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순창군 팔덕면 월곡리에 있는 삼한 시대부터 삼국 시대까지의 복합 유적.

[개설]

2006년 6월 15일부터 9월 11일까지 순창 개발 촉진 지구 기반 시설 도로 개설 사업 구간 내 유적을 대상으로 호남 문화재 연구원이 주관하여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원삼국 시대 주거지 6기와 삼국 시대 돌방무덤[石室墓] 1기, 돌덧널무덤[石槨墓] 5기, 널무덤[土壙墓] 1기와 조성 시기가 불분명한 석렬(石列) 1기가 조사되었다.

[위치]

순창군 팔덕면은 동쪽으로 순창읍과 인계면, 북쪽으로 구림면, 남쪽으로 금과면, 서쪽으로 전라남도 담양군과 인접하여 있다. 순창군 팔덕면 소재지 동북쪽에 위치한 월곡리는 무이산[557.5m]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린 산줄기 끝 부분으로 구릉지와 곡간 지대가 발달해 있다. 순창군 팔덕면 월곡리 중앙부에 있는 내월 마을 부근에 월곡리 유적(月谷里遺蹟)이 있다.

[발굴 조사 경위 및 결과]

월곡리 유적은 2001년 6월 지표 조사에서 적갈색 연질 토기와 회청색 경질 토기 조각이 수습되며 학계에 처음 존재가 보고되었다. 2005년 1월 호남 문화재 연구원 주관으로 이루어진 시굴 조사에서 주거지와 돌덧널무덤이 확인되어 2006년 6월 15일부터 9월 11일까지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다.

[형태]

원삼국 시대 주거지는 북쪽 구릉지에서 4기와 남쪽 구릉지에서 2기가 조사되었다. 이들 주거지는 대부분 구릉지 경사면에 입지를 두어 자연적인 흙의 유실과 농로 개설로 유구(遺構)가 심하게 훼손된 상태이다. 일부 주거지에서 불에 탄 목재와 불에 그슬린 벽체의 흔적이 확인되었다. 돌방무덤은 주구(周溝)가 돌려지고 문주석으로 추정되는 긴 할석과 짧고 퇴화된 널길[羨道]이 달려 있다. 돌방[石室] 바닥에는 할석이 깔려 있으며, 벽석은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점차 폭이 좁아진다. 돌덧널무덤은 등고선과 직교되게 장축 방향을 두었으며, 바닥에는 크기가 작은 할석을 전면에 걸쳐 깔았다. 모두 앞트기식 돌덧널무덤[橫口式石槨墓]으로 주구를 두른 것과 주구를 두르지 않은 것이 섞여 있다.

[출토 유물]

원삼국 시대 주거지에서 목 짧은 항아리[短頸壺]를 비롯하여 곧은 입 항아리[直口壺], 장란형 토기(長卵形土器), 바리 모양 토기[鉢形土器], 시루, 귀때 토기[注口土器], 뚜껑 등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돌덧널무덤에서는 3호분과 4호분에서만 유물이 출토되었는데, 토기류의 기종으로는 직구 단경호(直口短頸壺)와 뚜껑 접시[蓋杯], 병 등이 나왔다. 특히 4호분에서 출토된 직구 단경호 바닥에 ‘여(女)’ 자로 추정되는 글자가 음각되어, 고분의 주인공이 여자일 가능성을 암시해 주었다. 돌방무덤에서는 유물이 출토되지 않았다.

[현황]

원삼국 시대 주거지는 평면 형태가 말각 방형(抹角方形)[네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사각형]으로 벽주공과 부뚜막, 장타원형 구덩이가 확인되었다. 유구의 속성과 유물의 조합 모습을 근거로 조성 시기는 대체로 3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 돌덧널무덤은 유구 및 유물의 속성과 순창군 및 임실군 등 다른 분묘 유적과 비교하여 보면 6세기 중·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돌방무덤은 돌덧널무덤보다 조영 시기가 늦을 것으로 점쳐진다.

[의의와 평가]

월곡리 유적은 학계의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섬진강 유역 원삼국 시대 문화상과 사회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유적으로 판단된다. 삼국 시대 돌덧널무덤과 돌방무덤이 동일 분묘 유적에서 함께 조사되어 섬진강 유역 묘제의 변천 과정을 규명하는 데 값진 고고학 자료를 제공해 주었다. 특히 3세기에서 6세기까지 섬진강 유역을 무대로 전개된 백제와 가야의 역학 관계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