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6023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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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雲峰-峰-穴 |
영어음역 | Unbongui Hwangsaebonggwa Gaegurihyeol |
영어의미역 | Stork Peak and Frog Cave in Unbong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남원시 보절면 성시리 |
집필자 | 주경미 |
성격 | 전설|우행담|풍수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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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 | 삼 형제|노인 |
관련지명 | 황새봉|운봉 |
모티프 유형 | 명당 발복|풍수를 읽어 명당 망치기 |
[정의]
전라북도 남원시 보절면 성시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우연히 명당에 묘를 써서 부자 된 삼 형제 이야기
[개설]
명당에 묘를 써서 복을 얻는 이야기이지만, 그것이 우연히 명당이 된 경우이다. 명당에 묘를 쓰며 발복을 기원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으로 볼 수 있는데, 풍수를 보는 노인의 의도는 삼형제의 집을 망하게 할 요량이었지만, 사실은 명당자리였던 것이다. 묏자리를 잡아주는 영감이 풍수를 잘못 읽어서 삼형제가 우연히 명당자리를 얻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삼형제의 평소 적선(積善)을 기반으로 한 하늘의 응보라고 볼 수도 있다. 처음에 노인을 만나 사람으로 존대해주고, 그를 업고 운봉까지 왔으며, 잘 대접한 것은 삼형제가 평소 적선을 많이 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채록/수집상황]
1979년 8월 2일 남원시 보절면 성시리에 사는 정강현(남, 36)이 구연한 것을 최래옥·김준각·이태효가 채록하여, 1980년에 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5-1에 실었다.
[내용]
옛날 운봉에 삼 형제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삼 형제가 남원으로 장을 보러 갔는데, 한 노인이 남원장을 쓸고 다니면서 뫼를 쓰라고 소리를 질렀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미친놈 취급을 하였지만, 삼 형제는 노인에게 다가가 뫼 한 자리 쓰겠다고 함께 자신들의 집으로 가자고 하였다.
그렇게 하여 집으로 돌아오는데 노인이 다리가 아프다며 업어 달라고 하여, 삼 형제가 번갈아가며 노인을 업고 고개를 넘어 집으로 데려왔다. 그런데 집으로 온 노인은 묏자리 이야기는 하지 않고 매일 술과 밥만 축냈다.
석 달이 지나도록 묏자리 구경하자는 소리를 안 하자 화가 난 막내가 몽둥이를 들고 들어가, 지금까지 돌봐 주었는데 묏자리 보자는 말도 안 하고 술만 먹는다고 하면서 당장 나가라고 하였다.
정신없이 쫓겨 나온 영감이 동구 밖을 나오다가 지세를 보니, 묘를 쓰면 딱 망하기 좋은 곳이 눈에 띄었다. 그곳은 다름아닌 개구리혈이었는데, 물길이 뱀 형상으로 되어 있어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으러 올라오는 형국이었다.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으면 끝장나는 자리였던 것이다.
영감은 여기에다 묘를 쓰면 당장 부자가 된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도망가 버렸다. 몇 년이 흐른 후 삼 형제는 그곳에 묘를 썼는데, 살림이 자꾸 불어나 정말 큰 부자가 되었다.
10년이 흐른 뒤 영감은 그 집이 망해서 오막살이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와서 보니 대궐같이 큰 집이 보여 의아하게 여겼다. 이웃에게 물어 보니, 개구리혈에 뫼를 쓴 이후 부자가 된 집이라고 하였다.
영감이 묏자리에서 고개를 들어 지리산 쪽을 보니, 이쪽으로 고개를 팔딱 들고 넘어 보는 봉우리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이 황새혈이었다. 봉우리 이름을 물어 보니 황새봉이라 하였다. 영감은 무릎을 탁 쳤다.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으려는 형국에 마침 황새가 그 뱀의 머리를 콱 찍는 형국이었다. 그래서 개구리는 뱀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폴짝 뛰어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영감이 삼 형제의 집을 찾아가니, 형제가 영감을 알아보고는 왜 이제야 오느냐며 환영을 하였다. 그러면서 “묏자리에 석물을 써야 하는데 영감님께 물어 보려고 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였다. 영감은 그 묘는 개구리혈이니 석물을 놓지 말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영감은 묏자리를 잘 잡아주었다고 대우도 잘 받고 돈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모티브 분석]
「운봉의 황새봉과 개구리혈」은 ‘풍수를 읽어 명당 망치기’ 모티브를 가지고 있다. 풍수를 읽어 명당을 망치는 모티브는 풍수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핍박을 당하거나 곤란을 당한 것을 복수하는 수단으로 흔히 나타난다. 명당이라고 속여 묏자리나 집터를 잡아주면 그 사람이 망하게 되는 결과로 나타나는 유형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운봉의 황새봉과 개구리혈」에서는 노인이 거짓말로 명당이라고 했던 지형이 진짜 명당이었다. 결국 노인의 복수가 삼 형제의 복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삼 형제가 명당에 묏자리를 써서 복을 얻게 된 것은 순전한 우연이라기보다는, 삼 형제의 평소 적선에 대한 하늘의 도움으로 볼 수도 있다.
풍수를 읽어 발복을 기원한다는 점에서 풍수담에 속하지만, 우연히 명당을 얻게 되었다는 점에서 우행담(偶幸譚)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