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300046 |
---|---|
한자 | 口碑傳承 |
영어음역 | Gubi Jeonseung |
영어의미역 | The Transmission of Literature by Spoken Languag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충청북도 제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최명환 |
[정의]
충청북도 제천 지역에서 말과 기억에 의존하여 전해 내려오는 민간 문화의 총체.
[개설]
구비 전승이란 비석에 새긴 것처럼 유형화(類型化)되어 오랫동안 전승되어 온 말이다. 단순하게 말로 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내용이 마음에 새긴 것처럼 절실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구비(口碑)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한편,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문학이라는 의미에서 구비 문학(口碑文學)이라고도 한다. 설화, 민요, 무가, 판소리, 민속극, 속담, 수수께끼 등은 입에서 입으로 전하여 문자로 기록되지는 않지만, 문학의 요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즉 말로 존재하고, 말로 전달되고, 말로 전승하는 문학을 통칭하여 구비 문학이라고 한다. 제천 지역에서는 구비 문학 가운데 설화와 민요를 중심으로 전승한다.
[설화]
제천 지역 설화는 제천시를 공간으로 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이다. 글로 쓰여 있기보다는 주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는 이야기이다. 설화는 보통 신화, 전설, 민담 등으로 분류하는데, 그 가운데 제천시에서는 특정 지명과 지형지물(地形地物)을 증거물로 해서 전승하는 전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제천 지역의 지명과 관련해서 전해지는 설화들은 마을 지명이 생기게 된 유래를 설명하고 있으며, 마을의 형상과 마을에 위치한 지형지물과 연계해서 전하기도 한다. 또한, 경순왕(敬順王)[?~978], 마의태자(麻衣太子)와 덕주공주(德主公主), 단종(端宗)[1441~1457], 이황(李滉)[1501~1570] 등과 같은 역사적 실존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하며, 가공인물의 행위나 사건과 관련하여 형성되기도 하였다. 지명과 연계되지는 않지만 마을에 위치한 지형지물과 관련해서 전해지는 설화들 가운데는 바위나 연못의 형성을 설명하는 설화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제천 지역에서는 특히 의림지와 관련해서 많은 설화가 전승한다. 박의림(朴義林)이라는 사람이 만들었기 때문에 의림지라 하였다고 하고, 우륵(于勒)이 가야금을 벗 삼아 동쪽의 돌봉재를 선유하다가 만들었다고도 한다. 또한 의림지가 원래는 인색한 부자가 살던 집터였는데, 시주승을 구박한 벌로 그 집터가 연못으로 변했다고도 한다. 이는 전국적으로 전승하고 있는 ‘장자못 설화’ 모티프와 동일한 것이다. 한때 의림지에 살며 사람과 가축들을 해치던 이무기를 잡았다는 「어씨 오장사(魚氏五壯士)」 등의 설화도 의림지와 연계해서 전한다.
이밖에도 아기장수 설화와, 사찰 창건담, 풍수담 등도 전승이 활발하다. 풍수와 연계한 설화는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을 드러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민요]
민요는 집단적·공동체적 삶 속에서 생산되고 성장하며, 공동체 생활의 체험에서 느끼는 생활 감정을 소재로 익숙한 생활 리듬과 노동 리듬에 기반을 두고 불린다. 또한 민요에는 해학과 풍자를 통해 억눌린 민중들의 삶을 극복하려는 현실 극복 의지가 담겨 있기도 하다. 제천 지역의 민요는 대체로 메나리목으로 부르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지역의 민요와 마찬가지로 노동요(勞動謠)와 의식요(儀式謠)가 중심이 되며, 유희요(遊戱謠)도 전승한다. 유희요는 강원도와 인접하고 있기 때문에 「정선아라리」를 많이 부른다. 그러나 노동 형태와 생산 방법의 변화로 인해 노동과 결부되었던 노동요와 의식요는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제천 지역의 대표적인 노동요와 의식요는 의림지를 중심으로 펼쳐진 청전 들판에서 불려진 논농사요와 장례의식요 등이다. 이들 민요들은 선소리꾼이 사설을 앞소리로 메기면 일꾼들이 일제히 입타령으로 뒷소리를 받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모심는 소리」의 경우 선소리꾼이 “여보시오, 우리 농부 이내 말삼 들어보소”라고 중모리 사설을 메기면, 뒷소리꾼들이 “얼얼루 상사디야”로 받는다. 「논매는 소리」는 선소리꾼이 중중모리로 “여보시오, 우리 농부”라고 사설을 메기면, 뒷소리꾼이 “에~헤야애애호오”로 받는다.
의식요는 처음에 느린가락으로 시작하지만, 곧바로 중중모리로 바뀌며, 바쁠 때는 자진가락으로 바꾸기도 한다. 「상여 소리」는 선소리꾼이 사설을 선소리로 메기면 뒷소리를 “오호 호아”로 받으나, 「회다지 소리」는 “에허리달구”로 받는다. 한편, 여성들의 노동요인 「베틀 노래」, 「물레질 노래」는 현재 베짜기나 물레질을 하였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매우 불완전하게 전승하고 있다.
특히 제천 지역에서 전승하는 노동요 가운데 「아라성」이라는 「모심는 소리」가 지역적인 특징을 보인다. 모를 심으면서 「아리랑」을 부르는 것은 강원도에서 널리 행해지는 것이지만, 제천시에서도 분포한다. 「아라성」은 세마치장단인 8장단으로 선소리를 메기면 여럿이 8장단으로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날 넘겨주소”라는 뒷소리를 받는 것이다. 선소리는 “…… 이 논빼미는 모를 심어 삭잎이나 훨훨에 영화로다/ 일락서산에 해가 지고 월출동녘에 달이 뜨기 전에 니 논빼미를 얼른 다 심고…….”라고 한다.
[무경]
독경은 법사에 의해 폐쇄적 공간에서 해당 무경만을 송독(誦讀)하는 형태를 하고 있다. 무구(巫具)로서 북, 산통(算筒), 신장봉(神將棒)이, 무장(武裝)으로서 창호지로 접은 신모(神帽) 내지 갓이나 도포가, 제물로서 떡과 술, 돼지머리 등이 사용된다. 또한 특별한 청중도 없다. 독경에서의 무경은 대개 한문 어투의 문서로서 전승하며, 신통(神統)의 나열, 신병(神兵)의 결진(結陣), 역신(疫神)의 착금(捉擒) 등이 주된 내용이다. 무경은 굿에서 사용하는 무가와 달리 잡귀·잡신을 위협하는 무서운 주사(呪詞)이며, 특히 치병 기능을 담당하는 경문인 「팔문신장편(八門神將篇)」이나 「옥추경(玉樞經)」 등은 병의 원인이 되는 역신에게 비는 것이 아니라, 법사들이 모시고 있는 신장(神將)을 통해 역신을 물리치는 적극적인 축사(逐詞)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