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4017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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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說話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남도 영암군 |
집필자 | 이윤선 |
[정의]
전라남도 영암군에 전해지는 호박꽃과 박꽃에 얽힌 설화.
[개설]
박꽃과 호박꽃에 대해서 영암군에는 아름다운 설화 한 편이 전해진다. 사이 나쁜 쌍둥이 자매가 뒤늦게 잘못을 깨닫고 서로를 많이 그리워하더니 죽어서 호박꽃과 박꽃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로도 연행되어 전승되었다.
[채록/수집 상황]
1998년 펴낸 『영암군지』에 「단꽃 설화」와 이야기에 얽힌 노래가 같이 실려 있다.
[내용]
아주 오랜 옛날, 늙은 부부가 늦게야 딸 쌍둥이를 낳아 큰딸은 금동이, 작은딸은 은동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부모의 사랑으로 금동이와 은동이는 무럭무럭 자랐지만 쌍둥이면서도 성질이 정반대여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금동이가 잠잘 때는 은동이가 깨어 놀고 은동이가 잠잘 때는 금동이가 깨어 놀았다. 게다가 서로를 시샘하여 금동이가 일어나 있을 때에는 잠든 은동이를 쥐어뜯어 상처를 내었고, 은동이가 일어나 있을 때에는 잠든 금동이를 쥐어뜯어 상처를 내었다.
자라서 골목 나들이를 하자 부부는 쌍둥이를 위해 각각 짚신 한 켤레씩을 마련해 주었다. 그런데 아침이 밝아 금동이가 놀러 나갈 때 은동이의 신을 밖으로 내던져 버리며 “은동이는 맨날 잠만 자고 밖에는 나가지도 않는데 신이 무슨 소용이야?” 하고 말하였다. 반대로 저녁달이 뜨고 은동이가 놀러 나갈 때는 금동이의 신을 밖으로 내던져 버리며 “금동이는 항상 잠만 자고 밖에는 나가지도 않는데 신이 무슨 소용이야?” 하고 말하였다.
쌍둥이 자매의 사이가 나빠 늙은 부부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온갖 궁리 끝에 부부는 금동이를 낮나라로 시집보내고 은동이는 밤나라로 시집보내면서 각각 작은 구슬 하나씩을 쥐여 주며 당부하였다.
“너희는 이 구슬을 가져가서 잘 간직하고 살아라. 금동이가 은동이를 그리워하면 그때마다 은동이의 구슬이 커질 것이고 은동이가 금동이를 그리워하면 그때마다 금동이의 구슬이 커질 것이다. 그러니 서로 사랑하고 그리워하면서 살아라. 너희의 구슬이 많이 커지면 우리는 죽어 하늘나라에서라도 기뻐할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쌍둥이 자매는 그제야 서로를 미워했던 지난날을 눈물로 뉘우쳤다. 그 후 낮나라로 시집간 금동이의 넋은 금색 호박꽃이 되어 낮 동안에 피고 밤나라로 시집간 은동이의 넋은 은색 박꽃이 되어 밤에만 피었다. 금동이의 넋인 호박 덩굴에도, 은동이의 넋인 박덩굴에도 작은 구슬이 맺혔다가 쑥쑥 자라서 커다란 열매인 호박과 박이 되었는데, 이것은 금동이와 은동이가 서로를 많이 그리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티프 분석]
「단꽃 설화」의 모티프는 ‘늦게 얻은 쌍둥이 자매’, ‘사이 나쁜 자매의 화해’, ‘죽어서 호박꽃과 박꽃으로 환생’이다. 호박꽃과 박꽃을 낮과 밤에 비유해 설화를 창조하고 노래를 지어 부른 영암 사람들의 서정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야기와 관련된 노래도 전승된다. 호박꽃의 꽃잎을 벗기면 화궁 안에 이슬 한두 방울 정도의 물이 고여 있는데 배고픈 아이들이 단물을 빨아먹기 위해서 꽃을 딴 다음 「단꽃 노래」를 불렀다. 『영암군지』에 소개된 「단꽃 노래」는 가사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영암군의 「단꽃 노래」이고, 다른 하나는 황해도 신천 지방의 「단꽃 노래」이다. 황해도 노래의 ‘박가’는 박꽃을 지칭한다. 박가네 박꽃은 쓴데 나의 호박꽃은 달다는 뜻이다. 영암군에서는 아래와 같은 가사를 부르면서 호박꽃에 든 단물을 빨아 먹었다.
내야 꽃은/ 이삔 꽃/ 이삔 꽃은 단 꽃
황해도 「단꽃 노래」는 아래와 같다.
박가야 박가야/ 너의 꽃은 쓰고/ 나의 꽃은 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