 된 것은 비례산(非禮山)이다. 비례산은 중사 가운데 사해에 속하였다. 이처럼 신라가 실직군의 비례산을 중사의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통일 이후에도 비례산이 매우 중요하게 여긴 산이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곧 당시 삼척 지역이 동해안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음을 말하기도 한다. 설악산이 소사 대상이었다는 사실에서도 비례산의 중요도와 삼척 지역의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신라는 비례산을 중사 체계 안으로 편제하고 국가 제사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삼척 지역의 백성을 위무(慰撫)하는 동시에 토착 세력의 힘을 억제하려 한 것으로 짐작된다.
[비례산 위치 추정]
비례산이 명확히 지금의 어느 산을 말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중사의 사해 제사가 바다를 대상으로 한 제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례산은 바닷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산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당시 태백산은 중사의 오악에 속하였지만 실직군이 아닌 나이군(奈已郡), 즉 지금의 경상북도 영주시 소속이었다. 당시 비례산은 중사 대상이었을 정도로 삼척 지역에서 다른 산들보다 훨씬 중요한 산이었고, 또 신성시된 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