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1015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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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安宅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충청남도 서산시 |
집필자 | 임승범 |
[정의]
충청남도 서산 지역에서 집안에 모신 신령에게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례.
[개설]
안택은 집안이 잘 되도록 이끌어 준다고 믿는 여러 신들에게 치성을 드리는 신앙 행위이다. 서산 지역의 안택은 음력 정월 초순에 집안의 여러 신령들을 위무하고 한 해 동안 식구들이 무탈하기를 기원하는 굿이다. 정초에 길일을 잡아서 부정한 사람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금줄을 치고 황토를 펴놓는다. 제물로는 메, 시루떡, 나물, 과일, 술 등을 장만하여 조왕, 성주를 비롯한 집안에 모신 여러 신령을 위로하고 집안 식구의 무탈과 복을 기원한다.
[연원 및 변천]
충청남도 서산 지역에서 언제부터 안택을 지냈는지 명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1849년(헌종 15)에 저술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정월 초에 “소경을 불러다가 보름 전날부터 「안택경(安宅經)」을 읽으며 밤을 새운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서산 지역에서도 오래 전부터 안택을 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절차]
설을 쇠고 나면 가정주부는 인근의 점쟁이나 보살에게 점을 치러 간다. 한 해 식구들의 운수도 살피고 혹시 좋지 않은 점괘가 나오면 이를 미리 풀어주려는 마음에서이다. 또 아픈 식구들이 있으면 신령에게 빌어서 빨리 낫도록 하며, 집안의 재수를 바라기도 한다. 주로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 안으로 날을 정하며, 특히 손 없는 날에 해야 좋다. 날을 받고 나면 미리 장을 봐온다. 삼색실과, 사과, 배 등의 제물과 함께 향, 초, 실, 소지 종이 등을 구입한다.
제의 날 새벽에 인근의 솔밭에 가서 황토를 파온다. 대문 양쪽에 두 무더기씩 모두 네 무더기의 황토를 놓아 부정한 사람이 출입하지 못하게 한다. 시루떡 등 굿에 올릴 제물을 장만하기 위해서이다. 떡을 찌는데 부정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안택은 조왕(竈王)에서부터 시작된다. 법사가 조왕에서 먼저 부정을 푼다. 부정풀이가 끝나면 「조왕경(竈王經)」을 읽는다. 법사가 조왕 앞에 앉아서 각종 축원과 함께 독경을 하는데 시루의 뚜껑만 열고서 경을 읽는다. 조왕에서 경을 마치면 시루를 떼어서 성주로 가지고 간다. 시루떡은 조상님 앞에 세 그릇을 놓고 마당, 뒤란, 헛간 등에도 모두 조금씩 떼어놓는다. 안방에는 성주상, 조상상, 내전상 등을 각각 차린다. 상을 모두 차리고 나면 법사가 방 한가운데 앉아서 북과 양판을 두드리며 경을 읽는다. 안방에서는 성주와 조상을 위한다.
이때 식구 이름을 호명하며 일 년 동안 아무 탈 없기를 축원하고 각각 소지를 올려 준다. 소지를 모두 올리고 나면 대잡이에게 대를 잡게 하고 신을 접신시켜 집안일을 묻는다. 혹여 아픈 사람이 있다면 이것이 동토 탓인지 아닌지를 가려 동토라면 곧바로 동토잡기를 한다. 동토 등 집안 문제를 모두 해결하면 마당 바깥으로 나가서 내전을 하고 안택을 마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서산 지역에서는 약 30년 전만해도 정초가 되면 거의 대부분 가정에서 안택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집에서 안택을 하는 가정은 극히 드물고, 간혹 굿당을 찾아서 안택을 하는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