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100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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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충청남도 서산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조도현 |
[정의]
충청남도 서산 지역에서 주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토착어.
[개설]
충청도 사투리는 모나지 않고 부드러우며, 서두르지 않는 여유가 있다. 또한 은근하고, 투박하며, 점잖은 인상을 풍긴다. 느릿느릿한 어투에 속 깊은 정감이 있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깔려 있다. 또한 온기 넘치는 여운 속에 평화로운 선량함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때로는 이런 사투리의 성향 때문에 타 지역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충청도 사람들은 ‘속을 모르겠다’거나 ‘의뭉스럽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심지어 ‘멍청하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사투리 속에 깃든 충청도 사람들의 정서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온화함 속에서도 강인함을 풍기는 게 충청도 사투리이다. 충청도 사투리는 억센 고집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단단하고 옹골찬 기개와 절의를 내포하고 있는 이 지역민들의 정서를 오롯이 반영하고 있다.
충청도 중에서 충청남도 방언은 일반적으로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천안·아산 지역, 둘째 서천·보령·부여·청양·공주·연기·논산·대전·금산 지역, 셋째 서산·태안·당진·홍성·예산 지역이다. 이는 차령산맥을 기준으로 분류한 방언 체계이다. 따라서 서산 방언은 지리적으로 차령산맥을 경계로 북서쪽에 위치해 있는 태안·당진·홍성·예산 방언과 언어적 친연성을 맺고 있다.
서산 사람들에게 서산은 언제나 ‘스산’이다. 이는 은근하고 뭉툭한 서산 사람들의 정서가 가장 집약된 어감이기도 하다. ‘스산’은 그 질박한 어감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정이 넘쳐 나는 마음의 고향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서산도 많은 환경 변화를 겪고 있다. 도시화에 따른 인구의 변동, 교통·통신과 대중 매체의 발달 등은 서산 고유의 방언을 점점 희석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구수하고 정감 있는 사투리는 점점 사라진다 해도 그 속에 깔려 있는 서산 사람들의 따뜻한 인심은 영원히 변치 않을 것이다.
[서산 방언의 형성과 범위]
충청남도 서산 지역의 방언은 일반적으로 중부 방언에 속한다고 본다. 중부 방언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 중부 지방에서 사용되는 방언인데, 대체로 서울 및 경기도를 중심으로 그 주변 지역인 황해도·강원도·충청도 지방에서 쓰이는 방언을 일컫는다. 그러나 중부 방언 모두를 하나의 방언권으로 설정하기엔 그 면적이 너무 넓기 때문에 전 지역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추출해 내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연구자에 따라서는 중부 방언권을 경기 방언권과 충청 방언권으로 분리하기도 하며, 또는 경기도·강원도·황해도·충청도 방언권으로 세분하기도 한다.
한편 김형규는 충청도 방언을 경기도 방언과 전라도 방언의 중간적 존재로 보았다. 또한 도수희는 충청도 방언의 통시적 과정을 전라도 방언과 동일하다고 보았는데, 음운과 어법 면에서 동일한 특징을 가졌다는 데서 그 이유를 들고 있다. 도수희는 충청도 방언을 다시 둘로 나누어, 하나는 서해안 지방을 제외한 차령산맥 북서부 지방이며, 다른 하나는 서해안 지방을 포함한 남동부 지방이다. 서산의 방언은 후자에 속한다. 이렇듯 방언에 관해서는 연구자마다 다양한 논의를 제기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도수희의 논의에 따라 서산 방언을 설명하고자 한다.
서산의 방언은 충청남도 방언의 특성을 잘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 매체, 교통의 발달, 주민의 이주 등에 의한 여타 방언과의 빈번한 접촉과 표준어 교육의 강화 등으로 핵방언권의 방언적 특성들이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다.
[서산 방언의 특징]
1. 구개음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길→질, 기름→지름, 끼다→찌다
2.ㅣ모음 역행 동화[움라우트]가 심하게 나타난다. 도배→되배, 만들다→맨들다, 호랑이→호랭이
3. 축약(縮約) 현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주인→쥔, 때문에→때미, 몰라요→물류
4. 음성 모음[고모음]화 현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막았다→막었다, 저고리→저구리, 남→넘, 못하다→뭇하다, 따로→따루
5.ㅣ전설 모음[중성 모음·고모음]화 현상이 강하다. 목숨→목심, 구렁이→구렝이, 쓸개→씰개, 세 살→시 살, 고추장→꼬치장
6. 전설 모음화[ㅐ,ㅔ,ㅚ,ㅟ]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상여→생여, 덩이→뎅이, 담벼락→담삐락
7. 단모음의 이중 모음화 현상이 강하다. 샘→새암, 뫼→모이, 뱀→배암
8. 격음화를 기피하는 현상이 있다. 끝이→끄시, 부엌에서→부어기서, 짚으로→지브로
9. 경음화 현상이 점점 강화하고 있다. 고추→꼬추, 조각→쪼각, 개구리→깨구락찌, 그을음→끄름, 삶는다→쌈는다
10. 어말 자음군 단순화 현상이 나타난다. 값이→가비, 넋을→너글, 닭이→다기
11. 우리말의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서산→스산, 설→슬, 얼마→을마, 거지[乞人]→그지, 성인(聖人)→승인, 석 줄[三線]→슥 줄
[서산 방언의 실제]
1. 의생활 방언
가위→가세, 기저귀→기저구
2. 식생활 방언
감나무→감낭구, 고기→괴기, 씀바귀→꼬들빼기, 그릇→그럭, 누룽지→깡개, 놋그릇→놋그럭, 사발→대접, 다슬기→도슬비·올뱅이, 쌀겨→딩게, 바구미→바게미, 솥뚜껑→소두방, 장독대→장꽝, 간장→장물·지렁, 젓가락→저범, 김치→짐치
3. 주생활 방언
광주리→광우리, 바람벽→배룸빡, 새끼줄→산내끼, 삼태기→산태미, 샘→샴, 솔가지→솔깽이, 뒷간→칙간, 두레박→타래박, 목침→퇴침
4. 농사 관련 방언
갈퀴→깔쿠리, 곡괭이→꼭꽹이, 벼→나락, 냉이→나싱개, 나무→낭구, 개울→또랑·깨구랑창, 벌거지→벌레, 뿌리→뿌랭이, 말벌→왕탱이, 외양간→오양깐, 줄기→쭐거리
5. 어업 관련 방언
수렁→물구렁, 미꾸라지→미꾸리, 오징어→쓰르메, 낚싯밥[미끼]→이깝
[의의와 평가]
전반적으로 서산 지역의 방언은 발음 시간이 타 지역보다 길며 어감이 부드러운 방향으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조사나 어미가 정감이 넘치는 부드러운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문장 전체가 그러한 영향을 미친다. 서산 방언은 내륙 지방의 영향을 받아서 말을 할 때 느릿한 여운이 있는 여유가 있다. 또한 운율을 타는 듯한 말투로 깊이 있는 정감을 느낄 수가 있어 타 지역 방언과 구별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