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3024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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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御使李賢老-妓生玉英 |
영어의미역 | Royal Inspector Yi Hyeon-lo and Gisaeng Ogyeong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강원도 강릉시 |
시대 | 조선/조선 전기 |
집필자 | 정호희 |
[정의]
강릉에 부임해온 어사 이현로(李賢老)를 기생 옥영(玉英)이 훼절시킨 이야기.
[개설]
이 설화는 여색을 가까이 하지 않던 어사 이현로를 옥영이 유혹하여 정을 통한 뒤, 어사가 속았음을 깨닫게 한다는 내용의 훼절설화이다.
[채록/수집상황]
이 이야기는 『증수임영지(增修臨瀛誌)』「향렴조(香奩條)」에 실려 있으며,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가 구전으로도 상당수 전하고 있다.
[내용]
조선 세종 때 강릉에 어사로 온 이현로는 평소 여색을 가까이하지 아니하기로 유명했다. 사또인 권기는 이러한 어사의 절개를 꺾어보려는 마음으로 여러 기녀들에게 어사를 유혹하는 데 성공하면 큰 상을 내리겠다고 하자 옥영이라는 기녀가 자청을 하였다. 옥영은 꾸미지 않은 평상복 차림으로 운교역에 나가 어사 차림을 한 사람이 지나가는 모습을 울타리 사이로 엿보았다. 계면쩍고 의심스러운 마음에 이현로가 옥영을 꾸짖자 옥영은 자신이 서울에서 온 부녀자라고 속였다.
저녁 무렵 이현로가 방림역에 도착하여 객헌 뜰에 외로이 앉아 있는데, 또 옥영이 관사 주위를 돌아다니다 어사를 보고 달아나려 하였다. 이를 발견한 어사가 꾸짖어 묻자, 옥영은 고향이 강릉이며 친정어머니의 병환을 돌보기 위해 고향으로 가는 길이라고 하고는 거문고를 연주하면서 소리를 들려주었다. 그 솜씨에 어사는 매혹되었고, 옥영이 야심한 밤에 어사의 침방을 찾아오자 서로 곡진한 정을 나누게 되었다. 옥영은 어사에게 정표로 비단에 글을 써줄 것을 요청하였고, 그로부터 매일 옥영은 새벽까지 어사의 방에 머물다 돌아갔다.
어느 날 옥영은 어사를 집으로 초대하여 동침하게 되었는데, 방문을 전부 자리방석으로 가려 어둡게 하여 날이 밝는 것을 어사가 눈치 채지 못하게 하였다. 다음 날 옥영은 어사를 기생차림으로 꾸며 동헌으로 보냈는데, 어사는 문전에서 호장에게 떠밀려 망신을 당하였다. 그런 곤욕을 치른 어사를 위로하는 뜻으로 사또가 연회를 베풀었고, 술자리에서 짐짓 어사의 옷에 술을 엎질렀다. 참석했던 옥영이 급히 손으로 끌어당겨 천으로 싸매주었는데 그 위에 먹물 흔적이 비치었다. 어사는 비로소 자신이 옥영에게 속은 것을 깨달았다. 사또는 옥영에게 쌀과 비단 등 푸짐한 상을 내렸다.
[모티브 분석]
훼절설화는 표면적으로나 내면적으로 여성에게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남성에게 기녀가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정을 통한 후 그의 이중성을 폭로하는 구조로 이루어진다. 훼절을 내용으로 하는 설화에 등장하는 인물로는 여색을 기피하는 남성과 훼절을 사주하는 남성, 그리고 기녀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모티브는 남성의 훼절이므로 여성은 남성을 유혹하여 정을 통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한다. 때문에 남성을 훼절시키는 여성은 예외 없이 기녀로 한정된다. 기녀는 여색을 기피하는 남성을 훼절시켜 망신을 줌으로써 통쾌한 웃음을 유발시키거나 남성의 허위의식을 폭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
[의의와 평가]
역사적인 인물을 형상화함으로써 사실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기녀 옥영의 역할을 통해 남성의 허위의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