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6023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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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Juin Goltang Meogin Meoseumgwa Aemaehan Yugijangsu |
영어의미역 | Servant Who Cheated His Master and a Bronzeware Merchant Who Was Falsely Charged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남원시 금지면 옹정리 |
집필자 | 주경미 |
[정의]
전라북도 남원시 금지면 옹정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주인을 골탕 먹인 꾀 많은 머슴 이야기
[개설]
양반을 속여서 재물이나 원하는 것을 얻는 꾀쟁이 하인의 이야기이다. 속고 속이기 유형에 속하는 민담으로, 소화(笑話)이면서 사기담에 속한다.
[채록/수집상황]
1979년 7월 31일 전라북도 남원시 금지면 옹정리에서 최래옥과 김호선이 채록하여, 1980년 한국정신문화원에서 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5-1에 수록하였다. 제보자는 진순남(여, 68세)이다.
[내용]
옛날에 한 양반이 과거시험을 보러 가면서 머슴을 하나 데리고 갔는데, 이 머슴이 어찌나 말썽을 부리는지 과거를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하루는 양반이 돈을 주면서 팥죽을 한 그릇 사오라고 하였다. 팥죽을 사온 머슴은 팥죽 그릇을 내밀면서 무척 미안하다는 듯이 “팥죽을 사오라고 해서 사오기는 했는데, 오다가 잘못해서 그만 코를 빠뜨렸소이다.” 하고 말했다. 이 말에 양반은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에이, 갖다 버려라.” 했는데, 머슴이 버리는 척하다가 먹어 버렸다.
양반은 또 머슴에게 이르기를, “서울은 눈 뜨고 있어도 코를 베어 가는 곳이니 매어 놓은 말을 잘 지키고 있으라.”고 하였다. 그런데 양반에 밖에 나갔다 돌아와 보니 말은 온데간데없고 머슴은 말고삐만 잡고 있었다. 양반이 말은 어디에 갔느냐고 하니, “서울은 눈 뜨고 있어도 코 베어 간다고 해서 눈을 똑바로 뜨고 말고삐만 지키고 있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사실은 머슴이 말을 팔아먹고는 양반을 속인 것이었다.
양반 속이기를 밥 먹듯이 하는 하인 때문에 골머리를 앓게 된 양반은 머슴의 등에 “이 애 때문에 과거를 볼 수 없으니 내려 보낸다”고 글을 써서 내려 보냈다. 집으로 내려가던 머슴이 어느 주막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되었는데, 이 머슴이 자다 말고 갑자기 봉창문을 잡아 뜯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연유를 물으니, “우리 주인 양반이 과거를 보러 갔는데, 꿈을 꾸니까 봉창 종이로 글을 써서 올리면 과거에 급제한다고 했소.” 한다. 그러자 과거를 보러 가던 사람들이 그 봉창 종이를 사려고 몰려들어 제법 많은 돈이 생겼다. “자다가 봉창 뜯는다”는 말은 여기에서 나왔다.
다시 길을 가다 보니 어떤 사람이 미꾸라지를 잡고 있었다. 그런데 미꾸라지를 잘 잡지 못하였다. 미꾸라지를 잡아 줄 테니 등에 뭐라고 써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하였다. 등에 써 있는 글을 읽어 주니까 그것을 싹 지워 버리고는, “이 애가 와서 참으로 나를 공대를 잘해서 과거도 하게 생겼으니 이 애와 내 동생을 결혼시켜 주시오.”라는 말로 바꾸어 써달라고 하였다.
집에 돌아온 머슴은, “내 등에 서방님이 이렇게 써주었으니 보시오.”라고 하였다. 주인 양반이 보니 딸과 결혼시켜 주라고 써 있었다. 주인은 할 수 없이 결혼을 시켰다. 과거 보러 갔던 양반이 과거시험에 합격도 못하고 집에 내려와 보니 자기 동생과 머슴이 혼인을 한 상태였다. 결국 하인이 자기의 매제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매제가 너무 미워 양반은 이 머슴을 죽일 생각을 하였다. 그 마을에는 커다란 소(沼)가 하나 있었는데, 그 소 옆에는 커다란 정자나무가 두어 개 있었다. 양반은 이 머슴을 커다란 망태에 넣고는 그 정자나무에 매달아 놓았다. 그런데 마침 유기장수가 지나가다가 왜 거기에 매달려 있느냐고 물었다.
하인은 “이렇게 며칠만 매달려 있다가 물 속으로 들어가면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서 큰돈을 번다.”고 속였다. 그러면서 “여기에 돈 벌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는데, 왜 그 무거운 것을 지고 다니며 고생을 하느냐.”고 하였다. 마음이 혹한 유기장수는 매달려 있는 하인을 풀어 주고 자기가 거기에 매달렸다. 며칠 뒤 양반이 와서 망태 줄을 자르므로, 결국 유기장수는 소에 빠져 죽었다. 여기에서 “애매한 유기장수”라는 말이 나왔다.
머슴은 유기그릇을 팔아 좋은 옷을 사 입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주인은 저놈이 어떻게 저렇게 좋은 옷을 입고 많은 돈을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느냐고 묻자, “그 물 속으로 들어갔더니 정말 좋더라, 어찌나 집도 좋고, 돈도 많은지 우리 권속이 모두 거기 매달려 가지고 들어가는 게 좋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빗자루 하나씩을 가지고 가라고 하였다.
나무에 매달렸다가 물 속으로 들어가니 하인은 사람들이 들고 있는 빗자루를 휘휘 저었다. 그러자 모두 차례차례 물 속에 빠져 죽었다. 마침 자기 부인이 들어가려고 하니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다. 결국 처갓집 식구들은 다 죽고 제 각시만 살아남았으므로 처갓집의 모든 것을 독차지하고는 제 각시와 잘 살았다.
[모티브 분석]
「주인 골탕 먹인 머슴과 애매한 유기장수」의 기본 모티브는 ‘꾀 많은 하인’이다. 꾀 많은 하인이 등장하는 민담은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한다. 이 모티브는 하인을 인간적으로 무시하는 상전을 속여서 원하는 것을 얻거나, 거짓말을 해보라는 양반을 속여서 양반을 깨닫게 하거나, 하인을 못살게 구는 상전을 속여 상전을 곤경에 빠뜨리거나 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꾀 많은 하인 모티브가 많은 이야기에 나타나서 전해 오는 것은 못 가진 자, 신분이 낮은 자로서 현실적으로 상전에 대항할 수 없는 설움과 한을 해학과 골계로 풀어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