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남도 순천시 홍내동, 오천동 일원에 있는 삼국시대 또는 통일신라시대 산성.

[건립 경위]

순천 해룡산성은 해상교통이 유리한 지역에 설치된 대규모 토축성으로 평산성이다. ‘해룡산토성’, ‘순천홍내산성’ 등으로도 불리고 있다. 순천 해룡산성은 시굴 조사 결과 성의 축조방법은 판축법과 성토법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시간적인 차이와 공간적인 지형의 조건에 따라 방법을 달리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판축법으로 축성된 곳은 삼국시대 백제에 해당하며, 성토법으로 축성된 부분은 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해당된다.

순천 해룡산성의 성벽에 박혀있는 와편들은 제작기법으로 볼 때 통일신라시대 유물로 추정된다. 성벽에 이러한 와편들이 박혀있다는 점은 산성이 무너져 개축하였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그러므로 순천 해룡산성의 사용 시기는 상당한 기간 지속하였다고 볼 수 있다. 『승평지(昇平誌)』「박영규조(朴英規條)」를 보면 “박영규는 견훤의 사위다. 견훤의 아들 신검이 견훤을 금산사에 가두자 곧 견훤이 금성의 태조에게 도망가니 태조가 온 것을 위로하고 상부로 존경하였다. 박영규가 사람을 보내 태조에게 말하기를 ‘만약 의기를 들면 청컨대 내응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태조가 크게 기뻐하고 그 사자를 후히 대접하고 보냈다. 신검을 죽이자 좌승의 직을 내렸다. 죽어서 해룡산신이 되었다.”란 기록이 있다. 후백제와 고려 초기의 인물인 박영규가 순천 지역의 호족인 점은 이미 알려진 일이다. 박영규가 죽어서 해룡산신이 되었다는 점은 박영규를 중심으로 한 지배세력의 생활 공간이 바로 해룡산 일대였음을 의미한다. 후대의 기록이지만 1784년(정조 8)에 조현범이 지은 『강남악부(江南樂府)』「인제산조(麟蹄山條)」에 “박영규는 해룡산 아래 홍안동에 웅거하고 있었다.”라는 기록은 이를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강남악부』 기록과 성벽에 남아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와편들은 적어도 고려 초기까지 산성이 성곽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위치]

순천 해룡산성은 순천시 홍내동·오천동 일원에 걸쳐 있는 해발 75m의 낮은 야산에 자리 잡고 있다. 동쪽으로는 동천이 순천만으로 연결되며, 서쪽으로는 이사천이 흐른다.

[형태]

순천 해룡산성은 해발 54~76m로 여러 개의 봉우리와 계곡을 포함한 평산성이며, 성의 평면 형태는 부정형이다. 성벽은 확인된 모든 구간이 토축으로 이루어진 토성이다. 문지로 추정되는 곳은 북쪽과 서쪽 두 곳에서 확인되었다.

[현황]

육안으로 확인된 체성은 순천 해룡산성의 북쪽과 동·서벽 일부이며, 남쪽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 확인된 체성의 길이는 1,300m지만, 확인되지 않은 남쪽 부분을 고려하면 순천 해룡산성의 전체 둘레가 2,000m를 넘는다. 체성의 너비는 하부 9~14m, 상부 2.4~5.6m, 높이 2~10m 정도이다. 일부 시굴 조사를 통해 성벽은 판축법과 성토법으로 구축된 토축성으로 확인되었으며, 내부에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유물이 확인되었다. 성 내부는 넓은 평탄지가 조성되어 있으나 현재 대부분 경작지로 조성되어 성곽과 관련된 시설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지엽적으로 다량의 기와 등의 유물이 지표상에 노출되어 있어 다수의 건물지가 성 내에 존재하였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순천 해룡산성은 지역 거점성으로서 위치상 해상교통이 유리한 곳에 대단위로 조성된 성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