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6023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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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Jangnim Eomeoniwa Jireongiguk |
영어의미역 | Blind Mother and Earthworm Soup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남원시 송동면 연산리 |
집필자 | 주경미 |
[정의]
전라북도 남원시 송동면 연동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눈 먼 홀어머니를 정성껏 모신 며느리 이야기.
[개설]
어떠한 환경에서도 부모를 잘 봉양하는 것은 자식의 마땅한 도리이다. 따라서 부모를 잘 봉양한 자식의 이야기는 효행담으로 널리 자리잡고 있다. 「장님 어머니와 지렁이국」은 먹을 것이 없어 지렁이로 홀어머니를 모셨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눈 먼 홀어머니가 눈을 뜨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남원시 송동면뿐만 아니라 운봉면과 산동면 등지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들이 전해 오고 있다.
[채록/수집상황]
1979년 8월 2일 전라북도 남원시 송동면 연동리에서 최래옥과 강현모가 채록하여, 1980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5-1에 수록하였다. 제보자는 박태희(여, 55세)이다.
[내용]
옛날에 어떤 어머니가 아들 독자를 두었는데, 살기가 어려워서 아들이 돈을 벌러 나갔다. 그런데 돈을 벌러 나간 아들이 행방불명이 되었다. 마음을 끓이던 어머니는 화열(火熱)로 앞을 못 보게 되었다. 앞을 못 보는 어머니는 행여 며느리가 집을 나갈까 봐 노심초사 애를 끓였으나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잘 모셨다. 그러나 워낙 집이 가난하여 먹을 것을 대기가 어려웠다.
하루는 도랑을 파는데 지렁이가 많이 나왔다. 지렁이가 사람에게 좋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듯도 하여 며느리는 어머니에게 지렁이국을 끓여 주었다. 앞을 못 보는 어머니는 며느리가 끓여다 준 지렁이국을 먹으면서 무슨 고기인데 이렇게 맛있냐고 하였다.
지렁이국을 먹은 어머니는 점점 몸이 좋아져 살이 올랐다. 동네 사람들이 무엇을 먹기에 이리 살이 찌느냐고 하자 며느리가 매일 고깃국을 끓여 주어서 그렇다고 하였다. 맛있는 고깃국을 먹으면서 어머니는 아들 생각에 ‘아들이 돌아오면 이 맛있는 것을 주어야겠다’ 생각하고는 국에서 지렁이를 하나씩 꺼내어 방골에 모아 두었다.
여러 해가 지난 뒤 아들이 돌아왔다. 워낙 먹을 것이 없었던 때라 아들은 집에 돌아오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시지나 않았을까 염려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보니 어머니가 살이 찌고 몸이 더욱 좋아진 것이 아닌가.
아들이 놀라서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으니 어머니가, “며느리가 매일 맛있는 고깃국을 끓여 주어서 몸이 좋아졌다. 너무 맛있어서 너를 주려고 방골에 모아 두었다.”고 하면서 방골에 모아 두었던 지렁이를 아들에게 내주었다. 아들이 보니 지렁이가 아닌가.
“어머니, 이것은 지렁이요!” 하니 어머니가 깜짝 놀라 “뭐라, 지렁이!” 하고 소리를 크게 지르다가 눈을 떠버렸다. 앞을 못 보다가 앞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이것이 다 며느리가 효도를 잘해서 그런 것이라고 해서 동네 사람들이 며느리에게 상을 주었다.
[모티브 분석]
「장님 어머니와 지렁이국」의 기본 모티브는 지렁이로 부모를 봉양한 자식이다. 이 모티브는 지렁이국으로 홀어머니를 모시는 며느리, 지렁이로 홀아버지를 모시는 며느리, 지렁이로 부모를 봉양하는 딸의 유형으로 나타난다. 이야기의 밑바탕에는 지렁이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음식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먹을 것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지렁이로 부모를 봉양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부모를 잘 모시려 하는 자식의 효성스런 마음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전제는 먹을 수 없는 것을 맛있게 먹었다는 사실에 놀라 눈 먼 부모가 눈을 뜨는 계기를 만든다. 개안 설화은 기본적으로 갑작스런 상황이나 갑작스런 사실의 인지에서 오는 놀라움으로 눈을 뜨게 되는데, 이런 점에서 지렁이 모티브는 눈을 뜨게 하는 장면을 이끄는 좋은 전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