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602364 |
---|---|
한자 | 恩惠- |
영어음역 | Eunhye Gapeun Kkwong Iyagi |
영어의미역 | Tale of a Pheasant That Returned the Favor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남원시 보절면 신파리 |
집필자 | 주경미 |
[정의]
전라북도 남원시 보절면 신파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목숨을 살려 준 은인을 죽음에서 구한 꿩 이야기.
[개설]
「은혜 갚은 꿩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하는 설화로, 「치악산 전설」의 변이형으로 볼 수 있다.
[채록/수집상황]
1979년 8월 2일 남원시 보절면 신파리에서 소주태(남, 47)가 구연한 것을 최래옥·김준각·이태효가 채록하여, 1980년에 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5-1에 실었다.
[내용]
옛날에 한 포수가 길을 가고 있는데, 수꿩 한 마리가 날았다가는 떨어지고 날았다가는 떨어지고 하였다. 가까이 가서 보았더니 커다란 구렁이가 꿩의 발톱을 물고 있었다.
커다란 짐승이 조그만 꿩을 죽이려고 하는 것이 불쌍해서 포수는 가지고 있던 활을 꺼내어 꿩을 물고 있는 구렁이를 향해 활을 쏘았다. 구렁이는 활을 맞고 몸이 두 동강이 났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꿩은 날아가 버렸는데, 반 토막 난 구렁이가 포수를 쫓아왔다. 그래서 도망을 가는데, 물로 가면 물로 따라오고, 육지로 가면 육지로 따라오고, 산으로 가면 산으로 따라왔다. 계속 도망을 가다가 산으로 접어들었는데, 어느 결에 보니 따라오던 구렁이가 보이지 않았다.
깊은 산중에서 날은 저물었는데, 마침 인가 한 채가 보였다. 불이 켜져 있어 주인장을 찾으니, 주인장은 나오지 않고 한 여인이 나왔다. 길을 가다가 날이 어두워졌으니 하룻밤만 재워 달라고 하였다. 여인은 처음에는 잘 데가 없다고 하였으나, 포수가 가마니 한 개만 있으면 마당에서 자도 좋으니 재워 달라고 하자 윗방이 비어 있으니 거기서 자라고 하였다.
윗방에 들어가 있으니 여인이 밥상을 차려 들어왔다. 그러고는 덮을 이불과 깔 요를 가지고 들어왔다. 여인은 나그네를 기가 막히게 대접했다. 밥을 먹은 후 윗방에 누워서 잠을 청하는데, 문틈으로 안방에서 바느질을 하는 여인네가 보였다.
그런데 바늘에 실을 꿸 때 실에 침을 묻히는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여인의 혀가 뱀의 혀였던 것이다. 포수는 뱀이 둔갑을 한 것이라 생각하고 절대로 잠들지 않으려고 하였으나, 낮에 구렁이에 쫓겨 도망을 다닌 탓에 피곤하여 그만 잠들고 말았다.
자다가 몸이 답답하여 눈을 떴는데, 커다란 구렁이가 포수의 몸을 칭칭 감고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구렁이는 “네가 오늘 내 남편을 죽였으니 원수를 갚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남편이 죽지 않았으면 널 살려 주겠다.”고 하며 조금 기다려 보자고 하였다.
마침 그때 종소리가 한 번 울렸다. 구렁이는 이것이 신호라 하며 조금 더 기다려 보자고 하였다. 잠시 뒤에 종이 두 번 더 울렸다. 그러자 구렁이는 남편이 살아 있다면서 몸을 풀고는 사라졌다.
정신이 퍼뜩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꼭 꿈을 꾼 것만 같았다. 깔고 잤던 것은 풀잎이고, 덮고 잔 것도 풀잎이며, 인가는 간 곳이 없고 가시덤불 속에 누워 있었던 것이다. 하도 허망해서 걸어 나와 보니 근처에 절이 하나 있었다.
절은 먼지가 가득 쌓여 있었는데, 절의 누각 마루에 꿩 두 마리가 머리가 깨어져 죽어 있었다. 목숨을 살려 준 은인이 위험에 처하자 첫 번째 종소리는 암꿩이, 두 번째·세 번째 종소리는 수꿩이 머리를 부딪쳐 종소리를 내다가 머리가 깨어져 죽었던 것이다.
[모티브 분석]
「은혜 갚은 꿩 이야기」의 기본 모티브는 위기에 처한 짐승을 구해 주고 보은을 받는 사람이다. 대개 위기에 처한 짐승은 다른 포식자에게 쫓기거나 새끼를 잃을 위기를 맞는다. 그 위기에서 짐승을 구해 준 사람은 그 때문에 죽을 위험에 처하지만, 위기에서 구해 준 짐승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게 된다.
이 모티브는 ‘치악산 전설’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위기에 처한 짐승은 꿩이나 까치 등으로 나타나며, 이들 짐승을 구하는 사람은 나그네·사냥꾼·선비 등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