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6023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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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Sogajuktal Beoseun Gudusoe Yangdwaeji |
영어의미역 | Stingy Man That Removed a Cowhide Mask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남원시 수지면 호곡리 |
집필자 | 이수라 |
[정의]
전라북도 남원시 수지면 호곡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인색한 부자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79년 8월 1일 전라북도 남원시 수지면 호곡리에서 최래옥과 김준각·이태효가 채록하여, 1980년 한국정신문화원에서 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5-1에 수록하였다. 제보자는 박환우(남, 78세)이다.
[내용]
옛날 황해도에 어떤 사람이 부모를 잃고 집안도 가난하여 부잣집에서 머슴을 살았다. 하루는 주인어른이 이 집에서 몇 해를 살고 나면 사위로 삼겠노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들은 머슴은 더욱 열심히 일을 하였다. 그러나 십여 년이 지나도록 주인어른은 딸을 줄 생각도 안 하고 일한 삯을 쳐주지도 않았다. 그래도 주인어른의 딸은 어릴 적에 아버지가 한 이야기를 새겨듣고는 머슴을 마음에 둔 터라 결국 혼인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혼인을 한 후에도 부잣집 장인어른은 여전히 머슴처럼 부려먹기만 하고 분가시켜 줄 생각도 하지 않았다. 부부는 할 수 없이 뒷산에서 나무를 베어다가 움막을 지어 분가를 하였다. 한 번은 그 남편이 너무 아파서 약방에 가서 외상으로 약을 좀 달라고 하였지만 약방 주인은 그 부탁을 들어 주지 않았다. 장인어른에게도 약값 좀 보태 달라고 하였으나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 남편은 그런 일을 겪으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혼자 힘으로 잘 살아 봐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어느 날, 어디선가 솔개 한 마리가 병아리를 차가다가 집 마당에 툭 떨어뜨리고 갔다. 부부는 모이를 주어서 잘 키웠다. 병아리는 커서 암탉이 되어 새끼를 치고, 또 새끼를 치고 하여 어느 새 닭이 수백 마리로 늘어났다. 어느 해에는 그가 부지런히 일하는 모습을 본 이웃 사람이 논 닷 마지를 소작으로 주었다. 그는 열심히 개똥도 줍고 하면서 잘 지어서 점점 재산이 늘어 어느새 부자가 되었다. 부자가 되어 돈으로 벼슬도 살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부자가 된 그는 주위 사람들에게 무척 인색하였다. 지나가는 나그네가 집안이 잘 사는 걸 보고 밥 한 끼 달라고 청해도 싹 무시를 하고는 밥 한 숟가락 주는 법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그를 ‘양돼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인색하기로 소문이 나다 보니 아들딸이 자라서 결혼을 시켜야 하는데, 아무도 혼인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어느 날 양돼지는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을 하고는 아내에게, “우리가 여태껏 소가죽을 둘러쓰고 살았으나 이제는 소가죽을 벗읍시다.” 하고는 큰 잔치를 준비하게 하였다. 양돼지 내외는 돼지도 잡고, 술이며 떡이며 온갖 과일이며 잔뜩 차려 놓고는 마을 사람들을 모두 초대하였다. 그러고는 손님들이 모여들자 양돼지는 부인과 함께 소가죽을 둘러쓰고 나와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였다.
“제가 그 동안 장인어른과 약방 의원한테 받은 서러움 때문에 열심히 일을 해서 이렇게 부자가 되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두 분 덕분에 부자가 된 것이니 두 분에게 제 재산을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궁가빈족(窮家貧族)들을 위하여 제 재산을 쓰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소처럼 살았지만 이제부터는 소가죽을 벗고 인색하지 않게 살아가겠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저희 내외의 허물을 모두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 후 양돼지는 더 이상 구두쇠 노릇을 하지 않고 주위 사람들에게 베풀면서 잘 살았다고 한다.
[모티브 분석]
「소가죽탈 벗은 구두쇠 양돼지」는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과정을 전형적으로 보여 주는 동시에, 아무리 자신의 힘으로 부자가 되었다고 해도 주위 사람들에게 인색하면 냉대를 받고 손가락질 당한다는 교훈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