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6013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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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自然生態系-人間-共存-場所-東川 |
영어공식명칭 | A place where natural ecosystem and human coexist, Dongcheon |
영어음역 | A place where natural ecosystem and human coexist, Dongcheon |
영어공식명칭 | A place where natural ecosystem and human coexist, Dongcheon |
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전라남도 순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강성열 |
[정의]
전라남도 순천시 서면에서 발원하여 순천의 역사·문화공동체를 형성해온 하천.
[개설]
하천은 식수원 및 생태 공간, 그리고 생활공간으로서 지역 주민 생활과 지역 사회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하천에서 물을 끌어들여 식수와 생활에 사용하거나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하천 자체의 배수 기능에 의해 우수(雨水)와 오폐수를 배출시켜 ‘사람이 살만한 땅’으로 만들었다. 하천에 의해 형성된 물길은 사람과 물자의 이동통로로 이용되었으며, 홍수는 거주지를 수몰시키는 등 큰 재해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하천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조직이 생겨났으며, 가뭄이 들 때 공동으로 기우제를 지내는 하천 공유 문화권을 형성하였다. 이러한 문화권은 하천유역으로 구분되는 경우가 많으며, 지역 공동체로서 삶의 공간은 소하천 유역 분지 단위로 형성되기도 한다.
[순천의 역사와 문화 공유지로서의 동천 유역분지]
전통적인 순천의 문화·역사 또한 중심 하천인 동천 유역을 단위로 형성되고 유지되어 왔다. 동천 유역 분지의 지리적 특성을 간략하게 보면, 분지 안쪽으로 서천·석현천·옥천천 등의 계곡물이 모이고, 이 물들이 다시 하나의 방향으로 흘러 분지 밖인 순천만으로 흘러간다. 동천 양안에 순천시 서면 죽평리·지본리·선평리, 순천시 중앙동, 순천시 풍덕동에 발달한 범람원이 있고, 산지 사면에는 계단식 농경지가 걸쳐 있다. 대체로 이런 경지들이 고대에는 토성 집단의 생활근거지가 되었다. 하천을 따라 교통로가 발달하고, 교통로가 만나는 곳은 중심생활공간이 되었으며, 중앙시장·웃장·아랫장·역전시장 등의 장시가 형성되어 사람과 산물과 정보가 집산하기도 하였다. 순천시의 주요 교통로 또한 동천 유역을 형성하는 지류 하천들을 따라 형성되었으며, 순천의 역사·문화공동체가 형성되고 계승되고 있다.
[동천이 시작되는 청소골을 따라 과거를 보러 가다]
동천이 발원하는 순천시 서면 청소리 심원마을은 해발 350~400m의 고지대에 있는 산간마을이다. 특히 물이 맑고 신선한 곳으로 옛날에 과거 관문길에 위치하여 선비들은 심원마을 안에 ‘관풍정’이란 우물에서 우물물을 마시며 합격을 기원하였다. 지금은 계족산의 아름다운 경관과 농촌체험행사를 통해 도시민들에게 고향의 푸근한 정취와 추억을 만드는 명소가 되었다. 고로쇠 물 채취를 비롯하여 산나물 캐기, 야생화 모종심기, 물놀이 및 감따기, 풀벌레 관찰, 고구마, 감자 캐기 등 다양한 체험 거리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산촌의 자연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또한, 호남정맥의 주 능선을 등지고 심산유곡을 이루는 청소골은 순천 시민의 휴양 공간의 기능을 수행한다.
심원마을에서 남동쪽으로 산릉선을 따라 계족산 정상에 오른 다음, 서쪽 등산로를 따라 하산하면 정혜사에 이르게 된다. 순천 정혜사 대웅전은 보물 제804호로서 앞면 3칸 옆면 2칸이며 지붕은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이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짜인 구조는 다포양식으로 조선 전기의 수법을 보인다. 조선시대 목조 건축의 양식을 찾아볼 수 있어 중요한 건물로 평가받고 있다.
정혜사에서 청소골 계곡을 따라 난 소로는 과거 순천 이남 사람들이 한양 가는 길로 ‘과거관문 녹색길’이라고 명명하고 옛길을 재현해 놓았다. 이 길은 지금의 순천대학교 근처에서 출발하여 용당대교를 건너 팔마고 뒤 망북마을을 지난다. ‘망북’의 의미는 선비들이 한양길에 나서서 이곳에 서면 떠나온 고향이 보여 그곳을 향해 절을 하고, 내려오는 길엔 한양을 바라보며 절을 했다 하여 ‘망북’이라고 했다. 망북을 지나면 강청마을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곳은 과거 강청정이라 하여 역·원이 있었던 곳이다. 한양으로 가는 제1관문은 순천시 서면 판교리 노은마을 모퉁이에 있었으며, 제2관문은 판교리 추동마을 입구에서 시작하여 미사재 고개를 넘었던 길이다.
[동천유역, 역사를 품다]
동천 유역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청동기시대부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B.C. 7~8세기 부족국가 시대에 사람이 살았던 흔적인 선돌, 돌칼, 무늬 없는 토기들이 순천시 서면 죽평리에서 출토되었다. 특히 운평리 고분군에서는 토광묘와 수혈식 석곽묘가 발굴됨으로써 백제가 지배하기 전 대가야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것을 알 수 있다. 동천 유역인 순천시 서면 운평리 당천마을·압곡리·동산리·비월리, 순천시 주암면 대구리 등에서도 지석묘가 발견되었다.
동천의 상류 지역인 순천시 서면 판교리 판교마을에 있는 충의문은 임진왜란 때 순절한 박성무(朴成茂)의 충정을 기려 세워진 비이다. 박성무는 남명(南冥) 조식(曺植)[1501~1572]의 제자로 성리학을 전수받았으며 의병장 김천일의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정유재란 때는 최양치, 최택암 등과 함께 의병을 일으켜 숙성치에 매복하여 왜적을 크게 무찔렀다.
또한, 서면 판교리는 항일 농민 소작쟁의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1922년 12월 13일 서면 판교리에서 박병두를 선봉으로 1,600명의 서면 농민들이 궐기한 데 이어 순천 지역 곳곳에서 농민 궐기로 확산하였다. 이는 단순한 소작쟁의가 아닌 항일 민족운동 성격을 지닌다. 순천시 서면 판교리 추동마을에 있는 관경정(觀耕亭)은 일제하 농민운동과 관계가 깊다. 전라남도 지역 최초로 소작쟁의의 불씨를 지폈던 박병두가 1905년 농사일을 관리하기 위해 추동마을 논 가운데 지은 단층 대청형 건물이다. 이곳 관경정은 민족의 현실을 걱정하고 농민의 주체 의식을 가르치는 강학소로 활용하였다.
[황전에서 송치를 넘어 서천을 따라 조선 수군을 재건하다]
전라남도 구례군에서 섬진강을 건너 순천시 황전면에 들어서면 이순신(李舜臣) 장군의 행로를 알 수 있는 백의종군로가 있다. 황전에서 호남정맥에 있는 송치재를 넘어서면 동천의 한 지류인 서천에 다다르며, 서천길을 따라 백의종군했던 이순신 장군의 행적을 따라 걸을 수 있다. 당시 이순신 장군은 백의종군하며 조선 수군을 재건했다. 지금은 벚꽃길로 자전거 동호회에서 자주 찾는 구간이자 청소년과 해군사관생도들의 체험 탐방로로 유명하다.
[서천과 평곡촌이 선평리에서 동천에 합류하다]
순천시 서면 선평리는 동천 본류와 서천·평곡천이 합류하는 곳으로 비교적 넓은 뜰을 이루고 있다. 지형적으로 넓은 배후 습지를 형성하고 있는 선평리는 지류 하천이 합류하는 곳에서 자주 나타나는 홍수 피해를 보기도 한 곳이다. 지금은 순천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으며, 라송센트럴카운티·배들마을·주공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석현천, 조비골에서 출발하여 향림사를 지나 동천에 들다]
석현천은 새가 날아드는 골짜기라고 하여 이름 붙여진 조비골에서 발원하여 향림사(香林寺)를 지나 동천에 합류한다. 석현저수지는 과거 순천시 가곡동·삼산동 주민의 생활용수로 공급되었으나 지금은 여가생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커피숍과 식당이 들어서 있다. 석현천 하류에는 순천대학교·향림사·경찰서가 있다. 순천대학교는 1935년 우석(友石) 김종익(金鍾翊)[1886~1937]이 민족의식의 계몽과 유능한 인재 양성을 위해 학문의 도장이 될 특지를 기부하여 순천공립농업학교로 개교하여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향림사는 주변에 녹차나무와 같은 향기로운 숲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수광(李睟光)이 광해군 때 편찬한 『승평지(昇平誌)』를 보면 “향림사는 순천 북5리에 있으며 겨울이면 동백이 무성하였다. 이 부근의 지형이 새가 알을 품고 있는 형상으로 그 기운이 너무 강하여 지세를 누르기 위해 이곳에 향림사를 지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석현천과 옥천천에 물줄기를 더하는 난봉산은 순천대학교와 순천시 매곡동 배후산지이기도 하다. 매곡동은 동천에 접해 있으며, 순천매산고등학교와 순천매산여자고등학교 등 교육기관과 주택과 아파트가 조화를 이루는 주거지역이다. 효자 김중석을 기리는 효자문이 있으며, 미국 남장로교회 선교사들의 한국 선교 거점으로 각종 기독 관련 시설들이 분포하며, 매화를 소재로 한 각종 공예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동천의 지류하천인 옥천천, 순천을 다스리다]
옥천천의 발원지 일대의 산지 지역은 평탄한 지형을 이루고 있어 농사와 주거에 유리하기에 오래전부터 순천시 삼거동·풍치마을·와룡마을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옥천천의 계곡물은 1급수로 순천시 향동·중앙동 등 원도심 지역민의 생활용수로 공급되기도 한다. 순천의 중심지는 옥천천을 끼고 발달하였기에 옥천천 변에는 과거 순천부읍성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옥천서원·순천팔마비(順天八馬碑)와 같은 유서 깊은 건축물이 많다. 순천시 원도심의 중심상권인 중앙시장이 크게 형성되어 있고, 순천시청이 행정의 중심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옥천천을 끼고 있으며 예로부터 최고의 주거지로 주목받던 순천시 행동·중앙동·영동·금곡동 일부가 2009년 ‘문화의 거리’로 지정되면서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공연이 일상화되고, 순천 시민들 축제의 장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옥천천이 생태하천으로 재정비되었으며, 주변 지역이 도시재생사업지구로 지정되어 생명력 넘치는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순천팔마비는 순천의 정신인 청렴을 상징하는데, 고려 충렬왕 때 이곳 승평부사 최석(崔碩)의 선정과 청덕을 기리고자 세운 비석이다. 유래는 최석이 승평부사로서 선정을 베풀다가 중앙으로 전임하게 되자 당시의 관례대로 순천부민들이 말 7마리를 헌납하였는데, 최석은 이를 폐습이라 생각하고 서울에 도착하여 도중에 낳은 망아지 1마리까지 합쳐 8마리를 되돌려 보냈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동천 유역의 중심상권은 중앙시장·웃장·아랫장·역전시장 등이다. 중앙시장은 순천시 중앙동 옥천천 변에 있고, 웃장은 중앙시장의 위쪽[북] 순천시 매곡동에, 아랫장은 중앙시장 아래쪽[남] 순천시 풍덕동에 자리하고 있다. 상설시장인 중앙시장은 금융과 패션의류 그리고 공산품을 주로 취급하며, 5일과 10일이면 열리는 정기시장인 웃장은 동천의 상류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일, 버섯, 약초, 밭작물과 임산물이 주로 거래된다. 특히 50년 전통의 웃장국밥은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다. 2일과 7일에 열리는 정기시장인 아랫장은 동천 하류 평야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 채소 등의 농산물과 순천시 별량면·해룡면에서 생산된 해산물 등이 주로 거래되며, 대로변의 상가들은 상설시장의 기능을 수행한다. 순천역 앞에서 열리는 순천시 덕연동 역전시장은 철도를 이용해서 여수와 득량만에서 실려 온 싱싱한 해산물이 풍성하기로 이름이 높다.
[봉화산 둘레길이 동천과 만나다]
동천에 접해 있는 순천시 조곡동에는 전라선과 경전선이 교차하는 순천역과 시민 휴식 공간인 장대수변공원·죽도봉 공원·봉화산 등이 있다. 죽도봉 공원에는 팔마탑과 연자루·백우탑·현충탑·우석 김종익 선생 동상 등이 있으며, 순천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강남정이 있다. 봉화산은 순천 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산행코스로 동서남북 어디에서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봉화산 둘레길은 봉화산공원·향림공원·매산공원·저전공원 등 총 5개 도시자연공원과 연결되어 있다. 또한 도심의 확대에 따른 난개발을 막고, 순천만·순천만국가정원·동천을 연결하는 생태관광축을 담당하고 있다.
[동천, 순천 생태관광의 중심이 되다]
동천을 따라 하류 쪽으로 가다 보면 아름다운 왕벚나무 길과 노란 유채꽃 단지에 다다른다. 동천 양안에는 순천만국가정원이 조성되어,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순천에코에듀체험센터]와 순천만잡월드가 들어서 있다. 하류를 따라 더 내려가면 순천문학관과 순천만 습지가 펼쳐진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순천만을 보호하고 순천시가지의 무분별한 팽창을 막고자 조성되었으며, 나무 505종 79만 주와 꽃 113종 315만 본이 식재됐다. 순천문학관은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 작가 정채봉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개관하였다. 주변 순천만과 조화를 이루는 정원형 초가 건물 9동으로 건립되었으며, 김승옥관, 정채봉관, 다목적실, 휴게동 등으로 구성되었다.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은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이자, 우리나라의 손꼽히는 생태관광지이다. 드넓은 갈대 군락은 흑두루미와 검은머리갈매기 등 국제 희귀조류의 안식처이며, 갯벌에는 게, 짱뚱어 등 다양한 어패류가 서식한다. 순천만은 국내 연안습지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됐으며, 2008년에는 갈대밭과 S자형 수로 등이 어우러진 해안 생태 경관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명승 제41호로 지정되었다.