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남도 화순군 이양면 강성리에 있는 송석정에 대해 양인용, 홍우규, 윤봉구 등이 읊은 한시.

[개설]

송석정은 화순군 이양면 강성리 예성산 아래 양자강 변의 절승지에 자리 잡고 있다. 단층 팔작지붕의 골기와 건물이다.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중앙에 재실이 있고, 주위는 회랑으로 되어 있다. 광해군 때 첨정 벼슬에 있던 양인용이 인목 대비의 폐위 사건이 일어나자 벼슬을 버리고 낙향하여 1613년에 정자를 건립하였다. 그 후 그의 후손인 구봉(九峯) 양위남(梁渭南)과 양우전(梁禹甸)을 거쳐 양지해(梁之瀣)가 중건하였고, 다시 양찬호(梁贊浩)를 거쳐 양익환(梁益煥)이 1893년에 3차 중수 하였다. 1982년에 다시 중수를 거쳐 지금까지 유지되어오고 있으며, 보존 상태는 양호하다. 누정 안쪽과 『화순 시총』, 『화순 읍지』 등에 조희일(趙希逸), 안방준(安邦俊), 김창흡(金昌翕) 등 30여 인이 송석정에 관해 읊은 시문이 전하고 있다.

[구성]

양인용의 원운시와 그에 차운한 홍우석의 시는 오언 율시로 구(邱), 부(浮), 두(頭), 류(留)의 운자를 사용하였다. 윤봉구의 시는 오언 절구로 간(間), 한(閒)의 운자를 사용하였다.

[내용]

양인용 / 원운시

남아시불우(男兒時不遇)[남아가 때를 못 만나]

포도와림구(抱道臥林邱)[도를 지키며 숲속에 누웠네]

궁약심경입(窮約心經入)[궁하고 검약함은 마음 따라 들어오고]

공명수말부(功名水沫浮)[공명은 물거품처럼 흩어지네]

무송망월곡(撫松望月谷)[소나무 어루만지며 월곡 땅을 바라보니]

수석하용두(數石下龍頭)[수많은 돌이 용두에 쌓였네]

심충수여설(深衷誰與說)[깊은 충정을 누구와 더불어 말할까]

다소객래유(多少客來留)[얼마나 많은 나그네가 와서 머무를까]

홍우석 / 차운시

송송석우석(松松石又石)[소나무 무성하고 돌도 또한 많아]

요옥자성구(繞屋自成邱)[집 둘러싸고 절로 언덕을 이루었네]

초경재용족(樵逕纔容足)[나무꾼 다니는 길이나 겨우 뚫려 통하니]

진환특출두(塵寰特出頭)[이 세상에 보기 드문 빼어난 경치로다]

후전산기지(後前山氣至)[앞뒤로 산의 맑은 기가 이르고]

일야수성부(日夜水聲浮)[밤낮으로 물소리가 떠다니네]

약유신선재(若有神仙在)[만약에 신선이 있다고 한다면]

야응강차유(也應降此留)[응당 여기 내려와 머물다 가리라]

윤봉구 / 「송석정 운을 빌어[松石亭次韻]」

천벽호강산(天闢好江山)[하늘이 이 좋은 강산 만들어 놓고]

여군정차간(與君亭此間)[그대에게 이 사이에 정자를 주었노라]

임풍시환학(臨風時喚鶴)[바람 따라 때때로 학을 부르니]

송하복건한(松下幅巾閒)[솔 아래 그대 모습 한가하리라]

[특징]

소나무와 바위가 많은 지형 사이에 놓여있는 송석정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시편들이다. 송석정 원운시를 지은 주인 양인용의 시에서는 인목 대비 폐위 사건으로 낙향하여 송석정을 짓고 은거했던 작가의 처사적 기운과 함께 나라를 걱정하는 애정을 읽을 수 있다. 홍우석은 솔과 바위가 많은 송석정의 아름다운 정경을 응당 신선이 내려와 노닐만한 곳이라고 찬탄하며 도가적인 색채로 표현하였고, 윤봉구는 아름다운 경관 사이의 송석정을 노래하였다.

이외에도 주인 양인용의 원운시에 차운한 문인들로 송병선(宋秉璿)·정방(鄭枋)·조희일(趙希逸)·김창흡(金昌翕)·권중면(權重冕)·양치영(梁致永)·정재규(鄭載圭)·심상덕(沈相德)·정기현(鄭基鉉)·조삼묵(曺三黙)·윤자현(尹滋鉉)·조영원(趙泳元)·윤인수(尹仁壽)·송홍(宋鴻)·이병일(李秉一)·고언주(高彦柱)·양상규(梁相奎) 등이 있으며, 안방준(安邦俊)·양우규(梁禹圭)·양주남(梁柱南)·양진영(梁進永) 등 많은 문인들이 시를 남겨 화순의 문학 및 문화 공간으로 주요한 기능을 했던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