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502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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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秋夕 |
이칭/별칭 | 한가위,중추절,중추가절,가배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충청남도 천안시 |
집필자 | 이명진 |
[정의]
충청남도 천안시에서 음력 8월 15일에 한 해 농사를 수확하여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 세시 풍속.
[개설]
추석은 한가위,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 가배(嘉俳) 등으로 불린다. 오곡을 수확하는 시기이므로 명절 중에서는 가장 풍성한 때로 꼽힌다. 추석에는 햇곡이 난 것을 기념하여 햅쌀로 송편을 빚고 메와 탕을 함께 올려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천안 지역의 서북구 직산읍 군동 1리 구억말에서는 이를 ‘송편 차사(茶祀)’라고도 한다. 송편의 속은 콩·참깨·돈부콩[광저기]·밤 등을 삶아 사용한다.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 해정 1리 엄정말에서는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잘생긴 남편 또는 예쁜 딸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다.
추석에 행하는 세시 풍속으로는 벌초·성묘·차례·소놀이·거북놀이·강강술래·원놀이·가마싸움·씨름·반보기·밭고랑 기기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거북놀이는 천안을 비롯한 충청도와 경기도 지역에서 행하던 민속놀이다.
[연원 및 변천]
추석에 대한 기원은 『삼국사기(三國史記)』에서 살펴볼 수 있다. 신라 제3대 유리왕 9년에 “왕이 6부를 정하고 왕녀 두 사람으로 하여금 각각 부내의 여자들을 거느리게 하여 두 패로 가르고 나서 편을 짜서 7월 16일부터 날마다 6부의 뜰에 모여 길쌈을 하는데 밤이 늦게야 일을 파하고 8월 15일에 이르러 그 공이 많고 적음을 살폈다. 진 편은 술과 안주를 장만하여 이긴 편에 사례하였다. 이때 온갖 유희가 일어나니 이것을 가배(嘉俳)라 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이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전한다.
[절차]
천안 지역에서는 추석날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나서는 윗대의 묘소에 가서 풀도 뽑고 무너진 곳도 살피면서 성묘를 지낸다. 성묘를 마치면 민속놀이를 하는 등 하루를 즐긴다.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에서는 추석에 거북놀이라는 민속놀이를 행하였는데, 천안에서도 추석 때 거북놀이를 행하였다.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병천리에서는 이를 ‘거북이 놀리기’라고도 하였다.
거북놀이를 할 때에는 8월 보름날 저녁에 마을 청년들이 거북이를 만들어 마을을 돈다. 수수의 잎을 멍석에 꽂아 거북의 등을 만들고, 두 사람이 서로 등을 맞대고 멍석을 덮는다. 머리와 꼬리도 수수 잎으로 만들어 흔들어 댄다. 거북이 머리에는 긴 막대기를 내어 밤송이를 달아 둔다. 거북이가 놀 때 사람들이 가까이 와서 만지는 것을 막으려는 사전 조치이다. 거북이 놀이를 하는 사람들 역시 수수 잎을 이용하여 옷을 만들어 입는다. 모자를 만들어 쓰고 치마를 만들어 허리에 두른다. 팔에도 수수 잎을 엮어서 걸친다.
각 가정에서는 미리 먹을 것을 준비하고 거북이를 맞이한다. 거북이를 앞세우고 집 안으로 들어가면 “거북아, 거북아, 놀아라.”라고 외친다. 거북이가 마당을 한 바퀴 돌며 놀다가 멈추며 “동해 바다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거북이가 배가 고프니 먹을 것을 주세요.”라고 하면 마련해 둔 송편과 음식을 내어 준다. 푸짐하게 상을 차려 주면 거북이가 펄쩍펄쩍 뛰면서 좋아한다. 다 놀고 나면 수수 잎은 태우거나 쇠여물로 사용한다. 거북놀이는 1970년께까지 행하였다고 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추석은 한 해 중 가장 풍성하며 즐거운 시기에 맞이하는 명절이다. 서양에 추수 감사절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추석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추석은 한 해 동안 농사를 잘되게 해준 것을 감사하면서 풍농을 기리는 시기로서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전통 명절이 현대화와 함께 그 의미를 잃어 가고 있지만 추석만큼은 설날과 함께 ‘민족의 대명절’로 여겨지며, 외지로 나간 사람들도 추석에는 고향을 찾아와서 차례를 올리고 성묘를 하면서 가족으로서 유대감을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