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1004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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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開心寺所藏木板 |
분야 | 종교/불교,문화유산/유형 유산 |
유형 | 유물/유물(일반) |
지역 |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개심사로 321 |
시대 | 조선/조선 전기 |
집필자 | 여성민 |
[정의]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에 있는 개심사에서 제작된 목재 경판.
[개설]
개심사 소장 목판은 조선 중기에 불교 경전 및 의식문 등을 다량으로 인쇄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불교는 설법과 불경으로 전파되었는데, 짧게는 수십 자(字)에서 길게는 수십만 자(字)의 불경을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쓰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이의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목판에 불경을 새겨 종이에 대량으로 찍어 내는 것이다. 당시 규모가 큰 사찰에서는 직접 목판을 제작해서 불경을 인쇄하였는데, 개심사에서도 불경을 제작하였으며 그 불경 제작을 위한 목판이 지금까지 보관되고 있다. 다양한 불교 경전은 개심사를 비롯한 보원사, 강당사, 가야사 등지에서 신간 혹은 개간으로 간행되었으며, 주로 16세기 후반에 많이 만들어졌다.
[형태]
개심사 소장 목판은 현재 개심사 내 경허당에 소장되어 있는데, 목판에 각인된 경전의 종류는 총 20종으로,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몽산화상육도보설(蒙山和尙六道普設)』, 『초발심자경문부법어(初發心自警文附法語)』, 『고봉화상선요(高峰和尙禪要)』, 『천지명양수륙잡문(天地冥陽水陸雜文)』, 『청문(請文)』, 『법계성범수륙승회수재의궤(法界聖凡水陸勝會修齋儀軌)』,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天地冥陽水陸齋儀纂要)』,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水陸無遮平等齋儀撮要)』, 『천지명양수륙의소문첩절요(天地冥陽水陸儀疏文牒節要)』, 『예수시왕생칠재의찬요(豫修十王生七齋儀纂要)』, 『오대진언(五大眞言)』, 『법관자재구수육자선정(法觀自在求修六字禪定)』, 『달마대사혈론(達磨大師血論)』, 『달마대사관심론(達磨大師關心論)』, 『도가논변모자리혹론(道家論辨牟子理惑論)』, 『호법론(護法論)』, 『승가일용식시묵언작법(僧家日用食時默言作法)』,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시주질(施主秩)』이다.
이중 『묘법연화경』과 『화엄경(華嚴經)』은 한국 불교사의 쌍벽을 이루는 주요 경전으로, 경전 중의 경전이자 초기 대승경전(大乘經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불경으로 알려져 있다. 『묘법연화경』은 모두 28품(品)으로 구성되어 있다. 품이란 지금의 장(章)에 해당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제25장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을 관음 신앙의 근거로 삼아 중시하는 동시에 이를 『관음경(觀音經)』으로 따로 묶어 애송한다. 이 밖에 대표적인 것으로는 불탑 숭배 사상이 담겨 있어 다보탑과 석가탑 조성의 바탕이 된 제11장 「견보탑품(見寶塔品)」, 전통적 시각 너머 보살의 지위를 크게 부각하고 있는 제15장 「종지용출품(從地涌出品)」, 온 생명의 바탕이 곧 부처라는 보살들의 새로운 불타관(佛陀觀)이 반영된 제16장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 등이 있다.
『묘법연화경』은 『법화경』이라고도 하는데, 이 경전의 핵심 사상은 삼승(三乘)은 결국 일승(一乘)으로 돌아간다는 ‘회삼귀일(會三歸一)’이다. 세상에 출현한 부처가 성문(聲聞)·연각(緣覺)·보살 등에게 각기 적절한 법을 설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편일 뿐 세상에는 오직 부처의 법만이 있어 누구든 이를 따르면 바로 성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화경』 28품 가운데 그 사상이 잘 드러나 있는 것은 제2장 「방편품(方便品)」, 제3장 「비유품(臂喩品)」, 제4장 「신해품(信解品)」, 제5장 「약초유품(藥草喩品)」, 제7장 「화성유품(化城喩品)」 등이다. 화택(火宅)의 비유, 탕자(蕩子)의 비유, 약초의 비유, 주정뱅이의 비유 등은 특히 유명하다.
『청문』은 사찰의 각종 의식에서 불보살이나 망자를 청하기 위해 송주(誦呪)하는 일체의 언구를 모아 놓은 것으로, 주요 내용은 상단(上壇)과 신중단(神衆壇) 앞에서 행해지는 각종 의식용 진언이다. 대웅전에서의 예불·사시마지·공양 등의 의례 등도 포함한다. 극락전·미륵전·약사전·관음전·지장전·나한전·독성각·칠성각·산신각 등 사찰의 각 전(殿)에서 행하는 진언 의례도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편자는 미상이다.
진언은 원래 오종불번(五種不飜)이라 하여 인도 고대어 발음 그대로 표기한다. 그 의미를 제대로 알기가 쉽지 않은데, 대부분 찬탄·축원·예배·희구 등의 어구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각 의식의 정당성과 유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신불(神佛) 등이 그 현장에 몸을 다투어 주기를 청하는 목적을 갖는다. 끝부분은 대개 신불을 청하는 말과 노래인 가영(歌詠)으로 이루어진다. 한국 불교, 특히 그 의례의 성립에 밀교가 기여한 정도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사례이다.
[의의와 평가]
개심사 소장 목판은 억불숭유를 이념으로 한 조선 시대에도 불서의 간행을 계속하였다는 것을 보여 준다. 조선 시대에도 개심사의 영향력이 매우 컸음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