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701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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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강원도 삼척시 |
집필자 | 최도식 |
[정의]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에 있는 고포할무개의 지명에 관한 이야기.
[채록/수집 상황]
2005년 8월 30일 삼척시 원덕읍 임원 일대를 답사하여 채록하였다. 제보자는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임원1리 5반에 거주하는 서영술[69세, 남]과 삼척시 원덕읍 호산1리 3반에 거주하는 민병관[81세, 남]이다.
[내용]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고포에서 유명한 것이 할무개이다. 세계2차대전이 있기 전에 러·일전쟁이 있었다. 그때 고포에 바다에 던져 놓고 다니는 어뢰가 들어왔다. 어뢰를 일본말로는 교라이라 한다. 동네 사람들이 아침 식전에 잠이 깨서 나가다 보니 바닷가에 시커먼 고래 같은 것이 3~4개 떠다녔다. 그것을 보러 동네 사람들이 한 둘 모이다 보니 전체가 다 모였다. 어뢰를 살피며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하는데 젊은 놈 하나가 그냥 그것을 보고만 있지 못하고 집에서 도끼를 들고 나와 어뢰인 줄도 모르고 그것을 때렸다. 그러자 어뢰가 터져 모두 전멸했다. 거기서 나온 말이 할무개이다. 할무개는 하루 묵어 가지고 다 죽어 버려서 할무개다. 한꺼번에 죽었다고 하여 할미개라고도 한다. 고포라는 이름은 일본사람들이 ‘시어머니 고(姑)’자를 써서 붙인 것이다. 고포는 한모개라고도 하는데, 사투리로 한꺼번에 하는 것이 한모개이다. 이 말이 변천해서 할무개, 할미개라고 불리게 됐다.
[모티프 분석]
고포 할무개의 지명 유래는 두 가지의 요소를 지니고 있다. 하나는 동네 사람들이 모두 하루아침에 죽었다는 죽음과 관련되어 있으며[죽음 모티프], 다른 하나는 그 죽음 이후 전멸된 동네에 다시 재생이라는 삶의 공간이 형성되어 지금까지 삶의 터전이 되고 있다[재생 모티프]는 점이다. 동네 사람들이 같은 날 죽음으로써 같은 날 제사를 지내는 고포의 비극이 우둔했던 우리 민족의 비극이라는 한 단면을 보여준다[죽음 모티프]. 반면에 그 슬픈 비극의 역사 속에서도 끈질기게 생을 이어온 삶의 공간이 고포이며, 그 고포 지역의 삶이 바로 우리의 삶이다[재생 모티프]. 이처럼 생사(生死)는 죽음 뒤에 생이 있으며, 생은 또 죽음이라는 순환적 삶이 존재하며, 그 순환적 삶의 공간이 고포할무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