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 영주 지역에 우거한 문신.

[개설]

황섬(黃暹)[1544~1616]은 문과 급제 후 사간원정언·병조참지·안동부사 등 내외 관직을 두루 지냈다. 광해군 연간 정치적 탄압을 받아 경상도 풍기군으로 낙향하여 후진 양성에 힘썼다.

[가계]

황섬의 자는 경명(景明), 호는 식암(息庵) 또는 돈암(遯庵), 본관은 창원(昌原), 시호는 정익(貞翼)이다. 할아버지는 우참찬을 지낸 황사우(黃士祐)[1486~1536], 아버지는 단양군수를 역임했던 황응규(黃應奎)[1518~1598]이다. 어머니는 의빈도사를 지낸 이수려(李壽旅)의 딸이다. 부인은 풍성군 이전(李銓)의 딸 정부인 완산이씨(完山李氏)이다.

[활동 사항]

황섬은 1544년(중종 39) 한양의 동부 이현에서 출생하였으며, 정탁(鄭琢)[1526~1605]에게 학문을 배웠다. 1564년(명종 19) 성균관 유생이 되고, 1570년(선조 3) 식년시 문과에 갑과로 급제하였다. 이후 한성부참군·호조좌랑 등을 거쳐 1577년 서천군수가 되었다. 이때 선정을 베풀어 송덕비가 세워졌다. 이어 정언에 제수되었고, 사간·집의·도승지 등을 거쳐 성주목사로 부임하였다.

황섬은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병조참지로 있으면서, 대가를 호종하였으며, 평안도모운사에 선임되어 군량 수운에 공을 세웠다. 1593년 호조참의로 있으면서 대가를 해주까지 호종하였고, 해주에서 모군(募軍)과 식량 공급 등 당면 국방정책을 건의하였다. 1594년 부모를 봉양하기 위하여 외직을 청해 안동부사로 부임하였다. 1598년(선조 31) 부친상을 당하여 상제를 마친 후에 다시 이조와 호조의 참의, 도승지 등을 역임하였으며, 호조·이조·예조의 참판을 거쳐, 대사헌·지제교 등을 지냈다. 광해군 즉위 후에는 류영경(柳永慶)[1550~1608]의 처남이라는 이유로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 이에 사직하여 풍기군으로 내려와 양몽재(養蒙齋)를 짓고 후진 양성에 주력하였다. 그 외에도 소수서원 후원, 향약 시행 등 향풍 진작을 위해 노력하였다.

[학문과 저술]

황섬은 정탁의 문인이며, 김륵(金玏)[1540~1616] 등과 교유하였다. 1769년(영조 45) 문집인 5권 3책의 『식암집(息庵集)』이 간행되었다.

[묘소]

황섬의 묘소는 영주시 순흥면 내죽리 성황산에 있다.

[상훈과 추모]

황섬은 임진왜란 당시 어가를 잘 호송한 공으로 호성원종공신 1등에 녹훈되었으며, 1624년(인조 2)에는 자헌대부 이조판서에 증직되었다. 1704년(숙종 30)에 풍기 우곡서원(愚谷書院)에 제향되었으며, 1834년(순조 34) 시호를 받았다. 이익(李瀷)[1681~1763]이 행장을 짓고, 남태저(南泰著)[1709~1774]가 신도비명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