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6023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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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趙進士- |
영어음역 | Jojinsaui Mangnae Sawi |
영어의미역 | Master Jo's Youngest Son-in-Law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남원시 산동면 대기리 |
집필자 | 주경미 |
[정의]
전라북도 남원시 산동면 대기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못생긴 막내사위가 어사가 된 이야기.
[개설]
보잘것 없다고 무시를 당하던 막내사위가 오히려 지혜로운 사람, 똑똑한 사람이었으며, 후에 과거에 급제하여 어사가 되었다는 민담이다.
[채록/수집상황]
1979년 8월 2일 전라북도 남원시 산동면 대기리에서 최래옥과 강현모가 채록하여, 1980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5-1에 수록하였다. 제보자는 양승환(남, 70세)이다.
[내용]
조진사는 딸 삼 형제를 두었다. 딸 둘은 여의고 막내사위를 보려고 하는데, 집 안에서 부리는 종이 관상을 볼 줄 알아서 물어 보니까 막내사위가 어사 급제를 할 상이라 하였다. 조진사는 관상 잘 보는 종에게 막내사위로 삼을 만한 사람을 찾아보라고 하였다. 종이 조선 천하를 다 돌아다녀도 어사를 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웬 초막에서 글 읽는 소리가 났다.
글 읽는 소리가 제법 우렁차서 초막문을 살그머니 들춰 보니 구석에서 키가 아주 조그맣고 못생긴 청년이 글을 읽고 있었다. 글을 어디서 배웠느냐고 물으니 동네 서당에서 글을 배우고 초막에 와서 글공부를 한다고 하였다. 조진사가 막내사위를 보려고 하니까 그 자리로 장가를 가라고 하니 웃으면서, 자기는 너무 추하게 생겼고 키도 작아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사양하였다.
종은 끈질지게 조진사의 막내사위가 될 것을 권했다. 그리하여 기어코 허락을 받아내고는 그 자리에서 조진사의 막내딸에게 장가 가는 택일까지 다 해버렸다. 그 사람은 성가(成哥)였다. 성가는 옷을 해달라고 했다.
드디어 혼인날이 되어 하인들이 성가를 가마에 태워 가지고 와서 가마를 동구 밖에 놓았다. 동네 사람들은 조진사가 막내사위를 들인다고 하니 얼마나 좋은 사람을 골랐는지 보려고 몰려들었다. 그런데 가마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본 사람들은 그냥 다 도망을 가버렸다. 너무나 작고 볼품없어 기도 안 찼지만, 양반집이 되어서 이미 택일까지 한 일인데 물릴 수도 없어 조진사는 어쩔 수 없이 막내사위를 들였다.
조진사는 딸과 혼인을 시키고 곧바로 산모퉁이에다 오두막집을 지어 살림을 내줬다. 그런데 막내사위는 날마다 조진사 집 대문가에 와서 놀았다. 조진사가 담뱃대로 이마를 때리면 달아났다가 또 오고, 달아났다가 또 오고 하였다.
어느 날 서울에서 조진사가 문필이 좋으니 단목에다 글을 써 올리라고 하면서 책을 스무 권 가량 내려 보냈다. 조진사는 이 책과 단목을 대들보에다 올려놓았다. 그런데 막내사위가 그것을 알고는 아무도 없는 날 대들보의 책을 내리려 하였다. 키가 작아서 아무리 해도 내릴 수가 없자 기다란 막대로 마구 쑤셔 책과 단목을 내리고는 먹을 갈아 단목에다 이리저리 책 스무 권을 다 그려 버렸다.
서당에서 돌아온 윗동서들이 그것을 보니 이것은 도무지 글이 아니었다. 장인이 알면 혼줄이 날 것 같아 장인 몰래 다시 대들보에 올려놓았다. 여러 날이 지난 후 장인이 단목에 글을 써야겠다며 두 사위에게 먹을 갈라고 하였다. 두 사위는 주춤주춤하다가 막내사위가 다 버려 놓았다고 실토하였다. 조진사는 화를 버럭 내고는 나가 버렸다.
서울에서 과거를 보라고 영장이 나왔는데, 동서들은 글을 잘 배워서 서울로 과거를 보러 가는데 성가는 가지 않았다. 부인이 안타깝게 생각하며, “형부들은 저렇게 과거를 보러 가는데 당신은 왜 매일 상투를 풀고 동네 아이들과 싸움만 하느냐?”고 하였다. 성가는 “내가 돈 석 냥만 있으면 과거를 보러 가는데 돈이 없어서 갈 수가 없다.”고 하였다.
부인은 어머니에게 달려가서 성가가 과거를 보러 가려 하니 돈 석 냥만 달라고 하였다. 어머니는 키가 작아 어디 가면 밟혀 죽을 거라며 돈을 내어주지 않았으나 막내딸이 하도 간곡히 청하는 통에 돈 닷 냥을 주었다. 집으로 온 부인이 성가에게 돈 닷 냥을 주었다. 성가는 부인에게 아침밥을 잘 차려 달라 하고는 밥을 먹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손가락만하게 똘똘 말아 짊어지고는 서울로 올라갔다.
성가는 서울로 올라가다가 앞서 간 동서들을 만났다. 동서들은 말을 타고 가는데 도무지 성가에게는 말을 태워 주지 않았다. 말을 타겠다는 아랫동서와 태워 주지 않겠다는 윗동서들 사이에서 말다툼이 일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러자 성가는 큰 소리로, “우리가 모두 조진사의 사위인데 둘은 말 타고 가면서 나는 못났다고 말을 못 타게 하니 이것이 옳은 일이냐?”고 말했다. 주위 사람들이 같이 타고 가는 것이 옳다고 해서 결국 성가는 동서들의 말을 번갈아 탈 수 있었다.
주막집에 들러 술을 먹는데 성가가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에서 “우리는 삼 동서”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을 하니 동서들은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고 다시는 삼 동서라고 하지 말라고 하였다. 막내동서가 남보기에 부끄러웠던 것이다.
서울에 도착해서 있을 곳을 정한 뒤에 두 동서는 글공부를 하는데 성가는 매일 밖에 나가 놀다 들어왔다. 그러면서 “동서들이 공부하는데 방해가 될까 봐 그런다.”고 하였다. 마침내 과거 제목이 걸렸다.
성가는 동서들에게 닷 냥으로 명주를 사다 달라고 하였다. 자기도 과거 답안을 써서 올릴 요량이었다. 그러나 동서들은 명주를 사다 주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남문 밖에 나가서 명주 석 자를 사온 성가는 먹을 갈더니 손가락만한 붓을 꺼내어 명주에다 이리저리 글을 썼다. 동서들이 보니 그건 글도 아니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방에 과거 급제한 자의 이름이 붙었는데 성가라 하였다. 동서들은 성가가 급제한 것을 믿지 않았다. 성가가 서문 장안에 어디 하나뿐이랴 싶었던 것이다. 동서들이 집으로 내려간다고 하니 성가가 “나는 나중에 갈 테니 먼저 내려가라.”고 하였다. 과거장에서 급제한 성춘애비를 불렀다. 성춘애비는 성가의 이름이었다. 성춘애비는 장인이 자기를 무시한 것을 복수할 요량으로 어사 벼슬을 달라고 하였다.
한편 두 동서가 집으로 돌아갔는데 성가 마누라가 왜 자기 남편은 오지 않느냐고 하니까, 서울에 갈 때에는 봤는데 어디서 밟혀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 뒤로는 보지 못했다고 하였다. 부인이 걱정을 하고 있는데 마침 성가가 집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완전히 거지꼴이었다.
성가는 장인이 있었지만 본체만체하고는 상 위에 울긋불긋한 것들을 수북하게 쌓아 놓고 마누라에게 여기에다 찬물 한 그릇 떠다 놓고 절을 하라고 하였다. 마누라가 거절을 하자 자기가 직접 찬물을 떠다 놓고는 절을 하였다.
새벽이 되어서 밖이 소란하여 조진사는 무슨 일인가 하고 대문 밖을 내다보았다. 그런데 어사 행렬이 자기 집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조진사는 황급히 달려가서 어사패 앞에 납작 엎드려 절을 하였다. 그러자 어사가 와서 맞절을 하는데, 조진사가 얼굴을 들어보니 성춘애비가 아닌가.
성춘애비가 어사 벼슬을 하니 윗동서들은 기를 펴지 못하고 성춘애비에게 꼭 잡혔다. 그러다가 성춘애비는 윗동서들이 안되어서 벼슬 하나씩을 주었다. 그리고 조진사와 함께 잘 살았다.
[모티브 분석]
지략담은 대부분 별볼일없어 보이던 사람이 의외의 지략을 발휘하여 어려움을 해결하거나 출세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진사의 막내사위」에 나오는 막내사위 역시 보잘것없는 외모 때문에 지혜로움을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했으나 과거에 급제하여 조진사를 모시고 잘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조진사의 막내사위」와 같이 ‘못생긴 사위’나 ‘보잘것없는 사위’ 가 모티브인 이야기들은, 외모나 형편 때문에 인정을 받지 못하지만 결국은 그들에 의해 가세가 좋아지거나 가문에 영광스러운 일이 생기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막내사위’ 모티브는 막내아들이나 막내딸 등등의 모티브로 변형되어 나타나기도 하는데, 대개 첫째나 둘째에 비해 형편이나 여건이 좋지 않지만 첫째나 둘째에 비해 똑똑하고 성실하며 정의로운 유형으로 나타난다.
처음에는 부모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지만 성실함과 정의로움으로 주어진 난제를 해결하여 부모로부터 인정을 받는 형태로 나타난다. 「조진사의 막내사위」는 이러한 여러 모티브가 변형된 형태로 융합되어 나타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