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01781 |
---|---|
한자 | -粥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음식물/음식물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정옥 |
[정의]
전라남도 화순군에서 붉은 팥을 삶아 거른 팥물에 밀가루를 반죽한 칼국수나 찹쌀가루로 빚은 새알심을 넣어 끓인 죽.
[개설]
붉은 팥을 삶아 거른 팥물에 쌀가루나 찹쌀가루로 둥글게 빚은 새알심을 넣고 끓인 것을 팥죽이라고 한다. 동지(冬至)에 주로 먹는 음식이어서 동지 팥죽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화순군을 비롯한 전라남도에서 말하는 팥죽은 팥물에 밀가루 반죽을 얇게 밀어 넣고 끓인 팥 칼국수를 말하며, 동지 팥죽은 새알심을 넣어 끓인다고 하여 ‘새알죽’이라고도 부른다. 서울·경기 지역에서는 팥 칼국수를 ‘낭화’라고 하기도 한다. 팥죽과 함께 소금을 곁들이는 다른 지역과 달리 화순군에서는 설탕을 넣어 먹는 특징이 있다.
[연원 및 변천]
전국적으로 장터 주변에는 시장 사람들을 대상으로 죽, 국수, 국밥 등의 일품요리를 주로 판매하는 음식점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몇몇 음식은 장날을 따라 이동하는 상인들의 입소문으로 다른 지역에 명성이 알려지게 되면서 그 지역의 향토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경우도 많다. 전라남도 담양군의 국수, 전라남도 나주시의 곰탕, 전라남도 함평군의 육회 비빔밥 등이 이에 해당한다. 화순군 화순읍 삼천리에 위치한 화순 전통 시장 입구의 한 음식점에서 동지 팥죽, 팥 칼국수 등이 널리 알려지면서 지역의 향토 음식이 되었다. 화순군에서는 팥죽 외에도 바지락 칼국수, 여름철의 콩물국수 등이 유명하다.
[만드는 법]
화순군에서 팥죽을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팥에 약 10배 정도의 충분한 물을 붓고 푹 삶은 다음 체를 이용하여 껍질은 제거하고 팥 앙금과 팥물을 거른다. 이때 팥은 물을 많이 넣고 팥알이 터질 정도로 충분히 삶아서 앙금과 팥물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칼국수는 밀가루 반죽을 숙성시킨 다음 얇게 밀고 가늘게 썰어서 준비한다. 팥물이 끓으면 칼국수를 넣어 익히고 팥 앙금을 넣어 농도를 조절한 다음 한소끔 더 끓여낸다. 기호에 따라 소금이나 설탕으로 간을 하여 먹기도 하는데 화순군에서는 주로 설탕을 넣어 단맛이 나는 팥죽을 즐겨 먹는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동지 팥죽은 동지에 먹는 절식으로 팥죽에 넣는 새알심은 가족 구성원 각각의 나이 수대로 넣어 먹기도 한다. 동지 때 팥죽을 먹는 풍습은 중국에서 전래된 것이다.『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공공씨(共工氏)의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서 역귀(疫鬼)가 되었는데 그가 생전에 싫어하던 붉은 팥으로 죽을 쑤어 악귀를 쫓았다고 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짓날 팥죽을 먹기 전에 귀신을 쫓고 재앙을 면하기 위하여 대문이나 장독대에 뿌렸으며, 이사하거나 집을 새로 지었을 때에도 팥죽을 집 안팎에 뿌리고 이웃과 나누어 먹었다. 또 병이 나면 팥의 붉은 색이 병의 원인인 역귀를 몰아낸다고 생각하여 팥죽을 길에 뿌리기도 하였다. 이러한 풍습이 전래된 시기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고려 시대의 문헌에 언급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시기에 이미 절식으로 자리 잡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원래는 겨울철 별미 음식으로 많이 이용하였으나 지금은 계절과 관계없이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다. 팥은 따뜻한 성질 때문에 겨울철 음식으로 적합하며 비만과 고혈압 예방, 당뇨병 치료뿐 아니라 티아민을 충분히 함유하고 있어 각기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팥의 항산화 효과, 혈전 용해 기능, 고혈당 개선 기능 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 건강식품으로서의 새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
화순군에서 팥죽을 판매하는 음식점은 화순 전통 시장 앞이 유명하며 이 외에 화순읍 광덕리와 화순읍 삼천리, 도곡면 천암리, 동면 장동리, 한천면 한계리 등에도 있다. 팥죽을 판매하는 대부분의 음식점에서는 설탕을 곁들여 내며 콩나물 무침, 배추김치, 열무김치 등의 간단한 반찬을 곁들여 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