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602373 |
---|---|
한자 | -差使-妾-婦人- |
영어음역 | Jeoseungchasareul Bogo Cheobeul Eodeojun Buin Iyagi |
영어의미역 | Tale of a Lady Who Got a Concubine for Her Husband after Seeing the Messenger of the Underworld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남원시 덕과면 율천리 |
집필자 | 주경미 |
[정의]
전라북도 남원시 덕과면 율천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제삿밥 받으러 온 저승차사를 보고 첩을 얻어 준 부인 이야기.
[개설]
제삿밥을 얻어먹기 위해 일부러 이승을 찾아온 저승차사를 보고 자식이 없는 부인이 남편에게 자발적으로 첩을 얻어 주어 자식을 얻었다는 내용의 민담으로, ‘대 잇기’, ‘죽어서 제삿밥 얻어먹기’가 민중 속에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채록/수집상황]
1979년 8월 2일 전라북도 남원시 덕과면 율천리에서 최래옥과 강현모가 채록하여, 1980년 한국정신문화원에서 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5-1에 수록하였다. 제보자는 김기두(남, 72세)이다.
[내용]
옛날 어느 산 밑 가난한 마을에 부부가 자식 없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밤 열시쯤 되었는데 동구 밖에서 말방울 소리가 더렁더렁 났다. 말을 타고 올 만한 사람이 없는데 이상하다 싶어서 귀기울여 듣고 있는데, 말방울 소리가 집 문앞에서 났다. 주인장이 한밤중에 무슨 말 탄 손님이 왔나 싶어 나가 보니 머리에 고깔을 쓴 저승차사가 와 있었다.
주인장은 저승차사를 집 안으로 들인 후에 왜 이 밤중에 왔느냐고 물었다. 저승차사는, 자신이 아들이 철 모를 때 죽어서 지금까지 제삿밥을 얻어먹지 못했는데, 아들이 수양부모를 얻어서 산다는 소식을 듣고 제삿밥이나 얻어먹을까 하고 왔다고 했다.
주인장은 재 너머에 있는 저승차사 아들을 찾아갔다. 그리고 “네 아버지가 오늘 우리 집에 와서 너를 찾는다.”고 알려 주었다. 아들은 뜻밖의 소식에 놀랐으나 곧 정갈하게 음식을 장만해 놓고는, 아버지가 다시 자기를 찾으면 이것을 드시고 가라고 일렀다.
잠시 후 순식간에 저승차사가 와서 아들이 차려놓은 밥을 먹는데, 주인장 눈에는 저승차사가 보이지만 아들 눈에는 아버지가 보이지 않았다. 아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아버지 얼굴을 보여 달라고 했지만, 서로 유명(幽明)이 다르니 볼 수가 없고, 또 철 모를 적에 죽어서 얼굴도 모르니 그냥 달래라고 하였다. 아들이 차려 놓은 음식을 다 먹은 후 저승차사는 말방울 소리를 울리며 떠났다. 저승차사의 아들은 울면서 아버지를 전송하고 다시 수양부모에게 갔다.
주인 내외는 저승차사 아들이 돌아간 후에 곰곰이 생각했다. 나이 오십 남짓 되도록 아이가 없음을 한탄한 부인이 남편에게, 시샘을 하지 않을 테니 첩을 얻어 자식을 보라고 하였다. 자식이 없으면 죽어서 제삿밥도 얻어먹지 못하니 자식을 하나 얻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부인은 남편에게 첩을 얻어 주고 손(孫)을 얻었다.
[모티브 분석]
저승차사는 죽을 사람을 데리러 이승에 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저승차사를 보고 첩을 얻어 준 부인 이야기」에서는 제삿밥을 얻어먹으러 자식을 찾아온다. 이것은 죽은 부모를 위해 제삿밥을 올려야 하는 자식의 의무를 이야기한 측면도 있지만, 죽어서 제삿밥을 올릴 수 있는 자식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부인 스스로 남편에게 첩을 들이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미덕처럼 그려지는 것도 결국 대 잇기와 제사상 받기를 합리화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