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8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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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寃魂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남계리 |
집필자 | 박정미 |
수록|간행 시기/일시 | 1998년 2월 - 「꽃가마도 멈추게 한 각시의 원혼」 『순창의 전설』에 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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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지명 | 남계리 각시탑 -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남계리 |
채록지 | 전라북도 순창군 인계면 도룡리 도사 마을 |
성격 | 해원담|석탑 유래담|유물 유래담 |
주요 등장 인물 | 규수|규수의 어머니 |
모티프 유형 | 움직이지 않는 가마|원혼 해원 |
[정의]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남계리에서 각시숲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꽃가마도 멈추게 한 각시의 원혼」은 엄동설한에 시집을 가다 얼어 죽은 각시의 원혼이 꽃가마를 멈추게 했고, 해마다 나타나는 각시귀신을 위로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가마 모양의 각시탑을 만들고 제를 올려 원혼을 위로했다는 해원담이자 석탑 유래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1998년 2월 순창 문화원에서 간행한 『순창의 전설』의 34~36쪽에 수록되어 있다. 이는 전라북도 순창군 인계면 도룡리 도사 마을에서 주민 조 모씨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순창읍 남계리에는 ‘각시숲’이라 불리는 작은 숲이 있다. 이 숲은 양지천의 나지막한 언덕바지에 조성되어 있는데, 숲이 무성하여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있고 바람막이가 되기도 한다. ‘각시숲’이라고 불리게 된 데는 그 숲에 ‘각시탑’이 있기 때문이다. 각시탑이 세워지게 된 연유에는 슬픈 사연이 있다.
옛날에 전라남도 곡성 땅에 지체 높은 양반이 살고 있었다. 이 양반집에는 혼기가 다 된 아름다운 규수가 있었다. 규수의 아버지는 순창 고을의 명문가로 알려진 조 진사 댁에 혼담을 넣어 예를 올리게 되었다. 드디어 규수가 시집을 가는 날이 되었다. 그런데 하필 그날은 거센 눈보라가 몰아치며 세상이 모두 얼어붙을 정도로 엄동설한이었다. 날이 정해졌으니 혼례를 미룰 수도 없어 곱게 단장한 규수는 아름다운 꽃가마를 타고 시집을 향해 갔다. 꽃가마 앞뒤에는 수십 명의 하인들이 혼수 물품을 이고 지고 줄줄이 따랐다. 추운 날씨에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마침내 순창 고을 땅에 도착한 일행은 각시숲에 이르러 잠시 쉬어 가기로 하였다.
숨을 돌린 후에 일행이 다시 떠나려 꽃가마를 들어 올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각시가 탄 꽃가마가 땅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이상히 여겨 여종을 시켜 가마 문을 열어 보니 가마 속의 각시는 이미 죽어 있었다. 기쁘고 신났던 신행길은 눈물과 통곡의 초상 마당으로 변했다.
일행은 발 빠른 젊은 놈을 골라 이 소식을 곡성에 있는 본가에 알렸다. 얼마 후에 각시의 부모가 도착하였다. 이미 각시의 부모는 초죽음이 되어 있었다. 각시숲에 도착한 부모는 대성통곡을 하며 꽃가마를 붙잡고 몸부림을 쳤지만 죽은 딸이 살아 돌아올 리 만무하였다. 여전히 꽃가마는 땅에 붙어 도무지 움직이지를 않았다. 그런데 각시의 어머니가 딸의 시신을 어루만지며 “저승길이 멀다 하는데 어찌하여 이리 더디 가려 하느냐?”라며 타이르자 그때서야 가마가 땅에서 떨어졌다. 부모는 딸의 시신을 데려가 정성껏 장례를 치러 주었다.
그런데 이 일이 있은 후에 해마다 각시가 죽었던 날이 되면 각시숲에 각시귀신이 나타나 한이 맺힌 소리로 슬프게 우는 것이었다. 해마다 이런 일이 생기자 마을 사람들은 의논을 하여 각시의 원혼을 달래기로 하였다. 그래서 각시숲에 가마 모양의 각시탑을 만들어 각시귀신을 위로하고 정월 열나흗날에 제사를 지내 주었다. 그 후로 각시귀신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지금도 정월 열나흗날이면 각시탑에 제물을 바치는 행사를 하고 있다.
[모티프 분석]
「꽃가마도 멈추게 한 각시의 원혼」의 기본 모티프는 ‘움직이지 않는 가마’, ‘원혼 해원’ 등이지만 원래 모티프는 ‘움직이지 않는 상여’이다.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와 같이 움직이지 않는 상여 모티프를 가진 이야기들은 전국에 산재하고 있다. 대개 억울하게 죽은 원혼이 상여를 움직이지 않게 하고, 해원이 된 후에야 상여가 움직인다는 이야기 구조를 갖는다. 「꽃가마도 멈추게 한 각시의 원혼」에서 ‘가마’는 각시의 시신이 들어 있다는 점에서 사실은 ‘상여’라고 볼 수 있다. 움직이지 않던 가마는 어머니의 타이름을 통해 움직이게 되었으나 그 원혼이 매년 귀신으로 나타났고, 동네 사람들이 그의 원혼을 달래 주는 의식을 치르면서 해원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꽃가마도 멈추게 한 각시의 원혼」은 해원담의 일종으로 볼 수 있으며, ‘각시탑’의 유래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는 유물 유래담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