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6023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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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千名- |
영어음역 | Cheonmyeonggogae Iyagi |
영어의미역 | Tale of the Cheonmyeong Pass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남원시 보절면 성시리 |
집필자 | 주경미 |
[정의]
전라북도 남원시 보절면 성시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총각이 남근으로 호랑이를 물리친 이야기.
[개설]
성(性)과 관련되었거나 성행위와 관련한 음담패설이 설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 그러나 이러한 음담패설은 주로 동성간에 특별한 장소에서 구술된다는 제약성을 가지고 있으며, 내용적 특성으로 인해 설화의 유형집이나 연구에서 많이 제외되어 왔다.
[채록/수집상황]
1979년 8월 2일 남원시 보절면 성시리에서 최래옥과 김준각·이태효가 채록하여 1980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5-1에 수록하였다. 제보자는 정강현(남, 36세)이다.
[내용]
옛날에 천명고개라는 곳이 있었다. 고개가 워낙 험악해서 천 명이 모여야 넘어갈 수 있다는 고개였다. 고개 밑에는 사람들이 모이는 주막이 있었다. 다들 이 주막에 모여서 천 명이 채워지면 함께 그 고개를 넘어갔다.
하루는 더벅머리 총각이 다 떨어진 솜바지를 입고 터덜터덜 주막으로 걸어왔다. 그러더니 사람들에게 왜 고개를 넘어가지 않고 여기에 있느냐고 물었다. 사람들은 천명고개를 모르냐며, 천 명이 모이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자 청년은 다 필요 없다며, 혼자 넘어가겠다고 하고는 가버렸다.
더벅머리 총각이 고개 중턱쯤 올라가자 머리가 허연 노파가 바위에 앉아서 총각을 불렀다. 총각이 왜 그러냐고 하자, 장기를 한 수 두자고 하였다. 그러면서 “자네와 내가 장기를 두다 이긴 사람이 상대를 잡아가기로 하자.”고 했다. 총각은 좋다고 하고 장기판을 가운데 두고 앉았다.
장기를 두는데 상황이 총각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날은 더운데 장기도 풀리지 않자 총각이 다 떨어진 솜바지 입은 다리를 양쪽으로 쫙 벌리자 남근이 다 나왔다. 총각은 남근을 주물럭주물럭하면서 장기수를 고민하였다. 그런데 총각이 남근을 만질수록 남근이 점점 커졌다. 맞은편에 앉은 머리 허연 노파가 깜짝 놀라서 총각에게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총각이 호랑이 잡는 조총이라고 하자, 허연 노파로 둔갑했던 호랑이는 깜짝 놀라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도망을 치던 호랑이는 산비탈 계곡에서 머리 허연 노파를 만났다. 호랑이는 “사람한테 호랑이 잡는 조총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머리 허연 노파가, “내가 호랑이 잡는 조총에 맞아 여기〔女根〕가 이렇게 생겨서 여기를 빌빌 튼다.”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호랑이는 기겁을 하고 물 속으로 풍덩 들어가 버렸다. 결국 호랑이가 죽게 된 것이다. 그 후 천 명이 모여야만 넘어갈 수 있던 고개는 한 사람만으로도 너끈히 넘어갈 수 있게 되었다.
[모티브 분석]
「천명고개 이야기」의 기본 모티브는 성행위이다. 호랑이를 퇴치하는 방법이 성행위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그 저변에는 인간과 동물의 성교, 곧 수간(獸姦)을 담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성행위와 관련한 설화에 등장하는 인물은 대개 총각이다. 이는 성적 욕구가 왕성한 청년의 성적 욕구 해소 방식을 민담의 유형으로 해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호랑이와 장기 내기를 하는 ‘내기’ 모티브도 설화에서 많이 등장한다. 그렇지만 이 민담에서 내기 모티브는 큰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