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1090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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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장노현 |
나는 상대원1동의 중원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어렵게 사는 아이들이 많이 다니던 학교였다. 나이 들어 생각해 보면, 그 지역 아이들은 부모의 양육이 부재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많은 경우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끼리끼리 어울리고 놀았다. 그러다 보니 불량 끼가 있는 애들도 생겨났다. 그런 아이들 사이에서 나는 발언을 잘 하지 못했고, 주눅도 잘 들었다. 편애가 심하던 6학년 때 담임 선생님 때문에 다소 의기소침해지기까지 했다.
졸업 후, 숭신여중으로 진학을 했다. 나는 1학년 학급반장이 되었지만, 반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오히려 아이들에게 끌려다니는 편이었다.
“그니까 아이들한테 잘 보여야 된다. 제가 어떤 올곧은 그런 게 있으면 그걸로 이렇게 아이들에게 융화시키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고 선생님 관계를 맺는 역할을 했어야 되는데, 그러기 보다는 그냥 책임감 갖고 해야 될 일 있으면 편하게 편하게 그냥 넘어가고 그랬던 거 같애요. 그래서 초등학교 6학년 계기로 아이들 사이에서 점점점 저의 발언권이나 이런 것들이 좀 작아지고, 그게 반복이 되다 보니까. 그거를 스스로가 만든 덫인데도 그건 모르고 아이들과 갭이 점점 생겼던 거 같애요. 고등학교 때가 피크긴 했는데 아이들과 어울려서 인제 좀 편한 교우 관계를 두루두루 넓은 교우관계를 갖지 못했던 거 같애요.”
그런 가운데서도, 공부 욕심이 많았던 내 성적은 전교 순위에 들 정도로 우수했다. 그래서 고등학교는 비평준화 지역인 분당고등학교로 진학하였다. 좀 더 넓은 물로 가서 공부도 하고 꿈도 이루겠다는 포부가 있었고, 분당고는 분당 지역에서 꽤나 잘 나가는 학교 축에 들었다.
무난하게 입학을 했지만 꿈과 포부는 쉽게 펼쳐지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고등학교 시절은 심적 갈등이 증폭되는 시기였다. 심적 갈등이 시작되었던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잘 생각나지는 않았다. 어쩌면 중학교 때 엄마가 아프면서부터였을 수도 있다.
“어머니가 지금도 편찮으시긴 한데, 제가 중학교 땐가 이때부터 많이 편찮으셨어요. 만성 신부전증이세요. 신장 콩팥에 무리가 있으신데. 집안에 그런 우환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한참 중학교 때 그리고 고등학교 때 사춘기를 겪잖아요. 인제 부모님들의 삶이 중산층이거나 더 넉넉하거나 이러면은, 정신적인 거라든가 심리적인 거라든가 이런 거에 관심을 갖게 되잖아요. 근데 부모님들도 그런 부분은 여유가 없으셨던 거 같애요. 근데 저는 그런 쪽에 좀 센서티브하고 예민한 편이었거든요. 그래서 한참 중학교 고등학교 때 사춘기를 겪었어야 될 나이에, 그런 걸 또 얘기를 한다고 해서 이해를 해주시지 않으니까, 되게 눌려왔었던 게 있었는데.”
더구나 나는 잘 사는 분당 아이들 틈바구니에 있었다. 그래서 맘껏 과외하고, 거리낄 것 없어 보이는 분당 아이들이 늘 부러웠다. 뿐만 아니라 나는 체력이 좀 약했다. 공부 욕심은 많았는데 오랜 시간 동안 맘껏 공부할 수도 없었다. 이렇게 고등학교 시절은 차츰 증폭되어 가는 심리적 갈등에 시달렸다. 그러니 내 꿈과 포부가 활짝 피지 못하고 외려 시들어 갔을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